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태가 안 좋은 메이커일수록 상품성 강화만이 살길이다. GM과 크라이슬러가 여기에 해당된다. GM과 크라이슬러는 작년 파산보호 이후 구조조정에 애써왔고 최근에는 분기별 실적에서 수익을 내기도 했다. GM과 크라이슬러의 숙제로는 생산 비용의 절감이 꼽히고 있다. 이전부터 계속 지적되어 오던 게 바로 고비용이었다.
CAR(Center for Automotive Research)의 조사에 따르면 GM과 크라이슬러는 대당 생산 비용과 노동자 임금이 일본 회사 보다 3천 달러나 낮아졌다. 이미 상당 부분 비용 절감을 이뤄냈다는 설명이다. 이럴 경우 마진이 적은 소형차에서도 이익을 기대할 수 있다. 이전 같았으면 소형차에서는 이익을 내기 힘들었다. 앞으로 소형차를 내놓아야 하는 두 회사의 입장에서는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CIR(Citi Investment Research)의 최근 조사에서는 GM의 대당 고정 비용이 작년의 1만 400달러에서 올해는 7,280달러까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2012년에는 5,772달러까지 떨어트릴 계획이다. 크라이슬러는 조사되지 않았지만 GM과 비슷한 수준까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글로벌 인사이트는 생각보다 GM의 상태가 나쁘지 않다고 평가했다. 미 점유율이 18% 이하로 떨어지더라도 비용 절감 때문에 순익은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익히 알려진 것처럼 포드는 미국 빅3 중에서는 가장 경영 상태가 좋다. 미국 회사 중에서는 유일하게 정부의 도움을 빌리지 않은 것도 높이 평가되고 있다. 포드는 올해 2분기까지 5분기 연속으로 흑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작년 초부터 시작된 경영 호전이 올해 상반기 내내 이어지고 있는 것. 내년 하반기가 되면 부채에서도 완전히 벗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미국 내 점유율도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GM과 크라이슬러도 포드의 뒤를 따라 회생의 기미를 보이고 있다. 두 회사는 올해 1분기에 14억 달러 이상의 현금을 만들었다. 다수의 공장 폐쇄와 비용 절감 등의 노력 때문이다. 현금이 돌게 되면 계획한 대로 신차 개발을 추진할 수 있고 기술 개발도 할 수 있다. 두 회사는 지금이 가장 중요한 시기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인식은 아직 좋지 못하고 특히 크라이슬러가 가장 어렵다. 오토퍼시픽이 지난 3월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크라이슬러와 짚, 닷지, 램 모델의 구입을 원하는 고객의 비율은 18%에 불과했다. 이는 2007년의 24%에서 더욱 감소한 것이다. 따라서 떨어진 이미지를 다시 끌어올리고 제품의 경쟁력을 높이는 게 중요하다.
포드의 경우 앨런 멀랠리의 지휘 아래 빠르게 신차를 내놓고 있다. 피에스타나 신형 포커스, 뉴 익스플로러가 한 예이다. 거기다 토요타가 리콜 사태로 휘청거릴 때 가장 득을 본 메이커도 포드이다. 반면 준비돼 있지 않은 GM과 크라이슬러는 토요타 사태에서 별다른 이득을 보지 못하고 있다.
이렇기 때문에 GM과 크라이슬러의 점유율은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다. GM의 경우 올해 1분기 미국 점유율이 전년 동기의 19.2%에서 18.7%로 하락했다. 브랜드 폐쇄라는 극약 처방과 인센티브를 줄인 것도 한 이유이다. 같은 기간 크라이슬러는 10.7%에서 9.3%로 떨어졌고 인센티브는 대당 1천 달러 이상을 줄였다.
미국의 연간 판매가 경제 위기 이전의 수준으로 회복되기 위해서는 2015년은 되어야 한다는 전망이 있다. 이 예상이 맞는다면 기존의 볼륨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하며 지금보다 더욱 강화된 상품성을 확보하고 있어야 좋은 시절이 왔을 때 그 혜택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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