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ENT 드라마] ‘비밀의 숲’(14) 조승우의 무의식 속에는 신혜선을 좋아한 감정이 남아있을 수도 있다

발행일자 | 2017.07.24 00:53

안길호 연출, 이수연 극본의 tvN 토일드라마 ‘비밀의 숲’ 제14화는 영은수(신혜선 분)가 살해당한 전후의 이야기가 자세하게 펼쳐졌다. 누구든 범인일 수 있고 누구든 의심받을 수 있는 분위기였는데, 영은수의 살해로 말미암아 누구든 살해당할 수 있는 위험에 직면한 분위기로 전환된 것이다.

현직 검사를 살해할 정도면 물불을 가리지 않는 질주가 더 이어질 수 있다고 예측되기 때문인데, 용의자로 의심받던 인물까지 피해자가 될 수 있도록 많은 장치를 설치해 놓은 ‘비밀의 숲’의 촘촘함과 꼼꼼함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비밀의 숲’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비밀의 숲’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 누구든 범인일 수 있는 분위기에서, 누구든 살해당할 수 있는 위험에 직면한 분위기로 전환되다

‘비밀의 숲’에서 스폰서 검사 살인사건의 범인은 아직 채 밝혀지지 않고 있다. 제14화 마지막에 서부지검 과장 윤세원(이규형 분)이 범인일 가능성이 선명하게 대두됐는데, 시청자들 중에는 윤세원이 조력자일 수는 있지만 최종 범인은 아니라고 추청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 이유는 윤세원을 범인이라고 가정했을 때도 풀리지 않는 이야기가 아직 많고, 오히려 의문점이 추가로 생기기 때문이기도 하다. 아직까지 ‘비밀의 숲’은 외부세력과의 대결구도라기보다는 내부세력 간의 갈등과 대결구도라고 생각하게 된다. 제목이 ‘숲이 비밀’이 아닌 ‘비밀이 숲’이라는 것은 그런 뉘앙스를 뒷받침한다.

‘비밀의 숲’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비밀의 숲’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 황시목의 때늦은 후회, 어쩌면 그의 무의식 속에는 영은수를 좋아한 감정이 남아있을 수도 있다

제14화에서는 영은수의 죽음으로 충격받은 황시목(조승우 분)이 처음에는 냉혈한 반응을 보이는 듯했지만, 감정동요와 내적갈등을 겪는 모습을 보여줬다. 황시목뿐만 아니라 시청자들도 적지 않게 충격을 받았을 것이다.

황시목의 무의식 속에 남아 있던 감정들은 영은수를 좋아했거나, 최소한 자신에게 관심을 보인 영은수가 싫지 않았었다는 것을 황시목이 깨달은 것으로 보였다. 황시목의 때늦은 후회는, 영은수가 황시목에게 관심을 보일 때 거부반응을 일으켰던 시청자들 또한 후회의 마음과 죄책감에 사로잡히게 하는데 일조한다.

‘비밀의 숲’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비밀의 숲’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만약 황시목이 감정을 있는 그대로 느꼈고 또한 영은수를 좋아했었다면, 스토리텔링은 디테일과 큰 흐름에서 변경됐을 수도 있다. 로맨스 없는 드라마인 ‘비밀의 숲’이 로맨스가 있었으면 어땠을까 가정하게 만든다는 점은 흥미롭다.

◇ 현실감 있는 대사는 다큐멘터리나 리얼리티 예능 프로그램처럼 개연성을 느끼게 만드는데 도움을 준다

‘비밀의 숲’의 특징 중의 하나는 대사가 무척 현실감 있다는 것이다. 과도하게 문어체로 흐르거나 현학적인 구어체로 진행되지는 않는다. 드라마의 현실감 있는 대사는 다큐멘터리나 예능 프로그램을 보는 것처럼 시청자들이 개연성을 느끼게 만드는데 도움을 준다는 점이 주목된다.

‘비밀의 숲’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비밀의 숲’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극본을 쓴 이수연 작가의 현실감 있는 대사 활용은, 추후에 로맨스 드라마 또는 내면심리에 더 초점을 둔 드라마를 쓸 경우 더욱 흡수력과 밀착력이 강할 것이라는 기대를 하게 만든다.

◇ 황시목이 펑펑 울었다면 시청자들이 더 많이 울었을까? 황시목이 마음대로 울지 못하니까 시청자들이 내적으로 더 먹먹해진 것인가?

영은수의 장례식장에 온 황시목은 소리 내 펑펑 울지 않았다. 황시목의 뒷모습은 울고 있다는 것을 추측하게 만들긴 하지만 직접적으로 확인해 주진 않았다. 만약 황시목이 펑펑 울었다면 감정이입한 시청자들은 더 많이 울었을까?

‘비밀의 숲’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비밀의 숲’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아니면, 마음대로 울지 못하는 황시목 때문에 시청자들이 내적으로 더 먹먹함을 느끼게 된 것일까? 황시목 역을 맡은 조승우는 어떤 경우라도 시청자들의 울먹이는 마음을 잡아뒀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비밀의 숲’에서 조승우의 연기력은 물론 돋보이는데, 피도 눈물도 없을 것 같은 캐릭터를 소화하면서도 인간적인 매력을 표현해 시청자들로부터 관심과 보호를 받는다는 점이 주목된다. 조승우가 밥 먹는 신이 나오면 즐거워하는 시청자들의 모습을 보면, 시청자들 모두가 조승우의 부모나 선배 같은 마음이 아닐까 하는 상상을 하게 된다.

‘비밀의 숲’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비밀의 숲’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 모자 하나 쓰고 범인 포스 작렬하게 변신한 이규형의 연기력

영은수 살인범으로 추정되는 윤세원 역을 맡은 이규형은, 양복을 입었을 때는 무언가 자신감이 부족한 직장인 스타일의 검사로 보였는데, 인천공항에서의 도망 장면에서는 모자를 쓴 것 하나만으로도 범인 포스를 강하게 풍겼다.

이런 변신이 가능한 것은 이규형의 표정연기와 행동연기가 뛰어나기 때문인데, 뮤지컬배우와 영화배우로 활약하며 다양한 연기력을 구사하는 이규형은 앞으로도 인상 깊은 연기를 보여줄 것이라고 기대된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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