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ENT 연극] 2018 산울림 고전극장(4) ‘멈추고, 생각하고, 햄릿’ 죽은 햄릿과 살아있는 호레이쇼가 합작해 만든 연극

발행일자 | 2018.03.09 14:03

극단/소극장 산울림, 아트판 주최 2018 산울림 고전극장 ‘셰익스피어를 만나다’의 네 번째 작품인 극단 노마드의 ‘멈추고, 생각하고, 햄릿’이 3월 7일부터 18일까지 소극장 산울림에서 공연 중이다.

현재까지의 이번 시즌 고전극장 작품 중 가장 취지에 맞게 만들어졌다는 평가를 받는 작품인데, 햄릿의 이야기를 전혀 모르고 관람한 관객이 디테일을 모두 이해하기에는 친절하지 않은 면도 가지고 있다.

‘멈추고, 생각하고, 햄릿’ 공연사진. 사진=극단/소극장 산울림, 아트판 제공
<‘멈추고, 생각하고, 햄릿’ 공연사진. 사진=극단/소극장 산울림, 아트판 제공>

◇ 산울림 고전극장의 취지에 현재까지 가장 잘 부합되는 작품, 고전을 모르는 사람에게는 다소 이해하기 힘든 부분도 있다

‘멈추고, 생각하고, 햄릿’은 죽은 햄릿(임호경 분)과 살아있는 호레이쇼(이정모 분)가 합작해서 만든 연극을 담고 있는 극중극의 작품이다. 대사와 인물 간의 관계는, 이번 시즌에서 현재까지 공연된 네 개의 작품 중 가장 산울림 고전극장의 취지에 맞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멈추고, 생각하고, 햄릿’ 공연사진. 사진=극단/소극장 산울림, 아트판 제공
<‘멈추고, 생각하고, 햄릿’ 공연사진. 사진=극단/소극장 산울림, 아트판 제공>

석공사, 조선공, 목수보다 더 튼튼한 것을 만드는 사람이 누구인지 대한 반복적인 질문을 던지는데, 연극 속 질문은 상징적이고 추상적인 내용이 많으며 ‘정당 과잉 폭행’과 같은 이중적인 의미의 표현이 종종 나오기 때문에, 햄릿의 원래 이야기를 알고 있지 않은 관객은 디테일한 면까지는 다소 이해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멈추고, 생각하고, 햄릿’ 공연사진. 사진=극단/소극장 산울림, 아트판 제공
<‘멈추고, 생각하고, 햄릿’ 공연사진. 사진=극단/소극장 산울림, 아트판 제공>

관객이 알고 있다는 전제하에 새롭게 담고 싶은 내용을 담는 것도 좋지만, 관객이 원작 또한 모른다는 가정 하에 친절하게 만들어졌으면 어땠을까 생각해본다. ‘멈추고, 생각하고, 햄릿’은 재미있는 대사도 많아서 관객들이 간간이 웃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스토리텔링의 핵심 대사보다는 애드리브와 같은 재미있는 대사에 그런 반응을 보인다는 점은 이런 가정을 뒷받침하게 만든다.

‘멈추고, 생각하고, 햄릿’ 공연사진. 사진=극단/소극장 산울림, 아트판 제공
<‘멈추고, 생각하고, 햄릿’ 공연사진. 사진=극단/소극장 산울림, 아트판 제공>

◇ 무대에 깔려있는 모래는 공연 시작 전부터 호기심을 자극하다

‘멈추고, 생각하고, 햄릿’의 무대에는 모래가 깔려있는데, 공연 시작 전부터 배경이 바닷가인지, 사막인지, 아니면 다른 어떤 곳인지 호기심을 자극한다. 임호경, 이상은(클로디어스 역), 구자환(폴로니어스 역), 이진경(거트루트 역), 장문영(오필리어 분)의 다섯 배우는 모래 위에 누워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움직이지 않는 연기를 펼치는데, 정성진(무덤파기꾼1/광대1 역)과 이태영(무덤파기꾼2/광대2 역)의 대화가 이뤄지는 순간에도 다섯 명의 모습에 시선이 집중된다.

‘멈추고, 생각하고, 햄릿’ 공연사진. 사진=극단/소극장 산울림, 아트판 제공
<‘멈추고, 생각하고, 햄릿’ 공연사진. 사진=극단/소극장 산울림, 아트판 제공>

◇ 정말 열심히 참여한 8명의 배우, 극과 극중극 중 하나에 집중했으면?

‘멈추고, 생각하고, 햄릿’에 참여한 8명의 배우는 무대에서 정말 열심히 연기를 펼친다. 쉽지만은 않은 대사에 몰입하고, 웃음을 주는 대목 또한 잘 살리고 있다. 다만, 음악이 나오는 부분에서는 대사가 잘 들리지 않기에 의미 있는 대사를 놓칠 수도 있고, 놓친 대사를 추측하다가 관객은 다음 대사까지 집중하지 못할 수도 있다.

‘멈추고, 생각하고, 햄릿’ 공연사진. 사진=극단/소극장 산울림, 아트판 제공
<‘멈추고, 생각하고, 햄릿’ 공연사진. 사진=극단/소극장 산울림, 아트판 제공>

주연과 조연이 나누어져 있다기보다는 모두 다 주연인 것처럼 각자의 비중이 높은데, 소동극이 아닌 집중심리극이고, 긴 호흡으로 진행되는 이야기가 아닌 상대적으로 압축된 이야기라는 점을 고려하면, 극과 극중극 중 하나에 더욱 초점을 맞춰 주연과 조연을 지금보다 더 분명히 분리했으면 관객은 더 편하게 몰입할 수 있었을 것이다.

‘멈추고, 생각하고, 햄릿’ 공연사진. 사진=극단/소극장 산울림, 아트판 제공
<‘멈추고, 생각하고, 햄릿’ 공연사진. 사진=극단/소극장 산울림, 아트판 제공>

관계자와 햄릿에 대해 잘 아는 관객의 피드백도 중요하지만, ‘멈추고, 생각하고, 햄릿’을 통해 햄릿의 이야기를 처음 접한 관객의 피드백을 잘 반영해 시나리오와 구성을 더욱 강화하다면 더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얻는 작품이 될 것이라고 기대된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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