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당탕탕~” 적절한 의성어를 찾지는 못했지만, 아무튼 차 안에 요란하게 울려 퍼지는 소리를 들으며 직감했다. ‘아이고~ 올 것이 왔구나...’ 내비게이션 앱을 쓰기 위해 대시보드 위에 걸쳐 놓았던 스마트폰이 출발하는 차의 피칭과 함께 고꾸라져 아래로 떨어지면서 여기저기 부딪치며 내는 소리였다. 타고 있던 소형차의 플라스틱 마감들은 인정사정 없이 단단했고, 투신한 폰의 껍데기는 예상대로 아작이 났다. 다행히 스마트폰 본체가 아니라 액세서리 케이스가 깨졌다.
이런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라도 차에는 스마트폰 거치대가 필요하다. 필자의 차에도 마지못해 거치대를 붙였다. 하지만 시승차를 바꿔 탈 때마다 거치대를 옮겨 달기란 생각보다 귀찮은 일이라, 그 동안 되는 대로 얹어 놓고 사용해 온 것이 예견된 사고를 부른 것이다.
내친김에 SGP의 Kuel S20이라는 제품을 써보기로 했다. ‘아작’난 스마트폰 케이스도 SGP의 제품이라는 인연이다.
‘모바일 스탠드’라는 영문 명칭을 가진 쿠엘 S20은 탁상, 차량 겸용의 거치대이다. 필자의 차에 부착된, 조금은 고리타분한 모양의 거치대와는 비교되는, 세련된 디자인이 돋보이는 제품이다. 스마트 폰만 사용하라는 법은 없지만, 본격 스마트폰 시대에 어울리는 디자인을 갖고 있다고도 할 수 있겠다.
바닥 흡착면은 요즘 대세로 보이는 젤 타입 석션 컵으로 되어 있다. 레버를 비틀어 고정하는 기존의 고무 흡착판에 더불어 표면이 끈적한 흡착면을 적용해 구식 제품들과는 비교할 수 없이 잘 붙고, 잘 붙어 있는다.
몇몇 시승차의 대시보드에 붙이고 사용해봤는데, 곡면만 아니라면 표면 패턴 정도는 거의 문제가 되지 않았다. 메이커 측에서는 일단 단단하고 고른, 평탄한 면에 부착할 것을 권하고 있으며, 먼지나 작은 곡면은 쥐약이다. 제품 자체는 물 세척이 가능하기 때문에 지저분해졌을 때는 닦아 쓰면 된다.
석션 레버는 부착면 쪽으로 수직 방향이 아닌 수평 방향으로 밀어줘야 흡착이 되는 방식. 작은 공을 잘라놓은 것 같은 본체의 뒷면에 있다.
스마트폰을 결합시키는 부분은 ‘C’자 형상 플라스틱 자체의 구속력으로 기기를 고정하게 끔 되어 있다. 기기와 접촉하는 부분에는 양쪽에 논슬립 매트가 붙어있어서 미끄러짐을 방지해준다. 이 때문에 기기를 넣거나 뺄 때도 한쪽 방향으로 미는 것 보다는 C자 플라스틱을 벌려 한쪽씩 끼는(빼는) 것이 나아 보인다.
아이폰4를 기준으로 얘기하자면 케이스가 입혀진 상태에서도 사용에 무리가 없도록 되어 있다. 다만, C자형 플라스틱의 너비가 있기 때문에, 아이폰의 측면에 있는 볼륨 조절 버튼이 눌린 채 결합되지 않도록 신경 써야 한다.
스마트폰 결합 부분은 거치대 본체와 볼&소켓 방식(볼헤드)으로 연결되어 360도 회전이 가능하고, 어떤 방향이건 30도까지는 기울일 수 있도록 되어 있다. 각도 조절 후 본체의 링을 돌려 고정하는 방식인 줄 알았는데, 빨간색 링은 순전히 장식용으로, 작동이 되지 않는 부분이다. 볼&소켓 구조 자체의 구속력으로 각도를 유지한다. 혹시 사용 중에 느슨해지지는 않을까 싶기도 했지만 끝까지 견고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오히려 아쉬운 부분은 기울일 수 있는 각도가 30도에 그친다는 점이었다. 수평면 위에 부착을 한다고 치면 스마트폰이 대각선 위쪽을 향하도록 기본 방향이 설계되어 있기 때문에, 대시보드가 높은 차의 경우에는 이 제품을 대시보드 상단에 부착할 경우 운전자와 마주보는 각도를 만들기가 어렵게 된다.
사실 SGP측에서는 자동차에서 이 제품을 사용할 경우, 되도록 유리창에 부착해줄 것을 권장하고 있는데, 이때 가장 강력한 흡착력이 발휘되기 때문이다. 이동을 전제로 하는 자동차의 특성상, 흡착력이 약해지면 안전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쿠엘 S20은 대시보드에 부착했을 때 그 디자인적 장점이 잘 살아나는 것 또한 사실이다. 이번에 사용한 제품은 빨간색 장식 링을 둘렀지만, 파란색, 은색 등도 준비되어 있어 취향에 따른 선택도 가능하다.
SGP 쿠엘 S20은 디자인 못지 않게 우수한 질감과 품질로 거치대를 사용하는 데 대한 만족감을 높여주었다.
필요에 의해 어쩔 수 없이 사용하는 여느 제품들과 달리, 본래의 용도를 충분히 만족시키는 것은 물론 차 안을 꾸며주는 액세서리 소품으로도 손색이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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