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S를 위한 숨고르기, 아우디 뉴 S4

발행일자 | 2010.01.30 21:58

아우디 S4가 한결 성숙해졌다. 구형에 비해 출력은 줄었는데 더 잘 달린다. 그것도 쉽게 느낄 수 있을 정도의 차이다. 수치에 비해 안 나갔던 구형과는 조금 다르다. 쉽게 속도 제한에 걸리고 자세는 참으로 안정적이다. 속도 제한이 아쉬울 따름이다. S4는 일반 A4에 비해 월등한 성능을 발휘하지만 2.0 TFSI처럼 편하게 탈 수도 있다. 3.0 TFSI를 업그레이드한 RS4가 궁금해지는 순간이다.

글 / 한상기 (rpm9.com 객원기자)


사진 / 박기돈 (rpm9.com 팀장)

RS를 위한 숨고르기, 아우디 뉴 S4

아우디 뉴 S4의 시승이 잡혔다고 해서 잠시 과거를 회상해 봤다. 초대 S4는 300마력도 안 됐지만 트윈 터보의 느낌이 꽤 좋았고 바로 전 모델은 기대보다 별로였다. 그렇다면 이번 S4는 좋을 차례가 되는 것인가. A6 3.0T에서 잠깐 맛을 본 신형 엔진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니 기대가 되기도 한다.

S4는 A4 중에서는 가장 센 놈이다. RS4만 없다면 말이다. RS4의 실질적인 경쟁자가 M3, C 63 AMG인 것을 생각하면 S4는 바로 밑의 틈새를 노리는 모델이 된다. 별도로 S와 RS 두 가지 버전을 운영하는 아우디의 전략도 흥미롭다. 어쨌든 선택이 늘어나는 게 나쁜 것은 아니다.

생각해 보면 S4는 엔진이 자주 바뀌었다. 그러니까 M3처럼 시종일관 자연흡기를 쓴 것이 아니라 트윈 터보와 자연흡기, 이제는 수퍼차저로 형식이 계속 달라지고 있다. 잘 알다시피 초대 S4는 2.7리터 V6에 트윈 터보를 달았고 후속은 4.2리터 V8 자연흡기를 썼다. 그리고 현행 모델은 3리터 수퍼차저다. 시대의 트렌드에 맞게 엔진을 바꾸어 왔다고도 볼 수 있다.

RS를 위한 숨고르기, 아우디 뉴 S4

뉴 S4에 얹힌 3리터 수퍼차저 엔진은 아우디의 다운사이징 유닛이다. 다운사이징은 출력이 낮은 엔진뿐만 아니라 300마력 이상에도 해당된다. V8을 V6로 대체한다면 그것이 다름 아닌 다운사이징이다. 따라서 기본 출력이 300마력인 V6 수퍼차저는 점차 V8 자연흡기를 대체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90도 뱅크각의 V6 수퍼차저는 V8과 기본 구조가 동일한 모듈러 유닛이다. 배기량 3리터에 직분사 시스템과 가변 밸브 타이밍, 수퍼차저를 더했다. 아우디가 즐겨 쓰고 있는 터보 대신 수퍼차저를 택한 게 흥미롭다. 이 엔진은 3.0 TFSI로 불리는데, 그동안 T는 터보를 뜻해왔기 때문에 이 역시 약간은 혼란을 가져올 수 있다.

3.0 TFSI에 쓰인 수퍼차저는 이튼이 제공한 루츠 타입이다. 신형 루츠 타입 컴프레서는 로터의 날개가 3개에서 4개로 늘어나면서 수퍼차저 전체의 효율이 높아졌다. 이는 코베트 ZR-1에 쓰이는 것과 같은 것이다. 최대 부스트는 0.8바에 불과하지만 최고 출력은 333마력에 이른다. 거기다 44.9kg.m의 최대 토크는 2,900~5,300 rpm 사이의 넓은 구간에 나온다.

RS를 위한 숨고르기, 아우디 뉴 S4

즉, 기존의 V8 4.2리터보다 출력은 낮지만 토크는 더 높고 발휘되는 구간도 더 넓다. 거기다 엔진 자체의 무게도 줄어드는 장점이 있다. 구형 S4의 V8 엔진은 195kg이었지만 3.0TFSI의 무게는 189kg이다. 연비까지 좋아졌으니 새 수퍼차저 엔진을 반기지 않을 이유가 없다.

힘 센 엔진을 얹긴 했지만 S4는 기본적으로 세단이다. 세단으로서의 기능성을 잃어버리지 않으면서도 고성능을 발휘해야 하는 게 미덕이다. 아이들링도 참 조용하다. 2.0 TFSI와 비슷한 수준이다. 오히려 매우 낮은 속도에서는 거동이 무겁게 느껴질 수도 있다. 초기에는 가속 페달의 터치에 따른 반응도 느려 이런 점은 포르쉐 911스럽다. 그러고 보면 S4는 7단 S-트로닉(듀얼 클러치)이다. 엔진과 변속기 모두 새 것을 쓰고 있다.

저속의 특징 중 하나는 배기음을 살려 놓은 것이다. 회전수가 2천 rpm으로 다가가면서 생각 보다 큰 음량의 배기음이 실내로 들어온다. 그리고 회전수의 상승과 하락에 따라 배기음도 점잖게 요동친다. 배기음이 더 컸으면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S4에는 이 정도가 적당하다고 본다.

RS를 위한 숨고르기, 아우디 뉴 S4

A6 3.0T에서는 출력 대비 적당하다고 느꼈지만 S4에서는 맛이 좀 다르다. 겨우 33마력 높아졌을 뿐인데 밀어주는 힘이 상당하다. 물론 차가 더 가볍긴 하다. 구형 S4를 비롯해 몇몇 아우디는 수치에 비해 추진력이 모자란 느낌이 있었는데 신형 S4는 아니다. 한 다리 건너서 파워 대신 부드럽다는 아우디 직원의 말을 들었는데 구형과 착각한 것이 아닐까 싶다. 신형 S4는 초반부터 쫙 뻗어나가고 고속에서도 출중한 가속력을 발휘한다.

토크 밴드가 넓고 힘이 좋으면 소위 기어비로 커버하는 일이 필요 없어진다. 신형 S4는 1~4단의 최고 속도가 62, 100, 140, 188km/h로 초반의 기어비 간격이 일정하다. 예전에 쓰던 5단 보다야 한결 타이트 하긴 하지만 7단으로 기어가 늘어났으니 그럴 일이 없다. 5단으로 가속을 마무리하고 6, 7단은 상황에 따른 크루징용이다. 적극적으로 달린다고 가정한다면 5단으로 끝난다.

실제로 5단에서 속도 제한에 걸린다. 그것도 회전수는 5,900 rpm에 불과하다. 속도 제한에서 디지털 속도계에 찍히는 숫자는 ‘253’. 7천 rpm까지 돌아가는 여력을 생각한다면 속도 제한 이상까지도 충분할 기세다. 3.0TFSI는 7천 rpm까지 원활하게 회전하고 자동으로 시프트업 될 때도 토크의 하락이 크지 않다. 회전 질감이라는 측면에서도 나무랄데가 없다.

RS를 위한 숨고르기, 아우디 뉴 S4

속도 제한이 걸리면 드는 생각은 크게 ‘아쉽다’와 ‘아쉽지 않아’ 두 가지이다. S4는 전자에 속한다. 아쉬운 것은 단순히 출력이 강한데도 더 속도를 올리지 못하는 게 아니라 차의 자세가 좋기 때문이다. 어떤 차는 210km/h에서 제한이 걸려도 전혀 아쉽지 않은 경우도 있다.

속도 제한에 걸렸을 때 S4의 운전대는 단단하게 고정된다. 속도가 높다보니 손에 힘은 들어가고 긴장도 되기 마련이지만 그런 마음과는 별개로 꼿꼿하게 자리를 지킨다. 그러다보니 그 속도에서 좌우로 움직일 수 있는 여력도 생긴다. 사실 큰 배기량의 큰 아우디는 최고 속도로 달려도 밋밋할 때가 있으니 S4의 안정성이 크게 놀랄 일도 아니다. 반면 생각 보다 방음이 잘 돼 있는건 의외이고 특히 하체에서 올라오는 소음이 적은 편이다.

7단 S-트로닉은 엔진의 장점을 극대화 해준다. 고성능 엔진에 쓰이는 듀얼 클러치는 상당히 고가의 변속기로, 300마력 이상에서는 적용 예가 많지 않다. 듀얼 클러치의 원조인 폭스바겐도 작은 엔진에 주로 쓰고 있다. 이제 911 터보에도 적용할 만큼 기술이 발전됐지만 토크 용량이 커지면 코스트도 늘어나기 때문이다.

RS를 위한 숨고르기, 아우디 뉴 S4

3.0TFSI의 성능이 좋다고 느낀 것은 S-트로닉 때문인지도 모른다. AT 보다 동력 전달 효율은 물론 운전자가 느끼는 직결감도 좋다. 다운시프트 시 회전수 보상도 빈틈없다. 고회전에서 기어를 내릴 때 울려 퍼지는 엔진 음이나 배기에서 펑펑 터지는 소리도 매력적이다. 물론 M3처럼 하드코어한 것은 아니다. 이것도 적당한 선에서 조율했다. 아마 이보다 더한 건 RS4를 위해 남겨놨을 듯.

S4는 다른 A4처럼 ADS(Audi Drive Select)를 마련해 놓고 있다. ADS는 엔진/변속기, 다이내믹 스티어링, 서스펜션, 그리고 스포츠 디퍼렌셜을 각각 다이내믹과 컴포트, 오토 3가지 모드로 설정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컴포트, 오토, 다이내믹 모드가 있고 운전자의 취향대로 개별 항목 세팅을 모은 인디비주얼 모드도 따로 있다.

처음부터 다이내믹 모드로 달렸더니 나중에는 상당 부분 감흥이 희석됐다. 다이내믹에서 컴포트 모드로 바꾸면 편해진다. 살살 달리면 2.0T와 크게 다를바 없다. 그리고 컴포트 모드에서는 하체도 부드러워진다. 물론 컴포트로 바꿔도 기본적인 스포티함이 바뀌는 것은 아니다.

RS를 위한 숨고르기, 아우디 뉴 S4

요즘 아우디 하체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언더스티어가 사라진 것이다. 과거에는 무거운 프런트로 인한 언더스티어가 약점으로 지적됐지만 몇 가지 개선을 통해 이를 극복하고 있다. 우선 새 ML 플랫폼은 구형 플랫폼 보다 엔진의 위치가 154mm 밀려 났다. 거기다 가벼운 V6 엔진 때문에 앞뒤무게배분도 좋아졌다. 그리고 구형 RS4에서부터 도입된 신세대 콰트로(40:60 토크 배분) 때문에 뒷바퀴굴림의 맛을 살렸다. 결정적인 것은 스포트 디퍼렌셜이다. 마그나가 공급하는 스포트 디퍼렌셜은 사브의 할덱스 AWD와 비슷한 것으로 리어 액슬의 좌우 휠에 능동적으로 토크를 배분한다.

이런 개선은 실제 주행에서 쉽게 느낄 수 있다. 우선 코너에 들어서면 언더스티어가 거의 사라진 것을 알 수 있고 상황에서 따라서는 약간의 오버스티어도 나타난다. 그리고 코너의 정점에서 치고 나갈 때 리어 휠이 밀어주는 느낌이 아주 좋다. 다이내믹 모드에서는 ESP의 개입 시기도 달라지며 스티어링의 중심 부분도 민감해진다. 록-투-록 2.2턴의 스티어링은 반응이 빠르기도 하지만 U 턴할 때 상당히 편리하다.

당연한 얘기지만 S4는 A4의 편의 장비를 그대로 갖추고 있다. 그중 화려한 비주얼의 센터페시아가 핵심이다. 빨강과 파랑색이 어우러진 조명은 실내 디자인을 더욱 빛나게 하는 요소. MMI에 구현되는 그래픽도 더 바랄 게 없을 정도다. 반면 화려한 비주얼에 비해 사용이 편하진 않다.

RS를 위한 숨고르기, 아우디 뉴 S4

MMI 자체는 독일 3사 중에서는 가장 편하다고 생각되지만 문제는 공조장치이다. 요즘은 직접적인 인터페이스가 대세인데, 아우디는 거기에 비해서는 부족하다. 예를 들어 바람 세기 또는 히팅 시트를 조절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버튼을 하나 더 눌러야 한다. 달리는 것은 둘째치고 멈춰서 있을 때도 버튼 한 번 더 눌러서 다이얼 돌리는 게 불편할 때가 많다. 그리고 내비게이션 화면에서 MMI로 바로 넘어가지 않는 것도 흠이다. 내비게이션 화면에서 공조 장치의 정보가 화면에 나오지 않는다. 물론 하단의 액정에 표시되긴 한다.

이런 종류의 독일차 특징은 외관에서 차이가 크지 않은 것이다. S4도 그렇다. 아는 사람만 알 수 있게 표시를 해놨다. S4 배지 떼버리면 얼핏 봐선 알아채기가 쉽지 않다. S4는 차고를 20mm 내리고 광폭 타이어(245/40R/18)와 큰 브레이크를 달았다. 브레이크는 200km/h 이상의 속도에서 급제동을 거푸 실시해도 페이드가 나타나지 않을 만큼 성능이 탁월하다. 140km/h 내외의 속도에서는 제동 시간이 일반 중형차 보다 1초 이상 빠른 것 같다.

RS를 위한 숨고르기, 아우디 뉴 S4

시승 해본 결과 S4는 상당히 매력적이다. 우선 구형 보다 전반적인 성능이 좋아졌고 보이지 않는 부분에서도 많은 개선이 이뤄졌다. 커진 차체와 화려한 실내도 빼놓을 수 없다. 가격은 8,600만 원으로 A4 2.0 TFSI(4,530만 원) 보다 두 배에 가까운 금액이 조금 부담스럽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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