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역사의 정치학’ 출간

발행일자 | 2018.04.26 17:34
[신간] ‘역사의 정치학’ 출간

- 정부의 말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 상황을 더 면밀히 조사하라. 그래야 우리는 더 유능하고 주의 깊은 시민이 된다.(19p)

- 역사 연구에서 정확성은 필요조건일 뿐이다. 역사가는 정확하다는 이유만으로 칭찬받을 수 없다.(24p)

- 나는 국가의 재원을 더 평등하게 분배하는 가치관을 위해 싸운다. 나는 세계의 가난한 국민들을 희생시키고 그 대가로 정권의 지배력과 기업의 이익을 강화하는 것 외에는 다른 목적이 없어 보이는 군사 개입에 맛서 싸운다.(20p)



- 많은 정치적 결정들이 보수적인 이유는 정치인들이 자신이 가진 힘을 여론을 바꾸기보다는 여론을 읽는 데 소모하기 때문이다.(228p)

- 우리가 역사의 한계를 이해하면 할수록 역사는 억압이 아닌 해방에 가까워진다.(410p)

- 역사의 책임은 직접 행동을 할 때에만 의미를 띨 수 있다. 모든 역사적 질문은 “지금 우리의 책음은 무엇인가?”로 이어져야 한다.(416p)

-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다음과 같다. 우리는 국가와 그 전쟁 체제에서, 기업과 그들의 광포한 이윤 추구에서, 모든 으스대는 권위자에게서, 그리고 모든 도그마에서, 충성을 거둬들여야 한다. 그리고 더불어 살아가는 대안적 삶의 방식을 찾아가야 한다. 우리는 스스로 변화의 원인이 될 수 있으며, 다가오는 세대에게 새로운 역사를 전해줄 수 있다.(529~530p)

역사학자 하워드 진(Howard Zinn)의 면모와 참여적 지식인으로서 면모 모두를 보여주는 책 ‘역사의 정치학’이 출간돼 화제다.

하워드 진은 미국의 손꼽히는 실천적 지식인 중 한 명이었다. 그는 매 순간 침묵보다 실천을, 중립보다 결단을 감행했고, 자신의 철학과 이상을 삶으로 증명해냈다. 2010년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나기 전 그가 남긴 말은 “나는 사람들에게 그들이 전에는 갖지 못했던 희망과 연대의 힘을 보여주었던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다”는 것이었다.

이 책, ‘역사의 정치학’(원제 : The Politics of History, 초판은 1970년, 2판은 1990년 발행)은 하워드 진이 역사학은 무엇을 할 수 있고 무엇을 해야 하는가라는 물음에 답하여 쓴 책이다. 이 책 전반에 걸쳐 저자는 ‘역사철학’의 범주에 속하는 다음과 같은 문제들을 검토한다.

‘미국 현대사의 양심’ 하워드 진의 급진주의 역사 에세이

-역사는 ‘결정되어’ 있는가, 아니면 우리 스스로 만들 수 있는가?

-역사학자는 관찰하는 자여야 하는가, 아니면 우리 시대의 사회적 투쟁에 참여하는 자여야 하는가?

-우리는 주된 관심을 과거에 관심을 두어야 하는가, 아니면 현재에 두어야 하는가?

-역사학의 목적은 무엇이고, 역사학자의 책무는 무엇인가?

이 책은 독자들에게 ‘더 유능하고 똑똑한 시민이 되기 위해서는 역사를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그리고 저자는 ‘더 나은 세계를 향한 절박한 갈망’을 품고 우리 시대의 중대한 인간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는 연구를 하는 것이 역사학자와 시민의 책임임을 힘주어 강조하고 있다.

“체면을 위해서라도 역사학자들은 ‘바지를 걸치듯’ 균형 잡힌 판단을 채택해왔다. 저자는 유머러스하고 품위 있게 이 경직된 전문가들을 비판하면서, 그들이 가짜 중립성과 상대적 기만—사심 없는 학문, 객관적 연구, 냉정한 학식—으로 치장하는 이유를 예리하게 지적한다. 즉, 역사가 누구에게도 순수한 관찰을 허락하지 않는 경쟁의 장(contested terrain)이라는 명료한 진리를 역사학자들이 은폐하려 한다고 폭로한다. 《역사의 정치학》은 이 진리를 드러내는 동시에, ‘잊힌 비전, 사라진 유토피아, 이루지 못한 꿈’을 생생하게 상기시킨다.” -리처드 드리넌(Richard Drinnon)/ 버크넬 대학 정치학과 교수

지은이 : 하워드 진(Howard Zinn : 1922~2010)

반전·평화·인권 운동에 평생을 바친 실천적·진보적 지식인. 2010년 1월 심장마비로 타계할 때까지 아흔에 가까운 나이에도 진보적 지식인으로서 활발한 활동을 펼쳤다. “역사는 아래로부터 만들어지는 것”이라는 일관된 자세로 저술과 강연 활동을 펼쳐 노엄 촘스키(Avram Noam Chomsky)와 더불어 ‘미국 현대사의 양심’이라 일컬어졌다.

미국 뉴욕시 브룩클린에서 유대인 이주민의 아들로 태어나 빈민가에서 성장했고, 청년 시절 해군기지 조선소에서 육체노동을 했다. 2차 세계대전에 폭격수로 참전했다가 전쟁에 환멸을 느끼고 반전주의자가 되었다. 27세에 뉴욕대학교에 입학, 이후 컬럼비아대학교에서 역사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1956년 흑인들만 다니는 학교인 스펠만대학교의 역사학 교수가 되었고, 학생들과 함께 흑인차별에 항거하는 민권 운동을 벌였다. 1964년 보스턴대학교로 자리를 옮겨 베트남 반전 운동의 선두에 섰으며, 1988년까지 보스턴대학교 정치학 교수로 재직했다.

대표 저서로 베스트셀러 ‘미국 민중사’가 있으며, 그 밖에 미국의 폭력과 법의 계급성을 폭로한 ‘오만한 제국’, 자전적 저서인 ‘달리는 기차 위에 중립은 없다’와 ‘마르크스 뉴욕에 가다’ 등을 썼다. 비판적 연구에 대한 평생공로상, 토머스 머튼 상, 유진 V. 데브스 상, 업튼 싱클레어 상, 래넌 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옮긴이 : 김한영

서울대 미학과를 졸업하고 서울예대에서 문예창작을 공부했다. 오랫동안 전업 번역을 하며 예술과 문학의 곁자리를 지키고 있다. 옮긴 책으로 ‘알랭 드 보통의 영혼의 미술관’, ‘낭만적 연애와 그 후의 일상’, ‘빈 서판’, ‘언어 본능’, ‘나는 공산주의자와 결혼했다’, ‘아이작 뉴턴’, ‘미를 욕보이다’, ‘무엇이 예술인가’ 등이 있다. 제45회 한국백상출판문화상 번역 부문을 수상했다.

마인드큐브(Mindcube). 564쪽. 2만8천원

소성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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