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ENT 드라마]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2) 질투는 나의 힘, 조우리의 자존감이 낮은 이유는 무엇일까?

발행일자 | 2018.08.02 00:03

최성범 연출, 최수영 극본, JTBC 금토드라마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 제2회의 부제는 ‘도경석, 지금 짝사랑 중인 거야...?’이다. 쿨내 진동하는 시크한 도경석(차은우 분)의 마음이 어디로 향할까에 대해서도 궁금하지만, 현수아(조우리 분)가 의외로 낮은 자존감을 보인다는 점은 궁금증을 유발한다.
 
강미래(임수향 분)는 자신의 바뀐 외모만 보고 치근덕거리는 남자들이 불편한데, 자신의 성형 사실을 알고 아빠인 강태식(우현 분)이 보이는 반응에도 상처를 받는다. 성형을 해서 예뻐지면 모든 게 해결될 것이라는 판타지를 가진 사람들에게 미래는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 초반부터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강한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 스틸사진. 사진=JTBC 방송 캡처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 스틸사진. 사진=JTBC 방송 캡처>

◇ 신비함과 카리스마를 같이 보이는 차은우
 
신비함과 카리스마를 겸비한 차은우는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 첫 회에 말도 많이 하지 않으면서도 캐릭터를 구축했는데, 무심한 듯 시크하게 츤데레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다.
 
제1회에서 차은우는 임수향에게 불순한 의도로 접근한 선배 오희준(김찬우 역)을 제지했고, 제2회에서는 임수향의 성형 사실을 모르는 척하며 알린 조우리에게 일침을 가했다. 두 사건 모두 임수향에게 관심을 가지고 계속 지켜보지 않았다면 알기 힘든 일이었고 자신이 나섬으로 인해 받을 수도 있는 피해에 대해서도 정면돌파했다는 점은 차은우를 더욱 매력적으로 느끼도록 만들고 있다.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 스틸사진. 사진=JTBC 방송 캡처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 스틸사진. 사진=JTBC 방송 캡처>

임수향을 위험에 빠뜨리게 하려는 다른 사람의 시도는 적극적으로 막으면서, 임수향에게는 시크하게 “괜찮니?”라고 물어보는 것도 시청자들의 마음을 설레게 만든다. 제1회와 제2회에 반복된 “괜찮니?”라는 질문에, 감정이입한 시청자는 자신도 모르게 드라마를 보면서 본인에게 한 질문인 것처럼 대답했을 수도 있다.
 
◇ 질투는 나의 힘, 조우리의 낮은 자존감의 이유는?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에서 조우리는 모태 자연미인으로 내숭을 통해 상대방의 마음을 사로잡을 줄도 아는 사람이다. 그런데 조우리는 임수향보다 어쩌면 더 자존감이 낮은 인물로 나온다. 왜 그럴까?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 스틸사진. 사진=JTBC 방송 캡처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 스틸사진. 사진=JTBC 방송 캡처>

본인이 독점할 수 있었던 인기를 임수향과 나눠가졌기 때문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원래부터 자연미인의 미모 권력을 가졌으면서도 임수향을 포용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임수향이 본인을 적대적으로 대하지도 않았고, 본인을 이기려고 하지 않았는데도 꼭 그래야만 했을까?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에서 조우리는 내적 자신감으로 본인을 세운 게 아니라, 외부의 평가와 시선에 절대적으로 의존해 자기를 지탱하고 있다고 추정할 수 있다. 나의 당당함이 내 안에서 나온 게 아니라, 전적으로 외부에서 왔기 때문에 외부의 작은 변화를 포용할 여유도 완충할 자신감도 없기 때문이라고 추정할 수 있다.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 스틸사진. 사진=JTBC 방송 캡처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 스틸사진. 사진=JTBC 방송 캡처>

성형 전 임수향은 외모로 인한 외적 결핍은 심했지만 내적 자아는 어느 정도 있었던 인물로 여겨지는데, 조우리는 외적 사랑은 받고 있었지만 내적 자신감은 없었던 것이라고 생각된다. 만약 그렇다면, 조우리는 다른 사람들의 사랑과 관심을 받고 있으면서도 이 사랑과 관심이 언제 없어질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항상 두려웠을 것이다.
 
임수향에게 관심을 가지는 사람마다 그 관심을 자신에게 돌리려고 하는 조우리의 행동만 보면 얄밉게 보이는데, 조우리 내면의 결핍과 낮은 자존감을 생각하면 안쓰럽게 여겨지기도 한다.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 스틸사진. 사진=JTBC 방송 캡처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 스틸사진. 사진=JTBC 방송 캡처>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에서 임수향을 가지지 못했던 자, 조우리를 가진 자로 보기보다는 두 사람 다 서로 다른 결핍을 가지고 있던 사람이라고 너그럽게 볼 필요가 있다.
 
나와 다른 사람에게 엄격한 잣대를 대기보다는 그럴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보면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은 더욱 감동적인 드라마로 다가올 수 있다.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 스틸사진. 사진=JTBC 방송 캡처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 스틸사진. 사진=JTBC 방송 캡처>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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