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ENT 드라마] ‘김비서가 왜 그럴까’ 시청자에게 하고 싶은 마지막 말은 아마도?

발행일자 | 2018.07.29 00:12

tvN 수목드라마 <김비서가 왜 그럴까>는 어떤 의미를 남기고 있을까? 최종화에서 드라마가 시청자에게 하고 싶었던 마지막 말은 무엇일까? 그리고 우리에게 남은 여운은 무엇일까?
 
<김비서가 왜 그럴까>는 누구보다도 힘든 아픔과 누구보다도 빛나는 매력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주인공들에 대해 외적인 면에만 초점을 맞추지 않고, 상처와 치유, 극복과 통합의 내면을 정말 잘 표현했다는 점이 돋보였다. 심리학 드라마라고 볼 수 있다.

‘김비서가 왜 그럴까’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김비서가 왜 그럴까’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 심리학 드라마, 상처에 접근하는 법, 상처를 공유하고 치유하는 법
 
<김비서가 왜 그럴까>에서 부회장 이영준 역 박서준, 김비서 김미소 역 박민영, 영준의 형인 이성연 역 이태환은 모두 상처를 가지고 있다. 어릴 적에 감당하기 힘들었던 경험은 어른이 된 후에도 결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는데, 상담과 치유가 필요한 인물들이 긍정적으로 극복해나가는 과정은 시청자들이 눈물을 흘리게 만들었다.
 
이 드라마는 상처에만 집중하지도 않고 사람에게 집중하기도 했다는 점이 주목된다. 사람에 집중하면 그 사람을 보면서 견디기 힘들기 때문에 상처에만 집중하는 경우도 많은데, 정말 아픈 기억과 사건을 다루면서 따스한 온기를 잃지 않으려 했다는 점은 무척 긍정적이다.

‘김비서가 왜 그럴까’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김비서가 왜 그럴까’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영준의 오래된 친구이자 유명그룹의 전문경영인 박유식 사장 역 강기영은 박서준에게 정말 좋은 상담자의 역할을 해주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박서준이 부회장이고 본인은 고용된 사장이기 때문에 그럴 수도 있지만, 박서준의 이야기를 들어주며 조언과 상담을 하면서도 박서준을 지나치게 훈계하거나 질책하지 않는다는 점도 치유와 힐링의 측면에서 볼 때 긍정적으로 여겨진다.
 
◇ 재벌에 대한 판타지를 살리면서도, 측은하고 애틋하게 여기도록 만드는 공감의 캐릭터
 
<김비서가 왜 그럴까>은 웹툰의 인기에 힘입은 작품인데, 박민영과 박서준의 연기력과 이미지 또한 상승 작용을 했음을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박서준은 <윤식당2>에서 구축한 성실하고 겸손한 이미지를 구축했고 그 여운이 채 가시기 전에 <김비서가 왜 그럴까>에서 부회장 역을 했기 때문에, 시청자들은 더욱 너그럽게 박서준의 나르시시즘을 공유할 수 있었던 것으로 사료된다.

‘김비서가 왜 그럴까’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김비서가 왜 그럴까’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부회장은 판타지를 추구하는 인물이기 때문에 재수 없다고 여기는 시청자가 있을 수도 있지만, 본방 사수하는 시청자들이 감내할 수 있을 정도의 나르시시즘을 가지고 있다는 점은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자기 자신에 대한 애착인 나르시시즘을 시청자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이유는, 어릴 적 유괴됐던 상처를 가지고 있는 인물이라는 점과 사랑에 있어서는 순수하고 헌신적이라는 점, 그리고 박서준의 연기력, 박서준과 박민영의 케미가 시너지를 이뤘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김비서가 왜 그럴까’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김비서가 왜 그럴까’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 그냥 얻은 게 아니라 정말 많은 노력을 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더욱 감동을 받는다
 
<김비서가 왜 그럴까>에서 박서준은 어릴 적 트라우마를 그대로 기억하고 있으면서도 극복하려고 부단히 노력한다. 자기 자신도 버티기 힘든데 박민영을 보호한다는 점은 눈물겹다. 나르시시즘을 가진 재벌 2세로 보였던 박서준이 지금 그 자리를 지키면서 키우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는가를 알게 되면서 더욱 공감할 수밖에 없게 된다.
 
박민영은 희생의 아이콘인데, 그냥 쉽게 비서일을 한 게 아니라 여러 외국어를 익히며 자신의 부족함을 채우기 위해 눈물 나는 노력을 해서 얻은 결과라는 것을 드라마 후반에 알려줘 시청자들의 고개를 끄덕이게 만들었다. 40대, 50대, 그 이상의 세대들은 그런 박민영을 보면서 정말 열심히 일한 박민영으로부터 그들의 모습을 찾을 수 있었을 것이다.

‘김비서가 왜 그럴까’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김비서가 왜 그럴까’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 드라마가 시청자에게 하고 싶은 마지막 말은 아마도?
 
<김비서가 왜 그럴까>에서 젊음 세대를 반영하는 인물은 박서준과 박민영이라기보다는, 엄청난 취업난을 뚫고 드디어 첫 직장에 들어온 신입 비서 김지아 역의 표예진과 아직 이룬 것이 없는 자신의 불안정한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고귀남 역의 황찬성이라고 볼 수 있다.
 
사귀자고 제안했다가 거절 받은 표예진은 황찬성을 찾아가 마지막으로 꼭 해주고 싶은 말이라며 이렇게 말한다. “여자를 사랑하는 건 고대리님 목표를 다 이룬 다음에 하기로 미뤄도 되지만,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건 미루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이 코리대 티셔츠만 입지 말고 멋진 옷도 사 입고, 건강 생각해서 삼각 김밥 그만 먹고 밥다운 밥 먹고, 미래를 위해 현재를 희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요. 암튼 그냥 우리 나이답게 즐겁게 살았으면 좋겠다고요, 자신을 사랑하면서. 내말 명심해요, 안 그러면 계속 신경 쓰일 것 같으니까.”

‘김비서가 왜 그럴까’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김비서가 왜 그럴까’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청춘이 청춘답게 살지 못하는 시대에, 현재 그런 삶을 살고 있는 청춘과 청춘을 그렇게 희생하며 보낸 사람들에게 드라마가 전하는 힐링의 메시지는 따뜻한 감동의 눈물을 흘리게 만든다.
 
아픔과 고통, 슬픔을 자극적으로 전달하는데 머물지 않고, 그 안에 들어가 있는 사람들을 바라보고 그 사람들과 함께 긍정적으로 통합해 승화, 발전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김비서가 왜 그럴까>에 들어있다.

‘김비서가 왜 그럴까’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김비서가 왜 그럴까’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원작 웹툰을 본 적도 없고 아무런 사전 지식도 없었던 시청자는 <김비서가 왜 그럴까>가 재벌의 감각적인 사랑 이야기를 가볍게 담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시청하기 시작했을 수도 있는데, 16번의 방송을 통해 감동을 점차 쌓아나가 종방을 너무 아쉽게 느끼도록 만들고 있다.
 
이런 아쉬움은 <김비서가 왜 그럴까> 시즌2를 바라도록 만드는데, 시즌1이 김비서가 왜 비서일을 그만두려고 했는지를 화두로 했다면, 시즌2는 일과 결혼을 병행하면서 혹은 워킹맘으로서 김비서가 왜 그럴까를 화두로 삼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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