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ENT 드라마] ‘화유기’(14) 의리와 의지! B급 정서 속에 피어난 판타지

발행일자 | 2018.02.16 22:31

tvN 토일드라마 ‘화유기’가 제13회 방송에서는 고통에 관심을 가졌다면, 제14회에는 의리와 의지에 초점을 뒀다. 드라마 초반 B급 정서, 병맛 코드의 독특한 설정으로 이목을 끌었다면, 후반부로 가면서 메인 정서의 굵은 화두를 하나씩 던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대비는 본방 사수하며 지금까지 시청하고 있는 열혈 시청자들에게는 리드미컬한 변화와 반전의 재미를 주고 있는데, 만약 드라마 초반에도 훈훈한 정서가 펼쳐졌다면 더 많은 사람들의 호응을 받을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할 수도 있는데, 다른 시야로 볼 때 그렇게 했다면 ‘화유기’ 특유의 독특한 매력은 줄어들었을 수도 있다.

‘화유기’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화유기’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 의리와 의지! B급 정서 속에 피어난 판타지!

‘화유기’는 드라마 초반 B급 정서, 병맛 코드로 마니아틱한 시청자들의 큰 호응을 받았는데. 이제는 인간미, 휴머니즘을 장착해 보편적인 감동에 더욱 어필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의리와 의지는 요괴들을 통해 구현하는 인간 세상의 진정한 판타지라고 볼 수 있는데, “요괴들은 인정사정없는 것 같아도 의리가 있다.”라는 말은 요괴들에 대한 칭찬을 통한 인간 세상에 대한 질책일 수 있는데, 돌려서 이야기하면서 더욱 강하게 느끼게 만든다는 점이 주목된다.

‘화유기’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화유기’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금강고를 빼지 않고 계속 오연서(진선미/삼장 역)를 사랑하겠다는 이승기(손오공 역)의 의지는 사랑이라는 측면에서 바라볼 수도 있고, 의리라는 측면에서 바라볼 수도 있다. 다른 인간관계도 마찬가지이지만, 사랑에 있어서도 의리는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냥 같이 있기만 해도 다 좋은 게 평범함의 가치라는 것을 이승기는 깨닫는데, 절대 평범하지 않은 요괴들을 통해 평범함의 가치를 구현한다는 점은 흥미롭다. 많은 시청자들은 요괴의 능력을 가지고 싶을 것인데, 요괴들은 평범함의 가치를 높이 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화유기’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화유기’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화유기’에서 요괴와 인간의 모습을 대비하는 것 이상으로 시선을 끄는 것은, 천계와 요괴 세상을 대비하는 것이다. 천계는 오히려 잔혹하고 인정이 없이 단호한 것으로 그려지는데, 그런 면에서 보면 요괴들이 더욱더 인간미가 넘치는 점이 부각된다.

◇ 하고 싶은 이야기를 다 하는 오연서, 하고 싶은 이야기를 다 했던 이승기

‘화유기’ 초반부에는 이승기는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거침없이 했고, 오연서는 이승기에게 마음을 들키지 않기 위해서 말을 무척 아꼈었다. 그런데, 드라마 후반부로 가면서 오연서는 하고 싶은 이야기를 은근 슬쩍 다 하는데, 이승기는 오연서의 마음이 다칠까 봐 모든 이야기를 다하지는 않고 속으로만 감당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화유기’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화유기’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이승기와 오연서가 표현하는 수위와 방법의 위상이 바뀐 것은, 두 사람이 모두 서로에 대한 믿음과 사랑, 확신이 커졌기 때문일 수 있다. 오연서가 할 이야기를 다 하는 모습은 감정이입한 시청자의 마음을 열고 자유롭게 만드는 효과를 발휘한다.

◇ 정말 착함을 선보인 오연서

‘화유기’에서 오연서의 행동과 선택을 유심히 보면 정말 착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자기가 위험에 빠지는 것을 감당하면서 다른 사람을 적극적으로 돕는데, 웬만큼 착해서는 할 수 없는 선택을 항상 한다.

‘화유기’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화유기’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화유기’에서 요괴들이 인간보다 더 많은 인간미와 휴머니즘을 발휘하는데, 한쪽으로 편향된 정서에 그나마 균형을 맞추는 역할을 하는 것은 오연서의 착함이다. 오연서는 그냥 멍청하게 착한 게 아니라 의리와 의지를 가진 착함을 펼친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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