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ENT 국악] 2018 전통연희 페스티벌(1) ‘중요무형문화재 제58호 줄타기 예능보유자 김대균’

발행일자 | 2018.05.21 17:40

전통연희페스티벌 추진위원회, 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 주최 <2018 전통연희 페스티벌>이 5월 19일부터 20일까지 상암 월드컵 공원 평화의 광장 일원에서 개최됐다. “뛸판, 놀판, 살판” 그리고 “여성, 아이, 명품”을 주요 키워드로 전통과 창작을 아우르는 시간이었다.
 
본지는 <2018 전통연희 페스티벌> 공연 중 전통연희마당에서 열린 <중요무형문화재 제58호 줄타기 예능보유자 김대균>(이하 <줄타기 김대균>)과 <신광대판놀음 : 전통연희·명품기예>의 리뷰를 차례로 공유한다.

‘중요무형문화재 제58호 줄타기 예능보유자 김대균’ 공연사진. 사진=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 제공
<‘중요무형문화재 제58호 줄타기 예능보유자 김대균’ 공연사진. 사진=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 제공>

◇ 줄타기는 단순 기예가 아닌 종합예술이다
 
줄타기를 직접 본 적이 없는 사람은 줄만 타는 기예만 생각할 수 있는데, <줄타기 김대균>을 직접 관람하면 연주와 연기, 대사가 함께 하는 종합예술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40년 넘도록 줄을 탔다는 김대균 명인은 관객들과 주고받는 대화도 하고 4명의 연주자들의 연주에 맞춰 줄에 오르기도 했다. 김대균 명인이 줄에 오르는 순간 관객들이 더 긴장하는 것처럼 보였는데, 음악에 맞춰 리듬감을 타면서 줄을 타는 것을 보면서 줄타기는 자신과의 대화이면서 음악과의 호흡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부채의 도움을 받기는 하지만 야외 공연에서의 줄타기는 변수가 많기 때문에, 관객의 입장에서 볼 때도 긴장감을 느끼게 만들었다. 바람의 영향, 햇빛의 영향 등 자연조건에 의한 영향을 받을 수 있고, 줄 가운데와 양쪽 끝의 텐션이 다를 것이고, 온도와 습도의 영향도 받을 수 있다고 생각된다.

‘중요무형문화재 제58호 줄타기 예능보유자 김대균’ 공연사진. 사진=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 제공
<‘중요무형문화재 제58호 줄타기 예능보유자 김대균’ 공연사진. 사진=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 제공>

줄 위에서 균형을 맞추는 데는 심리적인 영향도 작용할 것이다. 너무 긴장해도 균형을 잃을 수 있을 것이고, 너무 이완해도 실수할 수도 있을 것이다. 시험을 보는 게 아니라 공연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긴장을 잘 조절해 동작을 무난하게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전통공연 자체의 흥을 살리는 게 무엇보다도 중요할 것이다.
 
<줄타기 김대균>에서 김대균 명인은 최고의 실력을 가지고 눈앞의 관객들에게 친근감과 흥겨움을 동시에 전달했는데, 줄타기가 멋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도 의미 있지만, 줄타기를 직접 보는 게 얼마나 재미있는지 경험하게 했다는 점이 더욱 의미 있게 여겨진다.
 
페스티벌의 일정상 시간적 여유를 만들기는 쉽지 않겠지만, 김대균 명인과 같은 중요무형문화재 예능보유자는 공연 후 즉석 사인회, 명인과 관객의 공식 포토타임 등 이벤트를 하는 것도 관객에게 뜻깊은 선물이 될 것이고, 중요무형문화재의 대중화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생각됐다.

‘중요무형문화재 제58호 줄타기 예능보유자 김대균’ 공연사진. 사진=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 제공
<‘중요무형문화재 제58호 줄타기 예능보유자 김대균’ 공연사진. 사진=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 제공>

◇ 동작 하나하나에 기원의 의미를 담고, 관객은 감정이입하게 된다
 
<줄타기 김대균>는 김대균 명인과 8명의 제자 중 2명의 꼬마 줄광대가 줄에 올랐다. 줄을 탈 때 그냥 동작을 보여준 것이 아니라 이 동작에 어떤 의미를 담는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은 무척 감동적이었다.
 
관객 전체의 운수 대통을 기원하기도 하고 특정 관객의 건강을 기원하기도 했는데, 관객을 감정이입하게 만드는 좋은 방법이라고 여겨진다. 아슬아슬하게 느끼는 마음과 운수 대통과 같이 의미를 부여한 기원의 두 가지에 감정이입하게 되는데, 같이 즐기는 연희의 의미를 되새기게 된다.
 
꼬마 줄광대의 등장에 관객들은 흥겨워했는데, 특히 줄 위에서 뒤로 걷기에 관객들은 크게 환호했다. 줄 위에 올라간 꼬마 줄광대는 스승인 김대균 명인에게 무척 민망해하면서도 반말로 대화했는데, 줄 위에 올라간 사람에 대한 존중과 예의를 지키기 위한 대화 규칙은 긍정적으로 느껴진다.
 
꼬마 줄광대 2명은 줄타기를 젊은 세대도 한다는 것을 보여줬는데, 과거의 놀이문화로만 볼 게 아니라 현대적 놀이문화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많은 사람들이 줄타기가 충분히 재미있는 전통연희라는 것을 경험하고 즐기기를 바란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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