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ENT 드라마] ‘숫자녀 계숙자’(5) 숙자가 숫자에 집착하게 된 이유는 엄마 때문?

발행일자 | 2018.04.10 01:46

김형규 제작, 김형섭 각본/연출, MAKETH(메익스)가 만든, oksusu(옥수수) 채널의 웹드라마 <숫자녀 계숙자> 제5회 ‘작전명 황금비’는 개발 1팀에 신종 플루처럼 들이닥친 창업주의 아들 채전무(하재성 분)의 악행에 대한 숙자(전혜빈 분)와 직원들의 복수극을 마치 게임 속 현실처럼 다루고 있다.

제5회에서 숙자를 포함한 개발 1팀과 채전무의 대립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숙자가 숫자에 집착하게 된 이유가 엄마 때문이라는 것이 밝혀졌다는 것이다. 이런 원인은 숫자녀 캐릭터를 이해하는데도 숫자녀가 숫자에만 집착하지 않고 인간미를 찾아가는 계기를 만드는 데도 결정적인 터닝 포인트로 작용할 수 있다.

‘숫자녀 계숙자’ 스틸사진. 사진=oksusu 채널 캡처
<‘숫자녀 계숙자’ 스틸사진. 사진=oksusu 채널 캡처>

◇ 숙자가 숫자에 집착하게 된 이유는 엄마 때문?

일반적이지 않은 성격과 성향을 가지고 있을 경우 대부분 어릴 적에 안전하게 보호받지 못한 경험이 있는데, 주로 엄마 또는 아빠의 영향이다. 누가 봐도 정말 문제가 심각한 사람이 아닐지라도 어디엔가에 막혀 더 이상 나아가지 못하고 공회전하는 경우, 그 원인을 내면에서 찾아 들어가면 어린 시절 경험과 기억이 나타나고 그 원인은 다른 사람이 아닌 엄마 또는 아빠일 가능성이 많다.

“아이들에게는 체벌만이 학대가 아니라는 것”이라는 숙자가 말하면서 어린 시절의 과거로 돌아가는데, “엄마! 반 아이들이 나랑 놀기 싫어해. 아무도 나한테 말을 안 걸어.”라고 어린 숙자(엄채영 분)가 말하자 엄마(김기령 분)는 “성적만 잘 나오면 친구는 저절로 생겨. 피아노 다 치면 받아쓰기 50번 하고 있어.”라고 말한다. 그리고 그냥 가는 게 아니라 모래시계를 돌려놓고 나간다.

‘숫자녀 계숙자’ 스틸사진. 사진=oksusu 채널 캡처
<‘숫자녀 계숙자’ 스틸사진. 사진=oksusu 채널 캡처>

과거 회상에서 현재로 돌아온 숙자는 “부모의 무관심도 아이들에게는 큰 상처가 될 수 있어요.”라고 말하는데, 숙자의 엄마는 숙자의 요구와 바람에 대해서는 무관심으로 대하면서 숙자의 공간을 한정시키고 시간을 제약하며 다른 사람과의 관계성을 끊게 만들어 결국 숙자를 위축되고 축소되도록 만든 것이다.

그렇다고 엄마를 훼손할 수도 없는 숙자가 생존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명확하게 표현할 수 있는 숫자에 집착하는 사이보그 같은 사람이 되는 것이었다는 점이 드러났다.

‘숫자녀 계숙자’ 스틸사진. 사진=oksusu 채널 캡처
<‘숫자녀 계숙자’ 스틸사진. 사진=oksusu 채널 캡처>

<숫자녀 계숙자>는 숙자의 어린 시절 아픔을 통해 시청자들이 숙자를 이해하게 만들고 숙자 캐릭터가 언제든 변화할 수 있다는 것을 암시한다. “잘 새겨듣는 게 좋아요, 사이보그 자식 두고 싶지 않다면”이라는 숙자의 대사에 숨겨진 지난날의 아픔은 가슴을 무척 아프게 만든다.

◇ 숙자와 같은 이유로 이공계열의 학과를 나와 같은 계열의 직업을 선택한 사람은?

이공계열의 학과를 나와 그쪽 계통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 중에는 수학과 과학에 대해 재능이 있고 잘하기 때문에 전공과 직업을 선택한 사람도 있겠지만, 숙자와 같은 이유로 이공계를 선택한 사람도 있을 것이라고 <숫자녀 계숙자> 제5회를 보면서 추정할 수 있다.

‘숫자녀 계숙자’ 스틸사진. 사진=oksusu 채널 캡처
<‘숫자녀 계숙자’ 스틸사진. 사진=oksusu 채널 캡처>

만약 숙자와 같은 이유로 전공과 직업을 선택한 사람이라면, 기질과 다른 삶을 살면서 마음의 갈등이 계속 가지고 있을 것이다. 숫자가 좋아서 숫자를 선택한 게 아니라 생존을 위해 숫자를 선택했다면 생존이 확보된 후에는 더 이상 채울 수 없는 공허함을 느낄 수도 있기 때문이다.

◇ 보호받지 못했던 숙자, 개발 1팀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다

어린 시절부터 누군가로부터 보호받지 못해 숫자녀로 사는 삶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숙자는 개발 1팀 직원들이 위험에 처하자 평소에 하던 스타일을 버리고 직원들을 위해 나선다.

‘숫자녀 계숙자’ 스틸사진. 사진=oksusu 채널 캡처
<‘숫자녀 계숙자’ 스틸사진. 사진=oksusu 채널 캡처>

숙자가 개발 1팀 직원들을 보호하기 위해 나선 것은 그간 숙자가 누군가로부터 받고 싶었던 보호의 방법을 대신 한 것일 수 있다. 대부분 보호받지 못했던 사람은 보호하는 방법을 모르기 때문에 다른 사람을 보호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숙자의 변화와 시도는 무척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해준(안우연 분)은 숙자에게 직접적으로 표현하지는 않았지만 숙자를 생각하면서 ‘날개 꺾인 천사’라는 표현을 썼는데, 이 또한 숙자 캐릭터의 변화를 암시한다고 볼 수 있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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