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ENT 영화] 부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5) ‘공원 생활’ 몽환적이며 실험적인 흑백 애니메이션

발행일자 | 2017.10.09 13:45

문소현 감독의 ‘공원 생활(Life in the Park)’은 제19회 부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BIAF2017) 국제경쟁 섹션의 단편 애니메이션 영화이다. 대사가 없이 진행되는 이야기인데, 어렵게 해석하려면 어려울 수도 있고, 쉽게 받아들이려면 편하게 이해할 수도 있는 작품이다.

‘공원 생활’ 스틸사진. 사진=부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 제공
<‘공원 생활’ 스틸사진. 사진=부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 제공>

◇ 다소 몽환적이며 실험적인 흑백 애니메이션

‘공원 생활’은 다소 몽환적인 분위기를 가진 실험적인 작품이다. 흑백 애니메이션 속 등장인물들은 무언가 하고 싶은 말이 많은 표정인데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말로 표현하지 않기 때문에, 무슨 행동인지 왜 그런 행동을 하는지 이해하려고 하면 매우 어려워질 수도 있는 영화이다.

활이 없는 줄을 열심히 당기는 남자의 모습을 보면 실제 활을 당기기 위해 연습을 하는 것인지, 허상을 추구하고 있는 모습을 상징화한 것인지, 보이지 않는 화살을 이미 쏘고 있는 것인지 궁금해진다.

‘공원 생활’ 스틸사진. 사진=부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 제공
<‘공원 생활’ 스틸사진. 사진=부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 제공>

오리에게 먹이를 주려고 긴 줄을 서 있는 사람들은 사육 혹은 친교라기보다는 먹이를 주는 재미를 얻기 위해 긴 시간을 기다리는 인내심을 발휘하는 것처럼 보인다. 오리는 주는 먹이를 다 먹어야 하는가? 거절하지 않고 다 받아먹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무 말 없는 이야기는 오리의 마음이 어떨지 생각하게 만들기도 한다.

◇ 감독이 말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일까?

영화를 볼 때 감독이 의도하는 것이 무엇인지 꼭 확인할 필요는 없다. 감독의 의도와 상관없이 자신의 감성대로 영화를 볼 자유와 권리가 관객들에게는 있고, 의도와 메시지를 확인하지 않고 그냥 즐기며 관람할 선택권도 관객들에게 있다.

‘공원 생활’ 스틸사진. 사진=부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 제공
<‘공원 생활’ 스틸사진. 사진=부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 제공>

그런데 ‘공원 생활’은 관객적 입장에서 편하게 해석하고 이해하기 쉽지만은 않은 작품이기 때문에 감독의 의도가 궁금해지지 않을 수가 없다. 특히 실험적인 구성을 하고 있기 때문에 더욱 궁금증이 커지는 것이다.

‘공원 생활’에서 다소 친절하지 않은 전개는 감독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적나라하게 했을 경우 상처 입을 수 있는 사람들을 위해 에둘러 표현하려고 하다가 그렇게 보였을 수도 있다. ‘공원 생활’에 대한 관객들의 반응이 궁금해진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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