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ENT 국악] ‘두 대의 가야금 이야기’ 가야금 연주자 한혜진의 색깔을 담은 자작곡 앨범 발매

발행일자 | 2017.09.21 11:03

가야금 연주자 한혜진의 자작곡 디지털 앨범 ‘두 대의 가야금 이야기’가 9월 22일 각종 음원 사이트를 통해 발매될 예정이다. 2014년부터 2015년, 2017년에 한 달에 한 번씩 듣기 편한 뉴에이지 장르의 가야금 연주곡을 꾸준히 발매하고 있는 한혜진은, 이번에 모든 곡을 직접 작곡, 연주해 그녀만의 색깔이 확연히 드러나는 첫 자작곡 앨범을 출시한다.

이번 앨범은 ‘1. 꽃잎 흩날리던 2. 두 대의 가야금을 위한 ‘대화’ 3. 달 밝은 밤에 4. 바람도 쉬어 넘고 5. 놀자 6. 비나리’의 여섯 곡으로 구성됐는데, 모든 곡이 두 대의 가야금으로 연주돼 가야금만의 영롱한 소리를 풍성하게 느낄 수 있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두 대의 가야금 이야기’ 가야금 연주자 한혜진. 사진=루비뮤직 제공
<‘두 대의 가야금 이야기’ 가야금 연주자 한혜진. 사진=루비뮤직 제공>

◇ 사극 드라마의 OST가 그려지는 ‘꽃잎 흩날리던’

‘두 대의 가야금 이야기’의 첫 수록곡인 ‘꽃잎 흩날리던’은 사극 드라마, 사극 영화의 OST(Original Soundtrack) 같은 느낌을 준다. 꽃잎이 떨어져 흩날릴 때 남녀 주인공의 애틋한 모습이 뮤직비디오처럼 그려지는 곡이다.

흩날리던 꽃잎이 살에 살짝 닿을 때의 감촉처럼 사랑하는 마음이 간지러우면서도 서정적으로 전달되는데, 두 대의 가야금은 따로 질주한다기보다는 일란성 쌍둥이처럼, 혹은 영혼을 교감하는 소울메이트처럼 같은 정서를 함께 만든다는 점이 주목된다.

가볍게 손을 잡고 천천히 걷고 있는 느낌이라고 볼 수도 있는데, 꽃잎이 흩날릴 때 남녀가 걷고 있을 수도 있고, 꽃잎이 흩날리던 모습이 마치 흩날리던 꽃잎의 손가락이 살짝씩 부딪히는 모습일 수도 있다고 그려진다.

◇ 한혜진의 가야금 특유의 주법들과 만난, ‘두 대의 가야금을 위한 ‘대화’’

‘두 대의 가야금을 위한 ‘대화’’(이하 ‘대화’)를 들은 첫 느낌은 한혜진이 그간의 싱글 앨범에서는 보여주지 않았던 가야금 특유의 주법들을 잘 살리고 있다는 것이다. ‘꽃잎 흩날리던’에서 두 대의 가야금은 같이 갔다면, ‘대화’에서 두 대의 가야금은 서로 적극적인 대화를 하듯 더욱 강렬한 상호작용을 한다.

‘대화’는 구성진 멜로디가 더욱 국악적인 요소들과 어우러져 펼쳐지는데, 한혜진의 음악이 기존과는 다른 색깔로도 펼쳐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 또한 하도록 만든 곡이다. 자연음향 공간에서 라이브로 들을 때 얼마나 감동적일지 궁금하게 만들었는데, 라이브 연주 전후에 한혜진이 관객들과 어떤 대화를 주고받을지도 기대가 된다.

◇ ‘달 밝은 밤에’ 환하게 밝은 달이 전하는 고즈넉한 밤의 정서

‘달 밝은 밤에’는 제목을 모르고 들으면 상쾌한 아침을 떠올릴 수도 있는 곡이다. 한혜진의 ‘달 밝은 밤에’는 밝은 달이 고즈넉한 밤의 정서를 환하게 밝히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곡 초반부의 경쾌한 멜로디는 점점 고조되다가 곡 종반부에 차분하게 마무리되는데, 완급 조절을 통해 밝지만 더 깊은 밤이 됐다는 것을 이미지적으로 표현한다는 점이 돋보인다.

‘두 대의 가야금 이야기’ 가야금 연주자 한혜진. 사진=루비뮤직 제공
<‘두 대의 가야금 이야기’ 가야금 연주자 한혜진. 사진=루비뮤직 제공>

◇ 제목부터 많은 것을 상상하게 만드는 ‘바람도 쉬어 넘고’

‘바람도 쉬어 넘고’는 제목부터 많은 것을 상상하게 만든다. 바람이 주는 상쾌하면서 시원한 이미지와 바람도 쉬어 넘는 모습과 이유를 동시에 그리게 되는데, 가야금 소리가 촘촘하게 긴장돼 펼쳐지기보다는 소리의 여백을 충분히 느낄 수 있게 만들기 때문에 제목이 주는 상상력을 더욱 펼칠 수 있다.

두 대의 가야금은 서로 밀며 끌어주는 조화를 들려주는데, 어쩌면 한 대의 가야금으로 연주됐다면 바람의 피로와 휴식이 연상될 수도 있었겠지만 두 대의 가야금은 곡을 좀 더 관조적이며 여유 있게 감상할 수 있도록 만들고 있다.

◇ 사뿐사뿐 발걸음을 옮기며 춤을 추고 싶어지는 ‘놀자’

‘놀자’는 첫 음을 들을 때부터 자리에서 일어나 사뿐사뿐 발걸음을 옮기며 춤을 추고 싶게 만든 곡이다. 두 대의 가야금이 만드는 타악 느낌의 연주는 애니메이션에서 주인공들이 성장을 위한 여행을 떠날 때의 모습을 상상하게 만든다. ‘두 대의 가야금 이야기’는 한혜진이 영화 음악, 특히 애니메이션 음악을 만들어도 좋을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게 만든다.

‘놀자’를 라이브로 연주한다면 한 번은 실사 영상 또는 애니메이션 영상과 함께 연주하고, 다시 한 번 반복 연주하면서 관객들이 사뿐사뿐 춤출 수 있도록 만든다면 재미있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생각된다.

◇ ‘비나리’ 차분한 마무리, 서정적인 여운

‘비나리’는 ‘두 대의 가야금 이야기’를 차분하게 마무리하는 마지막 수록곡이다. 조근조근 이야기를 나누는 것 같은 느낌을 주기도 하는 이 곡은 서정적인 여운 또한 남긴다.

‘두 대의 가야금 이야기’는 가야금 연주자로서 한혜진의 색채를 잘 표현한 앨범인데, 기존의 한혜진과 새로운 한혜진을 같이 만날 수 있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이번 앨범 발매를 통해, 풍성한 가야금 연주와 풍성한 레퍼토리로 지속적으로 사랑받는 가야금 연주자로 한걸음 더 나아가기를 바란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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