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적인 유럽 자동차 제조사 중 하나인 ‘볼보’가 한국산 부품에 문호를 개방했다.
최근 현대기아차의 선전 등으로 한국 자동차 부품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면서 스웨덴 볼보승용차(이하 볼보)는 2016년 신모델에 한국 부품을 적극 채택할 전망이라고 25일 외신은 전했다.
볼보는 오는 2016~2017년 전기차를 포함한 7종의 신모델 발표 계획을 수립, 현재 신차에 들어갈 자동차 부품 신규 공급처를 모색하고 있다. 신차 시장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면서 볼보도 원가절감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에 KOTRA 스톡홀름 무역관은 오는 5월 6~7일 양일간 한국 기업을 스웨덴 볼보 본사로 초청해 구매상담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번 상담회는 부품 뿐 아니라 페인트 등 소재, 액세서리까지 대상을 아우른 것이 특징이다.
지난 2월 말부터 이달 중순까지 1차 상담 참가업체를 모집했으며 현재 국내 14개 업체가 스톡홀름 본사행을 확정했다. 하지만 트랜스미션, 각종 펌프류, 서스펜션류, 윈드실드 등 부품과 카시트 및 안전벨트, 알루미늄 주조부품과 페인트 등 차량용 소재에 대해서는 이달 28일까지 추가로 업체를 모집하고 있다.
볼보는 과거 한국산 부품을 ‘중국보다 1단계 정도 낫지만 일본보다 2~3단계쯤 모자라는 수준’으로 인식했다. 하지만 최근 한국 방문 경험이 쌓이고 현대기아차의 성과를 보면서 ‘일본과 비슷하며 일부 부품은 한국이 더 우수하다’는 인식을 갖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 같은 인식 변화가 볼보 구매담당자가 아닌 조립라인, 프레스 금형 등 관련 엔지니어의 의견이어서 더욱 의미있다는 평가다.
KOTRA 관계자는 “볼보는 기본적으로 현대, 기아 등 한국차의 성과를 인정하고 있기 때문에 기술력만 충분하다면 OEM 공급처로 채택될 가능성이 높다”며 “다만 혁신의 절실함을 느끼지 못하고 있고 한국산 부품업체에 대한 인식이 전 구성원으로 확대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중장기적인 인내가 요구된다”고 전했다.
한편 볼보는 지난 2012년 볼보AB그룹에서 분리돼 중국 길리(Geely)에 매각됐으며 지난해 생산량은 43만대 수준이다. 작년 현대기아차는 755만대를 판매했다.
정미나기자 mina@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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