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 상권 살리는 캠핑, 상생의 아이디어”

발행일자 | 2013.05.02 10:04

100만 캠퍼들의 친구, 캠핑퍼스트 이동환 대표 인터뷰

“골목 상권 살리는 캠핑, 상생의 아이디어”

“전국 어디든 텐트 하나만 들고 가도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캠핑퍼스트 이동환 대표의 바람이자, 그가 강조하는 ‘공정캠핑 캠페인’의 최종 목표다. 우리나라의 독특한 오토캠핑 문화와 지역 특색을 살려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지역경제 발전에 이바지한다는 것. 즉, 캠핑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 이로 인해 ‘산업’으로서의 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이 대표에 따르면 캠핑용품은 이름이 많이 알려진 몇 개 브랜드에 치우친 소비가 이뤄지고 있고, 캠핑장 주변 상권도 아직까진 큰 이득이 없다. 대부분 사람들은 주말 저녁, 퇴근 후 캠핑장을 찾기 때문에 캠핑장 주변 마을의 상점을 이용할 수가 없다는 얘기다.

“지금까지 국내 아웃도어 시장은 외형적 성장에만 치우친 탓에 그 혜택을 많은 사람들이 나누지 못했습니다. 균형 잡힌 성장을 위해 노력해야 하고요, 모두가 행복해질 수 있는 긍정적 효과를 내기 위해 캠퍼들 스스로가 생각을 바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상생 모델을 만들려 한 게 ‘공정캠핑 캠페인’이라고 볼 수 있죠.” 이 대표의 말이다. 특히 지역 축제는 하루만 보고 끝나는 게 많지만, 캠핑은 며칠 동안 한 곳에 머물면서 소비하기 때문에 지역 경제를 살리는 데 도움이 된다는 분석도 덧붙였다.

현재 국내 아웃도어 시장 규모는 약 6조원쯤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에 이어 세계 2위에 당당하게 랭크돼 있다. 그리고 이런 아웃도어 활동의 근간이 되는 건 캠핑이다. 가족과, 친구들과 함께 큰 힘 들이지 않고 야외 활동을 즐길 수 있어서다.

이 대표는 사람들이 캠핑에 열광하는 이유에 대해 언급했다. “도시 속에 살다 보니 흙을 밟거나, 녹색 공간을 즐길 여유가 없죠. 이게 첫 번째 이유일 겁니다. 그리고 압축성장을 거듭한 우리나라의 특성상 여가라는 걸 모르고 살아온 건 두 번째 이유가 되겠네요. 주 5일제 도입으로 주말마다 할 일을 찾아야 하는데, 가족과 함께 할 야외 활동엔 캠핑이 제격이잖아요. 어릴 적에 캠핑을 하던 향수를 되살리고, 아이들과 아내와 함께 즐길 수 있는 시간이 늘어나는 거죠. 그리고 야외에선 불편한 게 많아서 아빠가 할 수 있는 역할이 많아지거든요.(웃음)”

물론 오토캠핑을 즐기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부작용도 생겼다. ‘조용함’과 ‘휴식’을 강조하는 북미-유럽형 캠핑보다, 집단 문화를 강조하는 ‘우리’ 캠핑이 빠르게 자리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앞으론 캠핑 인프라도 이에 맞춰 발전해야 한다고 이동환 대표는 강조한다.

“개인주의가 강한 서구와는 달리 ‘우리’를 강조하며 여럿이 몰려 캠핑을 다니는 경우가 많죠. 그러다 보면 자연스레 새벽까지 얘기가 길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시간 가는 줄 모르거든요. 물론, 조용히 자연을 즐기러 온 사람도 있을 것이고, 정말 제대로 놀다 가려는 사람도 있을 겁니다. 결국 획일화된 캠핑 인프라에서 벗어나 캠퍼들의 목적과 취향에 맞춰야 우리만의 캠핑 문화가 정착될 수 있을 거라 봅니다.” 캠핑장을 여러 테마로 구성해 조용한 소가족용, 여럿이 떠들어도 문제 없을 만한 공간 등 더욱 즐겁게 놀 수 있는 공간이 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마지막으로 이동환 대표는 “터무니 없이 비싼 장비를 고르지 말라”고 당부했다. 장비에 연연하다 보면 밖으로 나간 의미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비싼 장비만 사 놓으면 누가 가져갈까봐 캠핑장 외엔 꼼짝도 못 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아이러니하죠. 장비 부담이 줄어들면, 가족과 함께 주변 테마에 따라 해양스포츠나 래프팅, 트래킹도 즐길 수 있을 것이라 봅니다. 맛집 찾아다니는 재미도 쏠쏠하겠죠. 그리고 캠핑을 즐기기 전에 그늘막 텐트나, 대여 장비를 통해 야외활동을 먼저 체험해보는 게 중요합니다. 그래야 거부감과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을 겁니다.”라고 조언했다.

한편, 캠핑퍼스트는 IT인프라를 갖춘 IT기업이다. 2007년 9월, 온라인 커뮤니티로 시작해 지금은 100만 캠퍼들의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평소 등산에 관심이 많았던 이 대표가 IT 업종에서 일하던 경험을 살려 e-비즈니스에 빠르게 적응한 게 ‘캠핑퍼스트’가 100만 캠퍼의 요람이 된 배경이다. 지난 2010년엔 커뮤니티와 장터를 분리했고, 2011년5월에 회사를 설립했다.

이동환 대표에 따르면 캠핑이라는 오프라인 활동을 즐기기 위해선 온라인 인프라가 잘 갖춰져야 한다고 한다. 노하우를 공유하고, 서로가 함께하는 공간으로서의 또 다른 공동 생활이 시작되기 때문이라는 것. 결국 사람이 중요하며, 그래서 커뮤니티가 필요했다는 얘기다.

아울러 캠핑퍼스트는 단순 커뮤니티를 벗어나 중소기업들에게 기회를 주는 회사로 거듭날 계획이다. 좋은 제품을 골라 회원들에게 소개해 주는 걸 넘어, 해외 수출 기회도 주면서 우리 장비와 캠핑 문화를 세계에 알린다는 게 목표다.

이 대표는 인생의 후배들에게도 조언을 잊지 않았다. “아이디어와 열정으로 도전해서 성공한 유명한 사례가 많죠. 우리나라는 좋은 인재가 많다고 봅니다. 저도 비즈니스 모델을 잘 만들어서 후배들에게 물려주고 싶습니다. 그리고 항상 자연과 함께하는 삶을 추천합니다. 저도 예전에 사업이 어려웠을 때 자연 속에서 재기를 꿈꿨거든요. 대 자연의 에너지를 받을 수 있을 겁니다. 지금, 도전하세요!”

박찬규 기자 sta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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