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보 C30 T5 : 핫해치’룩’ 프리미엄 컴팩트 GT

발행일자 | 2008.08.23 20:28

컴팩트한 차체에 230마력의 2.5리터 5기통 터보 엔진을 얹은 볼보 C30 T5는 제원 상 핫해치(Hot hatch)가 틀림없다. 하지만 애초에 ‘쿨 컴팩트(Cool compact)’임을 강조했던 C30이 스스로 ‘암 소 핫(I’m so hot)’을 외쳐도 되는 걸까?

글 / 민병권 (rpm9 컨텐츠팀 기자)


사진 / 박기돈 (rpm9 컨텐츠 팀장)

국내시장에 볼보 C30이 등장한지도 이제 1년이 넘었다. C30 2.4i(이하 2.4)가 2007년 3월, T5가 8월에 신고식을 치렀으니 이번에 시승한 T5는 마침 데뷔 1주년을 맞은 셈이다. 이를 기념이라도 하듯 시승차는 더없이 튀는 옷을 입고 나왔다. 관심 있는 독자라면 이미 어딘가에서 본 기억이 있을, 그 차가 맞다.

결코 흔치 않을 빨간색 C30, 그것도 T5… 기억난다. 같은 번호판의 차를 10개월 전에 만난 적이 있다. 그때는 완전히 순정 상태였는데, 그새 많이 꾸며졌다. 그리고 나이도 들었다. 그래 봐야 총 주행거리는 2만km가 채 안되었으니 보통 차의 1년 평균에 불과하고, 그 정도라면 아직 신차냄새가 폴폴 나야 정상이겠지만 시승차라면, 특히 기자들을 주로 상대하는 경우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실내에서는 가죽이 살짝 낡아 보였을 뿐 여전히 기분 좋은 볼보 신차 특유의 냄새를 맡을 수 있었지만 휠과 타이어는 그간의 고생을 숨기지 못했다. 깨지고 찢어지고 닳아 없어지고… 앞 타이어는 마모한계를 넘어섰고 뒤 타이어 한쪽은 사이드월이 찢어졌다. 냉간 중 시동을 걸어 움직이면 열을 받을 때까지 하체에서 삐걱 삐걱거리는 소리도 났다. 뭐야 이거, 생긴 것만 예쁘장했지 속은 완전 곯았잖아!

그렇다. 적어도 겉은 예쁘장했다. 특히 ‘빨간색 해치백’에 대한 페티시(!)를 갖고 있는 필자에게는 눈이 멀도록 예쁘게만 보이는 차였다. 게다가 그 선정적인 빨간색 차체 한가운데를 가로지르는 하얀색 레이싱 스트라이프라니! 이런저런 핑계로 본인 차에 이 흰색 줄무늬를 시공하지 못하고 있는 필자로서는 못 볼 것을 마주하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흰색 테잎의 굴곡진 부분이 부스러지고 끈끈이가 새어 나와 있는 등 상태가 좋지 못한 것은 아무래도 좋았다. 기왕 못하는 것, 이차로 대리 만족이라도…

브레이크 캘리퍼도 빨간색으로 도색했고, 휠 타이어도 순정이 아니다. T5에 기본으로 달리는 것은 2.4와 디자인만 다른 17인치 휠과 205/50R17 피렐리 P7 타이어이지만 여기에는 BBS제의 8J X 18인치 휠과 225/40ZR18 피렐리 P제로 로쏘 타이어가 끼워져 있었다. (상태는 전언한 바와 같다.) 2.4대비 성능이 월등히 높은 만큼 순정사양의 타이어는 약간의 아쉬움을 남겼었는데, 이 차는 애프터마켓 용품을 이용해 각자의 취향에 맞게 바꿔갈 수 있는 여지를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메이커에서 제공하는 시승차치고는 이례적이지만 볼보코리아는 오너 입장에서 C30을 꾸미면 얼마나 더 예뻐질 수 있는지, 자신의 개성을 얼마나 발휘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기 위해 열심인 모습이다. 그만큼 기존의 볼보와는 다른 차이기 때문이다.

물론 C30은 안 그래도 충분히 예쁜 차다. 이구동성으로 칭찬하는 뒷모습은 말할 것도 없고 실용성보다는 멋을 우선시한 것 같은 옆모습도 남다르다. 측면 유리가 뒤로 갈수록 좁아지면서 불거지는 어깨선이라든지 볼보 전통의 왜건과 연결고리를 가진 테일램프 등 셀프세차 시 새로운 맛을 느끼게 되는 부분들도 있다. 큼지막한 뒷범퍼에서 뒷바퀴의 휠아치, 사이드스커트, 그리고 앞바퀴의 휠아치를 타고 앞범퍼의 삐죽 튀어나온 턱까지 이어지는 흐름도 볼보의 패션 아이콘답다.

흠이라면 신세대 볼보에 어울리지 않게 앞모습이 지루하다는 점이다. 같은 틀을 유지한 구형 S40이나 V50은 지금 마주쳐도 어색하지 않지만 C30에 어울리는 얼굴은 아니다. 사족 같은 몰딩 형상으로 범퍼를 더 복잡하게 꾸민 탓도 있다. 일단은 페이스리프트된 S40/V50처럼만 바뀌어도 한결 나을 테지만, 그러면서도 C30만의 개성을 표출하는 차별화는 이루어져야 한다.

T5의 외모는 2.4와 그리 다르지 않다. 2.4에서 모양 빠지게 막아놨던 뒷범퍼의 왼쪽 배기구용 구멍이 정상적으로 뚫렸다는 것과 스포츠 서스펜션의 적용에 따라 차체가 2cm 낮아졌다는 것, 그리고 휠의 디자인이 다르다는 것 정도다. 앞범퍼 하단 흡기구 안쪽의 터보용 인터쿨러처럼 보이는 부분도 실은 자연흡기인 2.4의 라디에이터와 다르지 않다. 자꾸만 다른 뭔가를 기대하게 되는 것은 ‘핫해치’라는 종족이 주는 색다른 흥분과 긴장감 때문일 것이다.

2.4보다 다섯 달 늦게 국내에 출시된 덕분으로 T5의 실내는 처음부터 페이스리프트된 S40/V50처럼 개선된 디자인과 사양으로 소개되었다. ‘센터스택 뒤, 동반석 쪽’이라는 난해한 위치에 있었던 AUX 단자가 센터콘솔박스 안으로 이동한 것이라든지 센터콘솔이 박스 일체형의 단차 없는 경사 구조로 재설계된 것이 특징이다. 운전석에서 느껴지는 실내 분위기는 S40/V50과 별반 차이가 없다. 즉, 프리미엄 브랜드다운 고급스러움과 스칸디나비안 디자인의 간결한 매력이 물씬 풍긴다.

안전장비나 편의사양은 상당한 수준이어서, 빕…아니 씹스(SIPS:측면충격보호시스템), 휩스(WHIPS:경추보호시스템), 아이씨(IC:커튼 에어백), 블리스(BLIS:사각지대경고장치), DSTC(주행안정장치), ,바이제논 헤드램프, 후방센서 등을 갖추고 있다. ECM룸미러와 전동접이식 아웃사이드미러, 열선시트, 듀얼 온도조절장치는 물론이고 동반석에까지 전동조절 및 메모리 (세가지 포지션)기능을 제공한다.

그리고, T5를 얘기할 때 빼놓으면 서운한 부분이 바로 오디오다. 볼보에서 ‘프리미엄 사운드’라 부르는 이 최상위 버전은 견고한 차체를 울림통 삼아 고급스러운 음악감상 환경을 연출한다. 알파인의 디지털 앰프와 덴마크 다인오디오의 스피커를 결합해 중저음 재생이 뛰어나고 볼륨을 높여도 소리가 뭉개지지 않는다. 대시보드 상단의 센터스피커 2개를 포함해 무려 10개나 되는 스피커가 달려 있으며, 전후방 개별 이퀄라이져 외에도 센터스피커나 서라운드의 조절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돌비프로로직II와 MP3를 지원하고 센터스택 뒤로 6CD 체인져를 내장했다.

시승차는 국내 옵션사양인 내비게이션을 장착하고 있었는데, 덤으로 센터콘솔의 컵홀더 부근에 아이팟과 USB 연결용 소켓도 빼놨다. 모니터는 시동키를 1단만 돌리면 자동으로 일어서는 폴딩 타입인데, 다른 볼보차들에서 볼 수 있었던 슬라이딩 타입과 마찬가지로 모터 작동음이 신경 쓰였다. 리모컨 방식이라 조작이 편치 않고 관련 기기가 센터스택 뒤로 노출돼 세련미가 부족해 보이긴 하지만 화면 위치나 해상도 면에서는 좋은 점수를 줄 수 있다.

시트는 안락하면서도 S40/V50보다는 낮게 자리한 느낌으로, 지지력 자체가 딱히 뛰어난 것은 아니지만 나름 스포티한 자세가 나온다. 스티어링휠은 각도와 거리를 폭넓게 조절할 수 있어서 적절한 운전자세를 잡기에 유용하다. 림 안쪽 면에 타공처리를 한 가죽 스티어링휠은 순정치고는 제법 멋을 부린 형상으로, 손에 쥐었을 때 그 굵기와 단면형상, 감촉이 아주 좋은 느낌을 준다. 직경이 작지 않은 탓에 스포티한 부분에서는 손해를 보고 있다는 사실도 잊게 할 정도다.

동승자가 ‘작은 차에서 커다란 휠을 잡고 있는 폼이 어색하다’고 한마디 했다. 실은 왼쪽 팔꿈치를 암레스트에 기대니 엄지손가락을 스티어링휠의 자기 자리에 정확하게 걸 수 있어서 룰루랄라 편한 운전자세를 즐기고 있던 참이었다. 어쨌든 T5라고 해서 고유의 스포츠 시트나 스티어링휠을 적용한 것이 아님은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차의 성격을 넌지시 암시하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뒷좌석은 경계가 뚜렷한 2인승의 구성인데, 흔히 얘기하는 어린이용이나 수화물용의 성격은 아니다. C30의 지붕은 뒤로 갈수록 눈에 띄게 낮아진다. ‘해치백이면서도 쿠페처럼 멋을 부렸으니 거주성은 포기해야겠군’ 하면서 뒤로 들어가게 되는데, 막상 앉고 나면 의외로 공간이 넉넉하다. 앉은 자세도 옹색한 것보다는 편한 쪽이고 헤드룸도 S40보다 오히려 낫다. 1열 시트를 완전히 낮춘 상태에서도 충분한 발공간이 확보된다. S40과 동일한 휠베이스를 활용해 지붕을 낮추면서도 더 나은 패키징을 구사하고 있는 셈이다.

센터콘솔 뒤에 위치한 12V 전원소켓과 재떨이(작은 서랍), 바깥쪽 암레스트 부분의 2단 수납공간 등 있을 것도 다 있다. 두 시트 사이에 끼인 형태로 자리잡은 팔걸이만 옹색하게 여겨질 뿐이다. 3도어이니만큼 승하차가 불편한 것은 어쩔 수 없는데, 이마저도 1열 시트 등받이 어깨부분에 전동 슬라이딩 스위치를 달아 폼나게 처리하고 있다. 운전자가 동반석 좌석을 쉽게 이동시킬 수 있는 방법은 제공하지 않고 있지만 등받이를 원위치시키면 자동으로 일정위치 이상 뒤로 물러나기 때문에 굳이 애쓸 필요도 없을 것 같다.

뒷좌석 천장 양쪽 모서리에 달린 것은 옷걸이가 아니라 시트 폴딩시 화물 칸막이를 걸기 위한 부분이다. 뒷좌석 폴딩은 등받이의 잠김여부가 확실하게 표시되는 구조라 역시 볼보 답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조작감도 좋은데, 방석부분이 고정되어 있고 이중바닥구조도 아닌지라 평편한 적재공간이 얻어지지는 않는다. 멋 부린 뒷모습의 대가를 그대로 드러내고 있는 작은 트렁크 공간을 유사시에는 확장할 수도 있다는 데서 의의를 찾아야 할 것이다. 천장의 뒷좌석용 조명은 트렁크 쪽에 치우쳐있고 별도의 스위치가 없는데, 용도를 생각하면 아쉬운 부분은 아니다.

1970년대의 1800ES에서 유래한 통짜 유리형 해치게이트는 C30의 백미다. 이를 더 돋보이게 하는 방법은 시승차처럼 뒷유리를 진한 검정색으로 틴팅 함으로써 검정색 프레임 부분과 일체감을 주는 것. 다만 이렇게 하면 볼보 사람들이 기껏 머리를 짜내 만들어낸 트렁크의 소프트 커버가 잘 보이지 않게 된다. 뒷좌석과 해치게이트 사이의 빈 공간만을 메워주는 다른 해치백들의 적재함 커버(혹은 뒷선반)와 달리 C30의 것은 유리문을 통해 뒷좌석의 등판 이 아래 부분까지 훤히 들여다보이는 것을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물론 안에 실린 짐들을 단속하기 위해서도 필요하다. 짐을 싣고 내릴 때마다 이 커버를 먼저 치우거나 다시 걸어줘야 하는 것은 분명 거추장스러운 일이지만 요령이 생기면 재미는 있다. 정 귀찮다면 역시 진한 틴팅이 답이겠지만 시승차는 후방시야가 너무 어두워 갑갑했다.

C30은 세단의 트렁크 부분을 잘라낸 짧고 낮은 차체로 더욱 탄탄한 운동성능을 뽐낸다. 2.4리터 5기통 엔진을 얹은 2.4가 이미 그랬다. T5는 그보다 배기량이 클 뿐 아니라 터보차져까지 추가했으니 핫해치계의 다크호스로 떠오른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사실 유럽에서 팔리는 C30에는 100마력짜리 1.6리터 엔진도 올라가는데, 그 두 배가 넘는 230마력의 최고출력과 32.6kg.m라는, 3.3리터 V6급의 최대토크를 내는 엔진을 얹었으니 그 결과는 뻔한 것이지 않은가. 실제로, 동일 플랫폼에 같은 엔진을 빌려다 쓴 포드의 포커스 ST는 핫해치로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C30 T5와 포커스ST는 엔진의 최고출력 및 최대토크가 나오는 시점이 조금씩 다르고 변속기가 다르지만 엔진 성능이나 가속성능의 수치 면에서는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5단 자동변속기를 얹은 C30 T5의 0-100km/h 가속시간은 7.1초. 6단 수동변속기인 포커스 ST보다 ‘쩜 몇 초’가 늦을 뿐이다. 이 정도로도 충분히 빠르다고 할 수 있지만, 이러한 성능을 뽑아내는 과정에서의 감성적인 부분에서 C30 T5는 핫해치라는 족속들과는 다른 특성을 갖고 있음이 확인된다.

T5가 채용한 저압터보는 실용영역에서의 성능보강에 중점을 둔 설정이다. 최대토크는 1,500~5,000rpm의 넒은 영역에서 발휘되며 최고출력 역시 상대적으로 낮은 5,000rpm에서 나온다. 같은 엔진에 고압터보를 얹어 300마력을 뽑아내고 있는 S60R과 비교할 수 있는 부분이다. 특정 영역에서의 폭발적인 가속이 아니라 자연흡기처럼 꾸준히 밀어주는 힘을 갖고 있기 때문에 훨씬 덩치가 큰 S80이나 XC90등에 얹힐 때는 적은 배기량으로 큰 엔진을 대체할 수 있는, 경제적, 실용적 면모를 뽐낸다. 그만큼 극단적인 짜릿함을 기대할 수는 없다 해도 C30만한 차가 수용하기에는 괴력인 것이 사실이다.

문제는 넘치는 힘을 어떻게 요리하느냐인데, 아이신 제품인 볼보의 5단 기어트로닉 변속기는 자극적인 요리보다는 몸에 좋은 요리를 좋아하는 것 같다. 기어비를 넓게 배치한 변속기는 여유 있는 힘을 느긋하게 활용하려는 의도가 분명해서, 풀 가속시 2단에서 100km/h를 넘어서고 3단부터는 변속 시마다 회전수가 더 낮게 주저 앉으면서 가속이 눈에 띄게 더뎌진다. 자동 변속시점은 레드존 직전인 6,400rpm 부근. 70, 105, 165km/h 정도에서 변속이 이루어지는데, 제원상 최고속도인 235km/h는 말할 것도 없고 200km/h까지의 가속도 생각만큼 쉽지 않다. 반면 100km/h 가속시의 엔진 회전수는 2,100rpm으로 꽤 낮은 편이다.

C30 T5의 공인연비는 9.5km/L. 220km를 달린 시승기간중의 평균연비는 9km/L로, 2.4때보다 오히려 좋게 나왔다.

실용영역에서도 반응은 한 박자 느리게 나타난다. 가속페달은 다른 조작부와 다르게 가볍게 푹 밟히는 타입인데, 킥다운을 위해 바닥까지 단번에 밟는다 해도 그에 대한 반응이 나타나는 것은 운전자의 얼굴에 실망감이 드리워진 후가 되기 쉽다. 수동모드에서의 변속기 반응도 그리 빠르지 않거니와 과한 조작력이 요구되어 운전재미를 오히려 떨어뜨린다. 과격한 변속프로그램을 갖춘 스포츠모드나 스티어링휠의 변속패들을 요구하는 것은 안전의 볼보에게는 역시 무리일까? 일단 원하는 단으로 변속이 이루어지고 난 다음에도 가속이 더디게 느껴지는 것은 얌전한 배기음에서도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가속페달의 개도에 상관없이 너무 조용하기만 한 나머지 실제 성능보다 체감 성능이 한참을 밑돈단 얘기다.

‘아니, 핫해치란 차가 대체 왜이래?’ 하며 차를 다그칠 것이 아니라, 애당초 볼보가 이 차를 핫해치로 기획하지 않았음을 인정할 때가 됐다. 볼보는 프리미엄 해치백인 C30 중에서도 좀더 여유 있는 힘을 가진 고급버전을 원했을 뿐이다. 진정한 핫해치 버전을 만들었다면 그 차는 ‘C30R’이란 이름으로 나왔을 것이다. S40 T5등을 생각해보면 이상한 일도 아니다. 포커스 ST와의 비교는 잊자. C30 T5는 같은 재료라 해도 누가 어떻게 만들고 다듬느냐에 따라 그 맛이 달라지며, 제원만으로는 그것을 파악할 수는 없음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다. 그러한 측면에서는 아주 볼보답게 만들어진 차라고도 할 수 있다.

여느 볼보처럼 조작감은 묵직하고 고급스러우며, 차체 움직임 역시 그에 못지 않게 진중하다. 핫해치보다는 GT성격이라는 얘기가 그래서 나온다. 낮은 차체와 시트포지션, 편안한 시트, 넉넉한 공간, 고회전에서도 회전이 매끄러운 엔진, 조용한 배기음, 성능 좋은 음향기기, 고속에서도 낮은 엔진회전수, 우수한 고속안정성 등이 고성능을 편안하게 발휘해 장거리를 빠르고 여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GT로서의 조건을 만족시킨다.

코너링 실력도 좋아서 뉴트럴 스티어로부터 언더스티어로 변화하는 한계 시점이 꽤 높다. 밸런스가 부족한 앞바퀴 굴림 고성능차는 위험한 상황을 연출하기 쉽지만 T5는 그러한 면에서 안심할 수 있는 주행안정성을 제공한다. 조향 조작에 대한 반응이 날카롭지 않고 핸들링시의 피드백이 다소 부족하긴 하지만 일반 오너의 입장에서는 오히려 선호할 수 있는 수준이다. 요철 노면에서도 어지간해서는 자세를 흐트러뜨리지 않으며, 신경질적이거나 통통 튀지 않아 좋지 않은 노면에서 고성능 차를 탈 때의 스트레스가 적다. 시승차는 편평비가 낮은 18인치 휠/타이어를 끼우고도 승차감이 좋았지만 시내주행시 노면을 타는 경향이 뚜렷하긴 했다. 과속방지턱을 넘을 때도 부담이 없지만 차고를 낮춘데다 앞범퍼 하단이 튀어나와있기 때문에 차체손상에 주의할 필요는 있다.

“C30의 경쟁모델은 원래 BMW 1시리즈와 아우디 A3이지만 국내실정상 ‘어쩔 수 없이’ 미니나 골프와 비슷한 수준에 자리매김하고 있다.” – 볼보코리아-

T5는 ‘핫’해치로서의 화끈함이 부족할 뿐, C30의 ‘쿨’한 매력을 한층 강화한 모델이다. 2.4의 가격이 워낙 착하게 책정된 탓에 비싸다는 평을 듣기도 하지만 실제 내용면에서도 그런지는 경쟁모델들과 꼼꼼하게 비교해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사실 필자 역시 C30중에서는 T5보다 가격대 성능비가 뛰어난 2.4쪽에 마음이 간다. 이 경우 끝까지 아쉽게 느껴질 것은 터보 엔진이나 BLIS, 가죽시트가 아니라 ‘프리미엄 사운드’ 오디오 시스템을 포기해야 한다는 사실이 될 것 같다. C30 T5는 차 자체가 하나의 짱짱한 미니 콤포넌트 오디오 같은 느낌을 준다. 골프도, 미니카도 싫다면. 이 세련된 고급 오디오에 빠져보심이 어떨는지?

볼보 C30 T5 주요제원

크기

전장×전폭×전고 : 4,252×1,782×1,447mm

휠베이스 : 2,640mm

트레드 (앞/뒤) : 1,548/1,544mm

공차중량 : 1,347kg

엔진

형식 : 직렬 5기통 DOHC 저압 터보

배기량 : 2,521cc

최고출력 : 230마력/5,000rpm

최대토크 : 32.6g.m/1,500~5,000rpm

보어×스트로크 : 83.0x90.3mm

압축비 : 9.0:1

구동방식 : 앞바퀴굴림

트랜스미션

자동 5단

기어비 (1/2/3/4/5//R) : 4.657/3.032/1.982/1.341/1.018//-

최종감속비 : 2.44

섀시

서스펜션 (앞/뒤) : 맥퍼슨 스트럿/멀티 링크

브레이크 : 앞, 뒤 V 디스크

스티어링 : 랙&피니언(파워)

타이어 : 205/50R17

성능

0-100km/h : 7.1초

최고속도 : 235km/h

연료탱크 : 62리터

연비: 9.5km(1등급)

가격

4,170만원(부가세 포함)

* C30 T5 Cool Package (4,340만원/ 부가세 포함), : 색상 선택 가능한 바디킷(브라운, 블루, 그레이 등) , 크롬 재질의 듀얼 머플러 팁, 바디컬러와 동일한 샥스핀 안테나, 알루미늄 장식의 스포츠 페달 커버 등이 추가 장착되는 스포티 버전

▶ [rpm9] 볼보 C30 T5 시승사진 고화질 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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