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디 Q5 2.0 TDI 다이내믹

발행일자 | 2009.04.26 04:04

포르쉐 카이엔, 폭스바겐 투아렉과 플랫폼을 공유하고도 그들보다 비대한 몸집으로 아우디의 다이내믹한 이미지를 의심케 했던 Q7. 2005년 데뷔해 최근 성형수술을 받기까지 꽤 오랫동안 Q시리즈의 자리를 홀로 지켜온 그도 드디어 꽤 든든한 동생들을 얻게 되었다. 글/ 민병권 (www.rpm9.com 에디터)사진 / 박기돈 (www.rpm9.com 편집장)

2009 서울모터쇼와 함께 국내 시판에 들어간 Q5는 Q7의 바로 아래 동생으로, Q시리즈의 두 번째 모델에 해당한다. 세 번째 모델은 폭스바겐 티구안과 플랫폼을 공유할 것으로 알려진 Q3로, 최근 2011년에 출시하겠다는 아우디의 공식 발표가 있었다. 이들은 형제이긴 한데, 태어나는 곳은 서로 다르다. Q7은 슬로바키아, Q5는 독일, Q3는 스페인(예정)이다. 지난 해 이맘때 베이징모터쇼에서 세계최초로 공개된 Q5는 유럽에서도 2008년 가을에야 출시되었으니 이번에는 -뉴A4, A5와 달리- 국내 시장 상륙작전이 제법 신속하게 처리된 셈이다. 미국이나 호주, 일본(6월 출시예정) 등에서의 판매 역시 이제 막 이루어지고 있다. 경쟁모델로는 BMW X3, 메르세데스-벤츠 GLK, 인피니티 EX, 볼보 XC60등이 꼽히는데, GLK와 XC60은 국내 출시를 앞두고 있다.


차체 사이즈는 가로,세로,높이가 각각 1,880mm, 4,629mm, 1,653mm로, 성명학적 유사성을 갖고 있는 르노삼성의 QM5(1,855mm, 4,520mm 1,695mm)와 비교하면 더 넓고, 더 길고, 더 낮음을 알 수 있다. 이는 같은 그룹의 동종 제품이라는 사실 때문에 플랫폼 공유의 의심(혹은 착각)을 일으키곤 하는 폭스바겐 티구안(1,809mm, 4,427mm, 1,683mm)과 비교해도 마찬가지. Q5가 흔히 보던 SUV들에 비해 늘씬하고 안정감 있게 보이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특히 차별화되는 것이 휠베이스로, 2,807mm인 Q5의 앞뒤 바퀴 축간 거리는 QM5의 2,690mm나 티구안의 2,604mm와 큰 차이를 보인다. 이것은 마치 폭스바겐 제타와 아우디 뉴A4의 사이즈를 비교하는 것과 비슷하다. 골프를 베이스로 한 티구안과 달리 Q5는 A4, A5에 사용된 ‘모듈형 세로배치 플랫폼(Modular Longitudinal Platform)’을 바탕으로 한 까닭이다. Q5의 휠베이스는 3시리즈의 후륜구동 플랫폼을 바탕으로 한 X3쪽에 가깝다. BMW X3의 사이즈는 1,853mm, 4,569mm, 1,674mm에 휠베이스 2,795mm. 역시 Q5가 넓고, 길고, 낮다.

물론 Q5는 티구안과 달리 엔진을 세로로 얹고 있으며, 디퍼렌셜을 클러치 앞으로 보냄으로써 앞 차축을 전진시킨 기술적 혁신을 통해 세로배치엔진/앞바퀴 굴림 차량의 휠베이스 및 오버행 한계를 극복한 것은 A4/A5와 같은 내용이다. 전언한 바와 같이 골프, 혹은 티구안과 플랫폼을 공유할 쪽은 Q5 아랫급의 새 모델- Q3가 되므로, Q5는 A4의, Q3는 A3의 SUV형태로 연결 지을 수 있을 것이다. Q5의 뒤를 보고 있자면 Q7의 동생이란 사실이 너무도 노골적으로 표현된 듯 하다. 개인적으로는 이제야 적당한 덩치를 찾았다는 안도감이 들었지만, 꽁무니에 쓰인 ‘2.0TDI’라는 문구를 보고는 걱정을 하는 이도 있었다. “2.0으로 괜찮은 거야?” 그만큼 차가 커 보인다는 얘기였다. 그러고 보니, 널찍한 엉덩이가 그런 우려를 낳을 만도 했다. 치수상으로도 그렇긴 하지만, 테일 램프는 눈꼬리가 쳐졌고, 지붕이 낮아지는 데다, 수평요소가 강조돼서다.

그런데, 앞을 보면 그렇지가 않다. Q7을 줄여놓은 것은 마찬가지인데, 구성요소간의 비례가 달라,작고 올망졸망한 이미지를 만든다. 얼굴만큼은 Q7이 많은 아우디 중에서도 손꼽히는 훈남에 속한다고 생각해왔으므로, 그처럼 시원시원한 느낌을 살리지 못한 것은 아쉬운 일이다. Q5의 얼굴은 뭐랄까, ‘다크 서클’이랄지, ‘영양분 부족’ 같은 말들을 떠올리게 한다. 그러고 보니 헤드램프 안쪽이 검게 처리 되어 있는데, 이런 부분이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차의 색상에 따라서도 느낌이 달라지겠지만, 차체 아래쪽을 검정색이 아닌 바디컬러로 일체화 시키고 범퍼를 끌어 내린 뒤 그릴의 세로선을 강조한 3.0 TDI 같은 버전은 한결 탐스러운 외관을 자랑하는 것 같다.

국내 수입사양은 아쉽지만 2.0 TDI 뿐으로, 앞이 뭉툭하고 뒤가 낮아지는 지금의 모습은 망둥어를 떠올리게 한다. 물론 실용적인 측면에서는 차체 아래를 검게 처리한 것이 좋고, 접근각을 고려하면 조금이나마 턱을 치켜든 것이 도움이 된다. 설사 이런 차들이 주로 어떤 길을 다니게 될지는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일지라도 말이다. Q5는 최저지상고 200mm, 접근각 25도, 수로통과 깊이 500mm의 제원을 갖고 있을 뿐 아니라 Q시리즈라는 이름에 걸맞게 굴림방식은 상시 4륜구동인 콰트로이고 내리막 속도유지장치와 오프로드 주행을 고려한 ESP기능도 지원한다. 이번 시승에서는 이중 아무것도 효과를 확인해 볼 수 없었지만, 적어도 무늬만 SUV인 도로전용 크로스오버 차량은 아님을 알 수 있다.

다시 외관으로 돌아가보면, 최신 아우디 차들이 그렇듯 헤드램프와 테일램프는 LED의 향연이다. . 테일램프는 방향지시등을 아주 가느다란 눈썹처럼 뽑았고, 그 아래로 겹삼각형 형태의 뾰족한 제동등을 LED로 배치했다. 헤드램프에는 ‘다이내믹 주간주행등’이 달려있는데, A4, A5와는 달리 둥글린 직사각형 형태의 LED 발광부를 굵직굵직하게 배치함으로써 차별화시켰다. 헤드램프는 바이제논 방식이고, 어두운 정도에 따라 상향등과 하향등을 자동으로 선택해 최적의 시야를 확보해 주는 –그러면서도 대향차의 운전자에게는 눈부심을 초래하지 않는- 하이빔 어시스트 기능이 적용되어 있다. LED 주간주행등의 점등 여부나 오토헤드램프의 감도 등은 차량 설정메뉴에서 조절할 수 있게 되어있다.

뒤로 갈수록 낮아지는 지붕과 눈에 띄게 경사를 준 끝 기둥 및 뒷유리는 ‘쿠페스타일’을 추구한 Q5의 성격을 내비치는 부분. Q7과 마찬가지로 테일 램프를 독점한 해치게이트(뒷문)가 차체 측면까지 펼쳐져 있기 때문에, 트렁크를 열었을 때도 여느 차들과는 다른 독특한 모양이 된다. 외관상으로는 테일램프 밑단을 경계로 해서 위아래로 분할되어 열려도 좋을법하지만, 실제로는 그렇게 되지 않는다. 지붕 끝이 낮고 해치게이트가 딱히 더 큰 각도로 열리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완전히 다 열린 상태에서도 신장이 175cm정도 이상이라면 끝부분에 머리가 닿을 것 같다. 이런 경우 키가 크지 않은 사용자도 쉽게 잡아 내릴 수 있다는 의미를 부여할 수도 있겠지만, Q5에서는 장점이라고 꼽을 수가 없는 부분이다. 높든 낮든 간에 버튼 한번만 터치해주면 자동으로 닫히기 때문이다.

티구안처럼 도어하단이 차의 바닥부분을 파고 들지는 않았으나 도어스커프가 아래쪽으로 꺾어져 내린 것이 특이하다.

시승차는 국내 옵션 설정상 고급형에 해당하는 ‘다이내믹’ 사양이라 시동버튼과 스마트키(‘어드밴스드 키’) 시스템이 적용되어 있었다. 도어 손잡이에는 고무버튼대신 센서감지부만 표시되어 있어 잠글 때 살짝 터치해주면 되고, 열 때는 손잡이에 손을 감아 쥐려는 사이에 인식해 도어록을 풀어준다. 이는 뒷좌석 도어에도 해당된다. 도어를 잠그면 사이드 미러가 자동으로 접히는데, 이는 차량 설정 메뉴에서 통제할 수 있다. Q7처럼 위쪽으로 살짝 돌아 올라가는 사이드미러는 접어놓고 보면 더욱 크게 보인다. 실내는 A4, A5의 반복이라 그들의 SUV형이라는 느낌이 물씬하다. 다만 차종이 다르고 차고가 훨씬 높아진 만큼, 세단과 쿠페 간의 차이점 보다는 변화가 크게 다가온다. 가령 대시보드나 도어트림의 골격자체가 다르게 디자인되어 있어, 계기판과 중앙의 모니터도 여기서는 각방을 쓰고 있다는 것 등이다.

조작에 있어서는 같은 위치에 같은 부품이 자리하고 있기 때문에 그 차가 그 차 같은 느낌을 주기도 하지만, 구성요소들을 감싸는 포괄적인 부분에서는 Q5만의 개성을 발견할 수 있고, 그것이 최신 아우디가 풍기는 고품질의 세련된 이미지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장식부분에 있어서는 흔히 볼 수 있는 고광택 우드그레인 대신 마치 나무의 표면을 그대로 노출시킨듯한 은은한 분위기의 우드트림이 적용되어 눈길을 끈다. 오디오 성능은 무난한 수준으로, 트렁크 바닥의 스페어타이어 안쪽에 울림통(bass box)을 내장하고 있는 것이 A4, A5때와 다르다. 센터페시아의 CD삽입부 아래로는 SD메모리 카드 삽입부가 숨겨져 있는데, 이를 통해 오디오에 내장된 하드디스크로 음악파일을 옮겨 담을 수도 있도록 되어 있다. 대신 CD체인저가 글로브박스로 옮겨져 있어 수납공간이 좁아졌다. MMI의 다른 한글메뉴와 마찬가지로 오디오는 MP3파일의 한글곡명을 표기해준다.

국내에서 장착된 DMB 내비게이션의 경우 A4, A5시승차 때 보았던 화면전환용의 도금 스위치 대신 리모컨을 도입해 고심한 흔적을 보여주었다. 내비게이션의 안내 목소리가 동반석 쪽에 치우쳐있어서 약간 당황스럽긴 했지만, 리모컨으로 음량을 조절하거나 아예 꺼버릴 수도 있고 조작감이나 인식률에도 문제가 없어서 편리하게 느껴졌다. 일단 아우디의 독일 순정 MMI에서 한국형 내비게이션으로 화면전환이 이루어지고 나면, 화면의 버튼을 직접 터치하는 방식으로 간편하게 조작할 수 있다. 높은 해상도를 자랑하는 아우디의 MMI 화면에 비해 내비게이션의 해상도가 떨어지는 것은 흠이지만, 인지도가 높은 국내업체의 맵을 쓰므로 실제 사용에 있어서는 만족도가 높으리라 생각된다.

후진 시에는 자동으로 후방카메라 화면이 비춰지고 조향조작에 따른 안내선이 표시된다. 화질이 썩 좋은 편은 아니지만 주차센서 및 후진 연동 하향 사이드미러와 함께 높은 차를 운전하고 있는데 대한 불안감을 훨씬 덜어준다. 지붕이 낮아지면서 뒷유리가 좁아지긴 했지만 딱히 후방시야가 부족하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 큼지막한 사이드미러는 야간에 눈부심 방지기능까지 제공한다. 신호대기나 정체 시 세상없이 편한 오토 홀드 기능을 비롯, 편의사양은 부족함이 없이 갖춰져 있다. 유리창은 네 개 각자 원터치로 열고 닫기가 가능하고 지붕에는 파노라마 선루프가 달려 (특히 뒷좌석의) 개방감을 높여준다. 선루프의 햇빛가리개는 유리부분의 개폐와 관계없이 앞 끝에서 뒤끝까지 전동식으로 여닫을 수 있고, 바람이 통하는 재질이기 때문에 선루프를 열어 환기를 시키는 동안에도 햇빛을 가릴 수 있다.

앞좌석 시트는 4웨이 요추받침을 포함한 전동조절식이고, 운전석 메모리 기능을 제공한다. A4와 비슷한 분위기지만 실제 패턴은 다르게 구성되어 있으며, 등받이 뒤편의 수납용 그물은 생략되었다. 착좌감은 좌우가 여유로운 느낌이나 주행 중 몸이 크게 쏠리는 정도는 아니다. 승차 시 자연스럽게 엉덩이를 걸치는 듯한 느낌으로 앉으려면 시트를 최대한 낮춰놓아야 할 것 같다. 스티어링 휠은 물론 각도와 거리조절이 모두 가능해 적절한 운전 자세를 잡기 편하다. A4와 동등한 휠베이스를 바탕으로 좀더 ‘높이 앉는 자세’라는 유리한 조건을 가진 뒷좌석은 다리를 꼬기에 무리가 없을 만큼 여유롭다. A4처럼 무릎을 세워 앉는다는 느낌이 없는 것은 물론이고 낮아지는 지붕선에 아랑곳 없이 헤드룸에는 부족함이 없다. 앞좌석을 최대한 낮춘 경우에도 발공간은 어느 정도 확보되는 편인데, 바닥에는 발판처럼 약간의 경사가 있다. 도어를 열면 앞좌석 시트 밑으로 하얀색 조명이 비춰지며, 천장의 손잡이 부근에는 실내등과 독서등을 구분해 배치했다.

뒷좌석 형상은 사진으로 보기만큼 평편하지 않아 막상 앉아보면 쏠림에 대한 걱정이 덜하다. 센터터널이 높고 앞좌석 센터콘솔이 공간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A4와 마찬가지. 뒷좌석용 송풍구 대신 뚜껑 없는 수납용 공간이 있고, 그 아래로 전원소켓과 재떨이가 숨겨진 것 역시 A4와 같은 내용이다. 뒷좌석 가운데 암레스트는 수납공간을 생략해 말 그대로 팔걸이의 기능만 수행하지만, 도어포켓이 꽤 넉넉해 보인다. 스키스루 기능은 없고 등받이는 방석 양쪽 끝이나 트렁크 쪽의 손잡이를 이용해 분할 폴딩을 할 수 있다. QM5의 것을 연상해도 되겠으나 그것처럼 방석부분까지 연동되는 방식은 아니고, 등받이만 접혀 견고하게 고정된다. 등받이 바닥은 트렁크 바닥과 약간의 경사를 이루게 되며, ‘화물의 습격’을 막기 위한 안전망(옵션)을 걸 수 있도록 B필러와 D필러 상단에는 고정부위가 마련되어 있다.

적재공간은 대체로 반듯한 느낌으로, 540리터(A4는 480리터, 티구안은 470리터)의 용량을 갖고 있으며, 등받이를 접으면 1,560리터까지 확대가 가능하다. 상단의 덮개는 중간부분까지를 고정해두고 뒷부분만을 들어올리는 방식이며, 물론 필요할 때는 쉽게 제거할 수 있다. 오른쪽 벽면에는 전원소켓이 마련되어 있고, 바닥 밑에는 네덜란드산 VREDESTEIN 브랜드 타이어와 오스트리아산 휠로 구성된 임시타이어가 깔려있다. 스페어 타이어치고도 형상이 특이한데, 평상시에는 쪼그라들어 있어 부피를 줄였다가 사용할 때는 컴프레서로 팽창시켜 장착하는 타입이다. 관련 공구는 두 번째 바닥 밑에 숨겨져 있고, 차량의 무게배분을 위해 뒤쪽에 배치된 배터리도 여기에서 발견할 수 있다. 휠 안쪽에 들어있는 속이 빈 플라스틱통은 오디오의 저음 울림통(bass box). 스페어 타이어 주변에도 공간이 비어있으므로 잡다한 물건을 숨겨두는 용도로 쓸만하다.

아우디 Q5에는 211마력 2.0 TFSI, 270마력 3.2 FSI, 170마력 2.0TDI, 240마력 3.0 TDI 엔진이 얹힌다. 이중 아우디 코리아가 선택한 것은 2.0 TDI 한가지. 스펙상 가장 쳐지는 엔진이지만 그만큼 가장 경제적인 엔진이기도 하다. 35.7kg.m라는 최대토크수치는 2.0 TFSI와 같으나 유효 회전수 영역이 1,750~2,500rpm(TFSI는 1,500~4,000rpm)으로 더 좁게 나타난다. 티구안에 얹힌 140마력 버전보다야 훨씬 여유롭지만 ‘그래봐야 2.0디젤인데 별것 있겠어?’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그 ‘별것’을 만들어주는 부분이 변속기로, 무려 7단 S트로닉이 얹혀있다. 워낙 ‘-트로닉’이라는 이름이 많고, CVT에 가짜 7단을 설정하는 경우도 생각할 수 있기 때문에 듣자마자 쉽게 와 닿는 것은 아니지만, 이래봬도 일반 자동변속기나 CVT가 아니라 듀얼클러치 방식을 적용한 혁신적인 제품이다.

외견상으로는 팁트로닉 변속기와 차이가 없다.

폭스바겐 그룹의 가로배치 엔진 차량들에만 얹히던 DSG를 드디어 세로배치 엔진의 아우디에도 얹을 수 있게 된 것인데, 그 사실상의 첫 타자가 Q5이고, 최근에는 A4, A5에도 적용되기 시작했으나 국내에는 아직 수입되지 않고 있다. 3세대로 구분되는 이 S트로닉은 수동변속기의 효율성과 자동변속기의 편리함을 교묘히 조화시킨데다 단수를 7단까지 늘려 8.0이라는 전체기어비를 실현했으니 변속기 분야에서는 첨단을 달리는 제품임에 틀림없다.굴림방식은 물론 상시 4륜구동인 콰트로. 뉴A4와 마찬가지로 앞뒤 기본 40:60으로 구동력을 배분해 후륜구동 차량의 움직임을 모사하며, 주행환경에 따라 최대 65%의 동력을 전륜에, 또는 최대 85%의 동력을 후륜에 밀어줄 수 있도록 되어있다.

그래도 엔진에 대한 기대치가 낮았던 탓일까? Q5의 주행감은 A4의 2.0 TFSI+ 팁트로닉 조합보다 오히려 낫게 느껴질 정도였다. A4의 0-100km/h 가속시간이 6.9초인데 반해 Q5는 9.9초인 것만 봐도 이것은 분명한 착각이지만, 매끄럽고 가볍게 뻗어나가는 주행감은 수치가 제시하는 바를 뛰어넘고 있다. 디젤이지만 가속페달의 미묘한 조작에 민감하게 반응해 섬세한 조작을 필요로 하는 것은 A4와 마찬가지. 대부분의 주행환경에서는 오른발을 깔짝거리는 정도만으로도 충분히 빠르게 움직인다는 사실이 체감성능을 더욱 높게 해주는 요인일 것이다. 막상 작정하고 가속페달을 깊숙이까지 밟아보면 스트로크가 아직도 한참을 더 남아있음에 당황하게 된다. 바닥까지 밟고도 킥다운 스위치가 한번 더 밟히지만, 그 사실을 모른 채 운행하게 되는 오너들도 비일비재 할 것 같다. 물론 일정 수준 이상의 가속을 하려면 가속페달의 긴 스트로크를 충분히 이용할 필요가 있는데, 아주 낮은 회전수에서라면 가속페달이 푹 꺼지는 듯 했다가 2,000rpm을 넘기면서부터 빵~ 튀어나가게 된다.

빵~

성능도 성능이지만 디젤의 핸디캡을 찾아볼 수 없는 정숙성도 인상적이다. 처음 대면했을 때는 보닛에 귀를 대고 디젤임을 확인해야 했을 정도였다. 그야 물론 주위 소음 때문이었다고는 하지만, 창문을 열고 서행을 하거나 지하주차장에 들어가 어쩔 수 없이 엔진음의 반향을 들어야 하는 경우에도 기대이상으로 조용한 엔진소리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내지를 때도, 디젤차라서 참아야 하는 소음이 아니라 굵고 스포티한 ‘사운드’를 만들어낸다. 회전수를 한계까지 높여도 숨소리가 거칠어지거나 몸을 떠는 현상을 찾아볼 수 없으니 소음, 진동 면에서는 4기통 디젤 차 중 최고수준이라 할 것이다.

변속기는 DSG방식이면서도 클리핑이 아주 자연스럽지만, 티구안TDI와 마찬가지로 감속 시 자동적인 시프트다운에 의한 엔진 브레이크가 두드러지고, 저속에서는 저단기어에 의한 울컥임으로 매끄럽지 못한 움직임을 보이기도 한다. 대신 스티어링 휠의 변속패들 조작에 대한 반응은 스포츠모델이 아닌 차, 즉 변속충격 등 승차감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차로서는 더할 나위가 없이 빠르다. 덕분에 양 손으로 스포츠 스티어링 휠을 쥔 채 구불구불한 도로를 공략하는 재미도 꽤 쏠쏠하다. 설정에 따라 엔진과 변속기, 파워스티어링, 서스펜션의 댐핑컨트롤을 종합적으로 변화시켜주는 아우디 드라이브 셀렉트(Audi Drive Select)는 Q5에서 물을 만난 듯 하다. 컴포트와 다이내믹 모드를 번갈아 설정해보면 그 특성차이가 명백하게 몸으로 느껴진다. 컴포트 모드에서는 가속 중에도 2,000rpm을 넘기기가 무섭게 변속이 이루어져 가능한 한 낮은 회전수를 유지하고 그만큼 가속페달이 스폰지처럼 느껴지는 경우도 잦지만, 다이내믹 모드에서는 변속패턴이 스포츠모드로 전환되고 가속페달 입력에 대한 반응이 민감해지면서 굳이 가속페달로 킥다운 스위치를 찍어주지 않더라도 시원시원한 가속을 가능하게 해준다.

서스펜션은 SUV이면서도 기본적으로 독일 세단에서 기대할 수 있는 단단한 특성을 지녔는데, 그나마 컴포트 모드에서는 긴장이 풀린 승차감을 즐길 수 있다. 무게중심이 높은 만큼 다이내믹 모드에서는 확실히 더 단단해진 느낌을 얻을 수 있는데, 슬라럼 주행을 해보면 차의 좌우 쏠림까지 확실하게 막아주지는 못함을 알 수 있다. 일반적인 곡선로의 주행이라면 예측 가능한 정도의 휘청임이 차라리 즐거운 수준이지만, 이 부분에서는 스포츠 버전의 여지를 남겨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스티어링휠은 평소 아주 가볍다가 코너 진입 시 갑자기 무거워지곤 하는데, 안정감과 밀도감을 더하는 요소이긴 하지만 인위적인 느낌이 다소 어색하게 다가오기도 한다. 조향 조작에 대한 반응이 아주 빠른 것은 아니지만 용도와 차량성격에 비추어서는 충분히 뛰어난 핸들링 성능을 발휘하고 있다. 시내에서 U턴을 해보면 회전반경이 의외로 짧은 점도 만족스럽다. 타이어는 일반형의 235/60/18사이즈 대신 앞뒤로 235/55/19사이즈의 미쉐린 래티튜드 스포츠를 끼웠다.

시내주행과 와인딩에서의 만족스러운 성능으로 기대치가 다시 상승한 탓일까. 고속 주행 시에는 가속성능이 부족하게 느껴졌다. 제원상 최고속도는 200km/h인데, 180km/h까지는 그럭저럭 가속되면서도 체감가속성능은 그에 한참을 못 미쳤다. 고속에서도 하체가 안정감 있고 가속이 매끄럽게 진행되기 때문에 더욱 그렇게 느껴지는 면이 있을 것이다. 7단 고정 정속 주행시의 엔진회전수는 80km/h에서 1,250rpm, 100km/h에서 1,550rpm. 몸무게 141.5kg의 S트로닉 변속기가 가속성능과 효율을 동시에 챙긴 결과다. 시승차는 400km를 시승하는 동안 11.7km/L의 평균연비를 보였고, 트립 컴퓨터에 남아있는 출고 후 3,500km 주행거리 동안의 평균연비는 9.8km/L였다. 국내 공인 연비는 12.5km/리터이고, 연료탱크는 75리터의 용량을 갖고 있다.

Q5는 별다른 기대 없이 만났던 차였으나 만족도는 A4나 A5보다 높았다. SUV보다는 차라리 ‘올로드 콰트로’ 류의 차를 선호해왔던 필자로서는 이례적인 일이다. A4나 A5는 물론이고 현재로서는 설사 A4의 올로드 콰트로가 이번 Q5와 동일한파워트레인을 얹고 국내에 수입된다고 해도 Q5를 선택할 것만 같다. Q5는 A4 올로드 콰트로보다 길이가 10cm 가까이 짧아 공간을 덜 차지할 뿐 아니라 생긴 것도 더 낫고, 실내는 더 여유롭다. 앞모습이 불만이긴 하지만 어떻게든 극복할 수 있지 않을까. Q3가 기다려지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2011년에 나온다니 그것 참...한편으로는 Q5에 다른 파워트레인이 적용돼 국내에 수입된 다 해도 2.0 TDI만한 가치를 갖기는 어려울 것 같다. 그만큼 흡족했던 이 엔진과 변속기를 폭스바겐 그룹의 다른 모델들에서도 다양한 형태로 만나볼 수 있게 되길 희망한다.

▶ [rpm9] 아우디 Q5 시승사진 갤러리▶ [rpm9] 아우디 Q5 신차발표회 사진갤러리뜬금없이 불려나온 A4 올로드 콰트로남의 떡이 커보이는 것인지, 이 버전의 Q5는 얼굴이 마음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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