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버린 퍼포먼스(Sovereign Performance)’. 아우디의 고성능 모델라인인 ‘S’시리즈의 이니셜은 ‘최고의 성능’을 의미한다. 아우디는 A4,A5,A6,A7,A8을 바탕으로 성능을 끌어 올린 S4,S5,S6,S7,S8을 팔고 있다. 아우디 TT 쿠페와 로드스터에도 TT‘S’ 버전이 있고, 해치백인 A3를 바탕으로 신형 S3도 나온다. 최고라는 S보다 성능이 더 높은 ‘RS’ 버전도 있다. RS는 ‘레이싱 스포츠’를 뜻하는 독일어 ‘Renn Sport’의 약자로, 현재는 TT‘RS’, RS4, RS5가 있다. 벤츠의 ‘AMG’, BMW의 ‘M’에 해당되는 모델들이다. RS에 비하면 보편적이라 할 수 있는 S시리즈는 ‘에브리데이 스포츠카’를 콘셉트로 한다. 평범한 세단으로는 만족할 수 없는 열정을 가진 이들이 스포츠카를 대신해 매일 타더라도 불편함이 없도록, 강력한 엔진과 높은 수준의 장비, 그리고 아우디의 상시 사륜구동 시스템인 ‘콰트로’를 겸비했다.
지난 5일, 전남 영암 코리아 인터내셔널 서킷에서 진행된 ‘아우디 S모델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행사를 통해 최신 S시리즈들을 시승해봤다. 아우디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는 아우디가 콰트로를 처음 개발했던 30여 년 전, 200여명의 고객을 대상으로 체험 교육을 실시했던 것에서 출발하여 이제는 전 세계적으로 연간 18,000명가량이 참가하는 프로그램이 됐다. 한국 행사를 위해 여섯 명의 아우디 독일 본사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팀이 실습 차량과 함께 방한했다. 아우디 S4,S5,S6,S7,S8를 모두 만나볼 수 있었지만 초점은 지난 10월 22일 국내에 동시 출시된 S6, S7, S8에 맞춰졌다.
아우디 S4, S5는 3.0리터 V6 수퍼차저 엔진, S6,S7,S8에는 4.0리터 V8 트윈스크롤 트윈터보 엔진을 탑재한다. 특히 S8은 S6,S7보다 더 큰 터빈을 적용해 100마력 더 높은 520마력의 최고출력을 발휘한다. 이로 인해 최대토크 발생 시점이 약간 더 늦긴 하지만, 66.3kgm의 수치도 기함다운 면모를 보여준다. 람보르기니의 것을 개량한 5.2리터 V10 엔진을 탑재했던 구형 S8과 비교하면 카리스마는 떨어지나, 성능은 더 좋아졌다. 다운사이징뿐 아니라 상황에 따라 8기통 중 4기통을 정지시키는 ‘실린더 온 디멘드’ 기술로 스마트하게 효율을 높였다. 과거 이런 기술을 쓴 차들은 소음, 진동이 단점으로 지적됐었지만 아우디는 액티브 엔진마운트와 액티브 노이즈 컨트롤을 통해 운전자조차 계기판을 보지 않으면 알 수 없을 정도의 완성도를 실현했다.
빨간 테두리가 둘러진 버튼을 눌러 시동을 걸면 의외로 많이 억제된 엔진 및 배기음이 들린다. 운전하며 듣는 효과음은 오히려 S4가 낫지 싶다. 그만큼 S8은 점잖아졌다. 실내는 스포티한 장식에 아랑곳없이 우아하고 고급스러우며, 아늑하다. 그래도 넘치는 힘은 감추지 못한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100km까지 가속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S5 쿠페보다 0.7초 빠른 4.2초에 불과하다. 진지한 스포츠카의 수준이다. 대형세단이지만 차체를 알루미늄으로 만들어 몸놀림도 가볍다. 적응형 에어서스펜션이 차체를 지탱하고 전자 장치로 성능을 높인 콰트로가 네 바퀴로 노면을 움켜쥐게 한다. 안정적이지만 감성적인 면에서는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던 콰트로에 코너링 성능을 높여주는 토크벡터링과 스포츠 디퍼렌셜을 더해 운전 재미를 높였다.
마침 비에 젖은 서킷에서 S8은 진면목을 발휘했다. 다만, 옵션 가격이 ‘차 한 대 값’이라는 카본세라믹 브레이크는 적정 온도에 이르지 못한 탓인지 성능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시속 200km가 넘는 속도에서의 급제동을 반복했음을 감안하더라도 말이다.
© 2024 rpm9.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