혼다코리아가 새로운 시장 개척을 위해 자사의 럭셔리 브랜드 ‘어큐라’ 도입에 나선다.
최근 기자와 만난 혼다코리아 고위 임원은 “어큐라 브랜드 도입을 심도 있게 검토하고 있다”라면서 “도입 시기와 도입 모델, 판매 방법까지 고민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어큐라는 1986년 선보인 혼다의 럭셔리 브랜드로, 미국과 중국에서 판매되고 있다. 현재 판매되는 라인업은 인테그라, TLX, RDX, MDX 등 네 종류다. 인테그라는 콤팩트 스포츠 세단으로, 경쟁차는 BMW 2시리즈, 아우디 A3, S3, 메르세데스-벤츠 CLA, 캐딜락 CT4 등이 꼽힌다.
TLX는 중형 스포츠 세단이며, 경쟁차는 BMW 3시리즈, 렉서스 IS, 인피니티 Q50, 제네시스 G70이다. ‘프리미엄 스포츠 크로스오버’를 표방하는 RDX는 BMW X3, 렉서스 NX, 아우디 Q5, 캐딜락 XT5가 라이벌이다.
어큐라 라인업에서 가장 비싼 MDX의 경쟁차는 BMW X5, 아우디 Q7, 렉서스 RX, 제네시스 GV80이다. 여기에 어큐라 최초의 순수 전기차인 ZDX가 2024년에 선보일 예정이다.
어큐라는 과거에도 혼다코리아가 도입을 검토한 바 있다. 약 10여 년 전인 정우영 전 사장 시절에 검토에 들어갔으나, 낮은 브랜드 인지도 때문에 도입을 포기한 바 있다.
현재는 그 당시보다 국민 소득도 올라갔고, 럭셔리 브랜드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어서 어큐라 상륙에는 더 유리한 조건이 만들어져있다.
혼다코리아 고위 임원은 “만약 들여오면 혼다코리아와 판매망을 완전히 분리할지, 공유할지도 고민스러운 부분”이라고 털어놨다. 혼다코리아가 100% 온라인 판매를 선언한 상황에서 어큐라도 이러한 전략이 더 효과가 있을지는 더 검토해봐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판매망을 분리할 경우 새로운 딜러를 모집해야 하는 것도 부담스러울 수 있다.
어큐라 브랜드가 들어오면 혼다코리아로서는 부족한 판매 모델을 다양화할 수 있고, 럭셔리 브랜드 도입으로 수익성도 높일 수 있다. 앞서 토요타는 럭셔리 브랜드인 렉서스를 먼저 한국 시장에 선보인 후 토요타를 선보였으며, 닛산도 인피니티를 먼저 상륙시킨 후 닛산 브랜드를 선보였다.
비록 지금은 닛산과 인피니티가 철수했으나, 인피니티는 고성능 브랜드로서 젊은층을 중심으로 인기를 끈 바 있다. 어큐라가 들어온다면 바로 그 수요층을 파고들 것으로 예상되며, 제네시스 수요층도 일부 흡수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글로벌 시장에 고루 퍼져 있는 경쟁 브랜드와 달리, 어큐라는 북미와 중국 시장에서만 판매돼 인지도가 낮다는 게 약점이다. 대신 기존 럭셔리 브랜드와 일반 브랜드 사이의 틈새시장을 공략한다면 어느 정도 입지를 확보할 수 있을 전망이다.
임의택 기자 (ferrari5@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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