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ENT 인터뷰] ‘진령군 : 망국의 요화 ’ 작가 임나경! 완벽한 이야기적 조건을 갖췄더라도 독자에게 공감과 감동을 주지 못한다면 매력적인 이야기가 아니다

발행일자 | 2017.10.17 11:32

“완벽한 이야기적 조건을 갖췄더라도 독자에게 공감과 감동을 주지 못한다면 매력적인 이야기가 아니다.” ‘진영군 : 망국의 요화’의 작가 임나경은 글을 쓸 때의 마음가짐을 이렇게 표현했다. 역사소설을 주로 쓰는 소설가이자 각본가, 역사칼럼니스트인 자신을 이야기 예술가로 표현했는데, ‘진령군 : 망국의 요화’ 또한 이야기와 예술의 두 가지 관점으로 바라보면 더욱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역사소설 ‘진령군 : 망국의 요화’. 사진=임나경 제공
<역사소설 ‘진령군 : 망국의 요화’. 사진=임나경 제공>

이하 작가 임나경과의 일문일답

◇ 작가 임나경! ‘진령군 : 망국의 요화’로 돌아오다

-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반갑습니다. 소설가, 각본가(창작팀 東籬 멤버로 활동), 역사칼럼니스트로 활동 중인 이야기 예술가 임나경입니다.

소설가, 각본가, 역사칼럼니스트로 활동 중인 작가 임나경. 사진=임나경 제공
<소설가, 각본가, 역사칼럼니스트로 활동 중인 작가 임나경. 사진=임나경 제공>

- 그간 어떤 작품과 활동을 하셨는지 알려주세요.

주로 역사소설을 집필하고 시나리오 작업도 병행하고 있습니다. 역사소설 대표작으로는 ‘곡마’, ‘대동여지도 : 고산자의 꿈’, ‘사임당 신인선 : 내실이 숨긴 이야기’, 신간 ‘진령군 : 망국의 요화’가 있으며, 일반 소설로 국가 위기의 순간에 위정자들의 위선적인 모습을 풍자하고 국민들의 단합된 모습을 그린 ‘댐 : 숨겨진 진실’이 있습니다.

공모전 당선작으로 ‘솔거, 박제된 천재의 유혹’, ‘은천’이 있으며, 시나리오로는 창작팀 東籬 멤버로서 공동집필한 ‘방문객’이 얼마 전 촬영을 시작하였고 현재 다른 작품을 공동 집필 중입니다. 매달 시니어 신문에 역사 속 숨겨진 인물에 대한 칼럼을 연재하고 있고요.

조선통신사 일행으로 열도의 최초 한류였던 마상재를 다룬 역사소설 ‘곡마’. 사진=임나경 제공
<조선통신사 일행으로 열도의 최초 한류였던 마상재를 다룬 역사소설 ‘곡마’. 사진=임나경 제공>

◇ 신작 ‘진령군 : 망국의 요화’에 대하여

- 최근 발표하신 신작에 대한 호평이 많습니다. 작품 소개 부탁드립니다.

격동의 시대였던 고종 시절, 명성황후가 총애한 ‘진령군’이라는 무녀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십 년이 넘는 세월 동안 미신에 크게 의지한 명성황후의 비호 아래, 매관매직으로 관리임면권을 쥐락펴락하였고 왕과 왕비의 혜안을 흐리게 하여 국고를 탕진하게 만든 민초들의 원흉이기도 합니다. 이 작품에서는 부귀영화가 최정점에 달했던 그녀가 거만하고 탐욕스러운 모습으로 왕비의 비선실세로서 어떻게 국정을 농단하는지를 보여줍니다.

2016년 영천문화제에서 지역민들과 함께 한 ‘곡마’ 작가 팬 사인회 현장. 사진=임나경 제공
<2016년 영천문화제에서 지역민들과 함께 한 ‘곡마’ 작가 팬 사인회 현장. 사진=임나경 제공>

이 작품을 구상하게 된 계기는 작년 국정농단 사건입니다. 모든 국민들의 가슴을 아프게 한 그 처참한 사건을 보며 이 사건과 같이 회자된 ‘진령군’이란 인물을 떠올렸고 ‘불행한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단재 신채호 선생님의 말씀이 생각났습니다.

한겨울 혹독한 추위에도 불구하고 나라의 미래를 걱정하시는 국민들을 보며 저도 역사소설을 쓰는 작가로서 무엇인가를 해야 한다는 의무감을 느꼈습니다. 해서 가까이 접할 수 있고 두고두고 읽힐 수 있는 이야기를 만들어 반복되는 역사의 불행을 막는 일에 동참하고자 이 작품을 구상하게 되었습니다.

2017년 6월에 초청된 부산문화재단의 문화아카데미에서 강연한 ‘조선통신사의 꽃, 마상재! 최초의 한류가 되다’ 강연 책자 일부. 사진=임나경 제공
<2017년 6월에 초청된 부산문화재단의 문화아카데미에서 강연한 ‘조선통신사의 꽃, 마상재! 최초의 한류가 되다’ 강연 책자 일부. 사진=임나경 제공>

- 글을 쓰실 때 어디에 초점을 두시는지, 스토리텔링인지, 등장인물의 내면인지, 등장인물 사이의 관계와 갈등인지, 혹은 다른 어떤 것에 있나요?

로버트 맥키 선생님께서 ‘좋은 이야기의 조건은 너무 많고 복잡하지만 굳이 하나만 꼽자면 공감’이라고 하셨지요. 세세한 이야기의 구조도 중요합니다만, 전체적인 이야기 주제를 결정하고 이야기에 관련된 자료 조사를 하는 집필의 첫 단계부터 마지막 퇴고 단계까지 독자분들께서 얼마나 공감해 주시느냐를 늘 떠올립니다.

실학자로서의 고산자 김정호를 이야기는 역사소설 ’대동여지도 : 고산자의 꿈. 사진=임나경 제공
<실학자로서의 고산자 김정호를 이야기는 역사소설 ’대동여지도 : 고산자의 꿈. 사진=임나경 제공>

완벽한 이야기적 조건을 갖추었다고 해도 독자분들께 공감과 감동을 드리지 못한다면 매력적인 이야기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많은 분들이 공감하고 감동받는 이야기야말로 맥키 선생님 말씀처럼 진정 좋은 이야기가 아닐까요?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이야기의 창작은 저 뿐만 아니라 다른 많은 창작자분들께도 영원한 과제라고 봅니다. 정말 어려운 숙제이지요.

조선 중기를 살아간 21세기 여성이라는 현대적인 여성관으로 사임당을 그려낸 역사소설 ‘사임당 신인선 : 내실이 숨긴 이야기’. 사진=임나경 제공
<조선 중기를 살아간 21세기 여성이라는 현대적인 여성관으로 사임당을 그려낸 역사소설 ‘사임당 신인선 : 내실이 숨긴 이야기’. 사진=임나경 제공>

- 이 책을 읽는 독자에게 권장하는 방법이 있나요? 예를 들어 어떤 시야로 책을 보면 된다, 어느 타이밍에서 뭘 봐야 한다, 어떤 사고나 정신세계로 보길 원한다 등에 대해 추천해주세요.

책 소개글에도 나오듯 백여 년 전 이 땅에 일어난 일과 작년에 겪은 불행한 사건이 판박이입니다. 소름이 끼칠 정도이지요. 책을 읽으시며 어딘가 많이 익숙한 장면들이 간간히 나오실 수도 있습니다. 저자가 일부러 의도한 극적 장치라기보다 당시 일어난 불행한 이야기가 그대로 후대에 재현되었기 때문이겠지요.

이 시대를 충실히 살아내야 하는 동시대인으로서 다시는 후손들에게 불행한 역사를 대물림하지 않겠다는 책임과 의무감으로 읽어주시기를 감히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진정한 반성이 없이는 미래의 발전이 없기 때문입니다.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 위선적인 정치가들의 모습과 단합된 국민들의 노력을 그려낸 재난소설 ‘댐 : 숨겨진 진실’. 사진=임나경 제공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 위선적인 정치가들의 모습과 단합된 국민들의 노력을 그려낸 재난소설 ‘댐 : 숨겨진 진실’. 사진=임나경 제공>

◇ 임나경의 미래, 나는 이런 사람이 되겠다

-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합니다.

장기적인 계획으로 작품을 출간 할 때마다 조금이라도 나아진 모습을 보이는 창작자이고 싶습니다. 독자분들께서는 늘 진화하는 작가의 모습을 보시기를 바라시기 때문입니다. 제게 건강이 허락되지 않는 그 순간까지 더욱 치열하게 고민하고 더욱 최선을 다하고 싶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자기반성과 공부가 뒤따라야겠지요. 단기적인 계획으로는 소설, 시나리오 분야에서 더 좋은 콘텐츠를 구상하여 계속 선보이고 싶고, 미처 우리가 알지 못한 많은 매력적인 역사적 인물을 소개할 예정입니다.

사진 9. 예스24에서 ‘국내 주목할 만한 젊은 작가들의 소설’에 추천된 재난 소설 ‘댐 : 숨겨진 진실’. 사진=임나경 제공
<사진 9. 예스24에서 ‘국내 주목할 만한 젊은 작가들의 소설’에 추천된 재난 소설 ‘댐 : 숨겨진 진실’. 사진=임나경 제공>

- 차기 작품 계획(다른 장르도 포함)이 궁금합니다.

현재 소위 부과 권력을 소유한 이들의 횡포를 풍자한 일반 소설 하나를 퇴고 중입니다. 아마 올 연말이나 내년 초에 인사드리지 않을까 싶습니다. 지금 집필 중인 작품 퇴고가 끝나면 바로 유쾌한 내용의 역사소설 집필에 바로 들어갈 예정입니다. 시나리오로는 늘 같이 작업하는 창작팀 東籬팀과 따듯한 이야기를 공동 집필 중에 있습니다.

현재 서울 교보문고 광화문점에서 만날 수 있는 역사소설 ’진령군 : 망국의 요화‘. 사진=임나경 제공
<현재 서울 교보문고 광화문점에서 만날 수 있는 역사소설 ’진령군 : 망국의 요화‘. 사진=임나경 제공>

- 독자분들게 남기고 싶은 말씀 있으신가요?

다시 한 번 역사소설 ‘진령군 : 망국의 요화’에 응원과 사랑을 보내주심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번에 나온 신간이 특히 작년 국정농단 사건으로 상처를 받으신 국민들께 작은 위로가 되기를 바래봅니다. 늘 초심을 잊지 않고 끊임없이 진화하는 이야기 예술가로서 독자분들에게 다가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습니다.

아직까지도 만날 수 있는 서울 교보문고 광화문점에서의 역사소설 ’대동여지도 : 고산자의 꿈‘. 사진=임나경 제공
<아직까지도 만날 수 있는 서울 교보문고 광화문점에서의 역사소설 ’대동여지도 : 고산자의 꿈‘. 사진=임나경 제공>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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