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ENT 영화] JIMFF(4) ‘샐리의 법칙’ 내가 가진 것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고 있다면?

발행일자 | 2017.08.08 19:33

엄승혜 감독의 ‘샐리의 법칙(Sally’s Law)’은 제13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JIMFF 2017)’ 한국 음악영화의 오늘 섹션 상영작이다. 전공이 수학, 영어 교육인 학원 선생님 그렉은 한국에 살면서 노래하는 미국인이다. 파주 영어마을에서 일하는 그렉은 사람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좋아하는 게 신기하다고 말한다.

◇ 그렉을 외국 사람이라고 봐야 할 것인가?

‘샐리의 법칙’에서 그렉은 한국을 좋아하고, 한국 사람을 좋아한다. 그렇지만, 우리가 그렉을 보는 입장은 외국인, 그중에서도 미국인이다. 그렉은 자신을 외국인이라고 여길까, 아니면 같은 한국인으로 보길 바랄까?

한국에 와서 꽤 오랜 기간 한국에 살고 있는 사람은 법적인 분류와는 별개로 정서상 한국인일 가능성이 높다. 한국에서 한국 음식을 먹고 한국 사람들과 대화를 하고 같이 살고 있을 경우 한국인으로 대하는 것이 더욱 합리적일 수도 있다.

만약 서울에서 태어났지만 부산으로 이사했고 부산에 있는 회사를 다니며 부산에 오래 산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에게 당신은 절대 부산 사람이 아니라고 말하는 것이 정서적으로 합리적인 것일까를 생각하면, 한국에 오래 살고 있는 외국인들을 어떻게 대하는 것이 맞는지에 대한 답을 쉽게 찾을 수도 있다.

‘샐리의 법칙’ 스틸사진. 사진=제천국제음악영화제 제공
<‘샐리의 법칙’ 스틸사진. 사진=제천국제음악영화제 제공>

◇ 머피의 법칙이 적용될지, 샐리의 법칙이 적용될지 모르지만 일단 도전한다면?

‘샐리의 법칙’은 우연히도 유리한 일만 계속 생기고, 설사 나쁜 일이 있더라도 전화위복이 되는 경우를 말한다고 자막을 통해 영화는 알려준다. 반대의 경우는 ‘머피의 법칙(Murphy's law)’인데, 머피의 법칙이 적용될지 샐리의 법칙이 적용될지는 모르더라도 일단 도전한다면 희망과 가능성은 생길 수 있다.

그렉은 우연히 노래방에 갔다가 친구들의 칭찬을 받고, 결혼식 축가도 부르게 됐고, 전국노래자랑에도 나갔다. 시도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얻을 수 없다는 것은 무척 보편적인 진리이다.

◇ 내가 가진 것이 무엇인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샐리의 법칙’에서 그렉은 자신이 노래에 재능이 없었다고 생각했었다. 의외로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가진 것이 무엇인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자신이 가진 것의 소중함을 잘 모르고 남이 가진 것을 우러러보는 일이 반복되면, 자신이 가진 것 자체를 잊어버릴 수 있다.

그것은 재능일 수도 있고, 열정일 수도 있고, 꿈일 수도 있다. 자신을 믿고 도전하라는 말을 다른 사람들에게 할 때는 자신감 있게 하다가도 막상 자신에게 적용하려고 하면 두려워서 회피하게 되는 경험을 한 관객들은 많을 것이다.

감독이 ‘샐리의 법칙’을 만든 이유는 무엇일까? ‘샐리의 법칙’을 극영화가 아닌 다큐멘터리로 만든 이유는 무엇일까? 단순히 작품이기 때문일 수도 있고, 다른 사람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서 일수도 있지만, 어쩌면 본인에게 샐리의 법칙을 적용하기 위한 암시와 자기최면이 아닐까?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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