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ENT 영화] 부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2) ‘저승사자와 아들’ 저승사자의 아들에게도 동심은 있다?

발행일자 | 2017.10.06 00:25

윈슬로스(뱅상 파로노드), 드니 발겐비츠 감독의 ‘저승사자와 아들(The Death, Dad & Son)’은 제19회 부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BIAF2017) 국제경쟁 섹션의 단편 애니메이션 영화이다. 이 영화는 전 세계에서 최초로 이번 영화제에서 처음 상영되는 월드 프리미어(World Premiere) 작품이다.

◇ 저승사자라는 직업, 가업을 잇고 싶지 않은 아들의 반란

‘저승사자와 아들’은 저승사자를 하나의 직업으로 표현하고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죽음의 수호자이기도 하지만 하나의 가업으로 아들에게 가업을 이어주려고 하며, 아빠와 아들의 관계는 일반적인 부자관계와 별다를 것이 없다는 게 눈에 띈다.

아들은 자신이 죽음의 수호자가 아닌 모두를 지켜주는 수호자가 되기를 원하는데, 아들의 반란은 아버지와 아버지의 직업에 대한 적개심보다는 순수한 동심에서 발현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저승사자와 아들’ 스틸사진. 사진=부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 제공
<‘저승사자와 아들’ 스틸사진. 사진=부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 제공>

‘저승사자와 아들’에서 저승사자가 무섭기만 한 존재는 아니라는 이미지를 받을 수 있는데, 이는 이 작품 자체가 주는 이미지에 기인하기도 하지만 드라마 ‘도깨비’에서 인간 이상의 인간적인 사랑을 보여줬던 도깨비와 저승사자의 이미지가 우리나라 관객들에게 남아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실제 관람하면 영화 ‘부산행’의 장면이 오버랩될 수도 있다.

아무리 ‘저승사자와 아들’에서 아들의 행동의 근거를 동심으로 표현해도 고정관념 때문에 동심의 발현으로 느끼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이 작품이 우리나라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된다는 점은 감독의 의도이든 우연이든 좋은 선택으로 여겨진다.

◇ 아빠는 표정 변화가 없고, 아들은 표정 변화가 있다

‘저승사자와 아들’에서 저승사자인 아빠의 얼굴은 해골만 있기 때문에 표정 변화가 없고, 아들은 얼굴에는 표정 변화가 있다. 특히 아들은 큰 눈을 통해 자신의 감정을 드러낸다.

아빠는 표정을 노골적으로 드러내지 않아도 표정이 드러난 것으로 관객들이 느낄 수 있는데, 어린아이의 마음과 기준을 잡고 아들을 수호하는 아빠의 마음이 잘 표현돼 있다.

‘저승사자와 아들’ 스틸사진. 사진=부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 제공
<‘저승사자와 아들’ 스틸사진. 사진=부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 제공>

◇ 단편으로 기획된 애니메이션이 아니라 장편 중 일부만 보여준 것처럼 더 많은 이야기를 기대하게 만든다

‘저승사자와 아들’은 그 자체로도 하나의 이야기가 되기는 하지만, 앞뒤에 그리고 그 사이에 더 많은 이야기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게 만든다. 저승사자 아빠와 아들의 관계에서 정서를 쌓아가는 장면, 아들의 동심이 세상을 수호하려고 노력하는 장면, 아빠가 아들을 수호할 때 마음속 갈등과 관계가 회복됐을 때 정서의 여운에 대한 스토리텔링은 충분히 풍성하게 확장될 수 있을 것 같고, 어쩌면 감독의 생각 속에서는 이미 틀이 만들어져 있을 수도 있다.

‘저승사자와 아들’은 관람 후 가족끼리 대화를 나누며 생각을 공유하기 좋은 영화이다. 영화 속 아들이 한 행동에 대해 아이가 어떤 생각을 하는지를 알게 되는 것은 교감하고 공감하기 위한 중요한 메시지로 작용할 수 있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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