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ENT 드라마] ‘숫자녀 계숙자’(8) 연하남 판타지를 살리지 못 하는 것인가?

발행일자 | 2018.04.29 01:14

김형규 제작, 김형섭 각본/연출, MAKETH(메익스)가 만든, oksusu(옥수수) 채널의 웹드라마 <숫자녀 계숙자> 제8회는 ‘우물쭈물하다 내 이럴 줄 알았지’이다. 숙자(전혜빈 분), 지해(이지해 분), 안나(안은진 분)는 동해로 함께 여행을 떠나게 됐는데, 세 사람은 각자의 성향에 따라 여행 준비도 다르다는 점이 눈에 띄었다.

여행을 간 세 여인에게 닥친 위기의 순간에 네 남자가 등장하면서 그간의 <숫자녀 계숙자>의 애정관계를 중간 정리하는 역할을 했다. 웹드라마 초기 최근 드라마에서 유행하는 연하남 판타지가 이곳에서도 펼쳐질 것으로 기대됐었지만, 그런 간질간질한 설렘은 사라져가고 있는데 반전을 위한 완급 조절인지 지켜봐야 한다.

‘숫자녀 계숙자’ 스틸사진. 사진=oksusu 채널 캡처
<‘숫자녀 계숙자’ 스틸사진. 사진=oksusu 채널 캡처>

◇ 등장하는 남자들에게 인기 많은 숙자, 특히 초반에는 연하남 판타지가 예상됐었다

<숫자녀 계숙자> 초반에는 해준(안우연 분), 제이(한규원 분), 주철(박정복 분), 수환(김수환 분)이 모두 숙자에게 관심 있는 모습을 보였다. 가장 적극적이었던 해준과 제이는 연하이고, 옛날 애인 주철은 사랑이라기보다는 집착처럼 보였고, 수환은 그냥 멀리서 막연히 좋아하는 것처럼 보였다.

네 명 모두의 관심을 받고 있지만 숙자가 그나마 많이 흔들렸던 해준과 제이가 연하남이기 때문에 연하남 판타지가 재미있게 펼쳐질 것이라고 기대됐는데, 제8회를 통해 그렇지 않다는 것이 명확해졌다.

‘숫자녀 계숙자’ 스틸사진. 사진=oksusu 채널 캡처
<‘숫자녀 계숙자’ 스틸사진. 사진=oksusu 채널 캡처>

특히 숙자 앞에서 말을 더듬으며 표현도 제대로 못 했던 제이는 안나에게 마음이 있고, 수환은 어느새 지해에게 마음이 옮겨갔다. 숙자에게 남은 해준과 주철은 이제 3각 관계로 더욱 부각되고 있지, 더 이상 연하남 판타지가 느껴지지는 않는다.

숙자가 숫자에 집착하는 숫자녀이고 그것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연하남과의 로맨스가 잘 살아났다면 시청자들로부터 많은 관심과 호평을 받았을 수도 있다. 그렇지만, <숫자녀 계숙자>의 연하남은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게 그려지고 있다.

‘숫자녀 계숙자’ 스틸사진. 사진=oksusu 채널 캡처
<‘숫자녀 계숙자’ 스틸사진. 사진=oksusu 채널 캡처>

◇ 연하남 판타지의 핵심을 고려한다면?

모든 남자가 그런 것은 절대 아니고 모든 여자가 그런 것도 절대 아니지만, 남자들은 대부분 어린 여자들에게 무척 관대하고 너그러운데, 여자들은 나이가 어린 남자는 이성으로서 남자로 안 보는 경우도 상당히 많다.

그렇기 때문에 나이가 어린 남자라고 해서 모두 연상의 여자에게 관심을 받는 것은 아니다. 나이가 어리지만 동생 같기보다는 친구나 오빠 같은 구석이 있어서 믿고 의지할 수 있는 매력이 있고, 또한 때로는 귀엽고 때로는 젊은 체력을 발휘할 수도 있으면서, 자신보다 더 적극적으로 자신에게 호감을 표하는 연하남에게 연상녀가 끌리는 것이다.

‘숫자녀 계숙자’ 스틸사진. 사진=oksusu 채널 캡처
<‘숫자녀 계숙자’ 스틸사진. 사진=oksusu 채널 캡처>

그런 측면에서 볼 때 해준과 제이는 연하남으로서의 매력이 크게 보이지 않는다. 물론 남자로서의 매력이 없다는 것을 뜻하는 것은 아니며, 연상에게 어필할 수 있는 연하남으로서의 매력은 부족하다는 것을 말한다.

제8회의 부제 속 단어처럼 해준과 제이는 평상시 그리고 결정적인 순간에 우물쭈물한다. 남자들이 의외로 소심한 면이 많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우물쭈물하는 모습을 보이는데, 그런 와중에 당당하게 직진하는 연하남에게 끌리는 것이다.

‘숫자녀 계숙자’ 스틸사진. 사진=oksusu 채널 캡처
<‘숫자녀 계숙자’ 스틸사진. 사진=oksusu 채널 캡처>

<숫자녀 계숙자>는 숙자 캐릭터를 가장 확실하게 구축했고, 웹드라마 속 배우인 안나의 캐릭터도 명확한데, 나머지 캐릭터들은 주체적인 캐릭터라기보다는 주인공 주변의 흔한 인물 캐릭터로 설정됐다고 볼 수 있는데, 주요한 남자 캐릭터들이 모두 이에 해당된다.

해준 캐릭터, 제이 캐릭터, 주철 캐릭터, 수환 캐릭터를 각각 뽑아 원톱의 주연으로 시나리오를 새로 만든다고 가정하면 그대로 쓸 수 있는 매력적인 캐릭터가 하나도 없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숫자녀 계숙자’ 스틸사진. 사진=oksusu 채널 캡처
<‘숫자녀 계숙자’ 스틸사진. 사진=oksusu 채널 캡처>

<숫자녀 계숙자>는 남은 두 번의 방송을 통해 그간 풀어놓았던 암시와 복선을 어떻게 살리는지, 그리고 반전을 통해 캐릭터의 매력을 어떻게 어필하는지에 따라 웹드라마 초반에 받았던 관심을 다시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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