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조등. 앞을 잘 살피기 위해 빛을 비춰주는 장치다. 차 앞쪽에 달렸다고 해서 영어로는 헤드라이트라고도 부른다. 어두울 때 앞을 밝혀 운전자의 시야확보에 도움을 주는 게 주된 임무다.
이런 전조등이 대낮 사고를 막아주는 도우미로 화려하게 변신했다. 낮에 전조등을 켬으로써 사고율이 최대 40%까지 낮아지는 건 구름이 자주 끼는 북유럽에서 입증됐다. 우리나라에서도 20%쯤 낮아졌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단순히 내 시야만 밝히는 게 아니라 다른 차에게 내 위치를 알리는 수단으로 작용해서다. 안개가 짙게 낀 날 비상등을 켜서 내 위치를 알리는 것과 비슷한 이치다.
그렇지만 전조등은 원래 어두컴컴한 밤에 사용하기 위해 만들어졌기 때문에 낮에 사용할 경우 차에 무리를 주거나, 연료소모가 늘어날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발전기를 돌리는 데 엔진 힘을 쓴다는 이유 때문이다. 물론, 사고를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반대 입장도 만만찮다.
그래서 나온 게 `주간주행등(DRL:Daytime Running Lamp)`이다. 전조등처럼 환하지만 전력소모가 적은 LED를 썼다. 전조등 주변에 장식처럼 쓰이기도 하고, 밖으로 드러내 기능을 앞세우기도 한다. 요즘 나온 차는 대부분 이런 게 달려 있다. 낮에 환한 램프를 밝혀서 내 위치를 표시하면서도 차에 무리를 주지 않는다. 안전을 내세운 쪽과, 환경을 내세운 쪽 주장을 신소재로 절충한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특히 해가 뜨거나 질 때, 눈이나 비가 올 때처럼 다른 차를 쉽게 알아차리기 어려운 상황에선 반드시 전조등을 켜는 편이 좋다”고 조언하며 “다른 차가 끼어들거나 뒤따라 올 때에도 거리를 쉽게 알아차릴 수 있기 때문에 사고율이 낮아지는 것”이라 전했다.
박찬규 기자 sta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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