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ENT 드라마] ‘비밀의 숲’(16-3) 조승우의 연기를 보려다 유재명에게 빠져들고, 이규형과 윤세아의 연기가 여운으로 남는다

발행일자 | 2017.08.06 06:19

tvN 토일드라마 ‘비밀의 숲’ 최종화(제16화)에서 윤과장(윤세원 과장) 역의 이규형과 이연재 역의 윤세아의 연기는 임팩트 있고 인상적이었다. ‘비밀의 숲’은 조승우(황시목 역)의 연기를 보기 위해 시청하기 시작했다가, 유재명(이창준 역)에게 빠져들고, 이규형과 윤세아의 연기가 여운처럼 남게 된 드라마이다.

‘비밀의 숲’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비밀의 숲’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 밥을 먹는 것만으로도 시청자들에게 힐링을 선사한 조승우, 표정이 없는 표정 연기의 진수를 보여주다

‘비밀의 숲’에서 조승우는 유달리 밥을 제대로 먹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서부지검 검사 사이에서도 외톨이였고, 밥을 먹으려고 하면 일이 생겨 끝까지 먹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고, 회식도 일을 하느라고 참석하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했다.

밥을 먹지 못해서 배고프거나 슬프다는 연기를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조승우에게 시청자들을 감정이입하게 만든 이유는, 표정이 없는 표정 연기를 통해 공감을 불러일으켰기 때문이다.

‘비밀의 숲’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비밀의 숲’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중간중간 감정을 살짝씩 드러냈을 때 더 큰 울림을 준 것도 절제한 것처럼 딱히 느껴지지 않도록 자연스럽게 강약 조절한 조승우의 연기력에 기인한다. 드라마 초반부터 끝까지 일관성을 유지해 조승우에게 감정이입한 시청자들을 지속적으로 몰입하게 만들었다는 점도 주목된다.

◇ 장인 앞에서 무능력한 사위로 보이다가, 빅피처의 설계자로 존재감을 발휘한 유재명

유재명의 연기력은 이전부터 인정받았었는데, 드라마 ‘응답하라 1998’에서 동룡이(이동휘 분) 아빠 류재명 역으로 기억했던 시청자들이 많다. 거침없고 화끈한 성격이지만 의리파이고 포용력을 가진 인물이라는 이미지가 있었는데, ‘비밀의 숲’에서는 변신해 인생 캐릭터를 연기했다고 볼 수 있다.

‘비밀의 숲’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비밀의 숲’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유재명은 무능력함과 무서운 카리스마, 수동적인 모습과 능동적이며 적극적인 모습을 모두 표현했는데, 이창준 캐릭터가 각각의 상황에서 중심을 잡으면서 황시목 캐릭터와 거리 차이를 좁혔다 넓혔다를 반복하면서 드라마의 무게감을 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비밀의 숲’으로 인해 유재명은 이제 주연급 역할로 캐스팅될 것이라고 기대된다. ‘비밀의 숲’에서 아주 잠깐씩 보여준 모습은 코미디와 멜로도 무척 잘 소화할 것이라고 생각되는데, 어떤 모습으로라도 자주 만나고 싶은 연기자이다.

‘비밀의 숲’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비밀의 숲’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 ‘비밀의 숲’ 마지막을 이끈 이규형, 눈물을 흘리면 시청자들이 그의 편을 들게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비밀의 숲’ 제15화 초반에 눈물을 흘려 시청자들에게 범인을 찾았다는 확인과 함께 공감과 연민의 양가감정을 느끼게 만든 이규형은 최종화에서도 눈물을 흘렸는데 무척 착해 보였다는 점이 눈에 띈다.

양조위를 닮은 잘생긴 외모에 안경을 쓸 때와 벗을 때, 양복을 입었을 때와 사복을 입었을 때 다른 이미지를 전달하는 변신, 그리고 시청자들의 감정을 뒤흔드는 눈물 연기는 지난 방송을 재시청하며 이규형의 연기를 다시 보고 싶게 만든다.

‘비밀의 숲’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비밀의 숲’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최종화에서 배두나(한여진 역)와 펼친 연기의 케미는 절제한 듯하면서도 내면을 제대로 표현했는데, 무덤덤하게 보일 수도 있고 죄를 뉘우치고 있는 것으로 보일 수도 있는 두 가지 해석이 모두 가능한 표정 연기를 했다는 점은 돋보였다.

◇ 드라마 초반 예쁨을 담당한 것으로 보였던 윤세아, 표독함과 사랑스러움을 임팩트 있게 드러내다

‘비밀의 숲’ 초반에 윤세아는 미스터리한 인물이었다. 윤세아의 등장은 브라운관을 화사하게 만들기도 했지만, 내면에 숨겨져 있을 것으로 보이는 표독함에 분위기를 서늘하게 만들기도 했다.

‘비밀의 숲’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비밀의 숲’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제14화까지만 해도 내면보다는 외면 행동에 초점을 맞춤으로써 호기심을 자극했던 윤세아는 제15화를 거쳐 최종화에 이르면서 짧지만 강한 내면 연기를 보여줬다. 유재명이라는 재능이 아닌 유재명이라는 남자를 사랑한 모습을 인상적으로 표현했고, 권력을 지키기 위한 복수가 아닌 사랑하던 남자를 잃은 마음에 복수를 하겠다는 내면을 표현할 때는, 그간 유재명과 윤세아가 같이 나온 장면의 디테일을 생각하게 만들었다.

제14화까지 윤세아는 내면 연기를 펼치고 싶은 마음을 어떻게 절제하며 이연재 캐릭터를 유지했는지 놀랍게 여겨진다. 만약 ‘비밀의 숲’ 시즌2가 만들어진다면 윤세아의 본격적인 내면 연기를 첫방부터 보고 싶다는 마음이 생긴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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