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ENT 드라마]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6) 잘못을 바로잡을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

발행일자 | 2018.08.12 01:34

최성범 연출, 최수영 극본, JTBC 금토드라마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 제6회의 부제는 ‘귀여웠어, 강미래 귀여웠다고’이다. 제5회부터 제6회까지 ‘얼굴 천재의 역습’이 펼쳐졌는데, 도경석(차은우 분)의 역습은 스토리텔링의 반전과 함께 시청자들에게 시원함을 선사하고 있다.
 
학교 축제에서 여학생을 상품화하는 듯한 유니폼을 입게 한 사람 못지않게, 불합리한 상황을 적극적으로 방어해주지 않고 방조한 주변 사람들도 공범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위로하는 척하면서 강미래(임수향 분)를 공격하는 현수아(조우리 분) 같은 사람이 현실에서도 꽤 많다는 점은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의 현실성과 개연성을 확인하게 만든다.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 스틸사진. 사진=JTBC 방송 캡처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 스틸사진. 사진=JTBC 방송 캡처>

◇ 적극적으로 방어해주지 않고 방조한 주변 사람들도 공범일 수 있다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 제5회의 마지막 부분부터 제6회까지에는 학교 축제에서 과 주점을 하면서 외모가 되는 여학생인 강미래, 현수아, 이지효(정혜린 분)에게 학생답지 않은 짧고 불편한 유니폼을 입히는 모습을 보여줬다.
 
유니폼을 입게 한 사람들도 문제이지만, 불합리한 상황을 보면서 적극적으로 방어해주지 않고 방조한 사람들도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같은 선상에서 문제라고 느껴진다. 이를 개인 차원의 문제라고 축소할 수도 있겠지만, 사회적 분위기, 문화의 문제라고 생각된다.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 스틸사진. 사진=JTBC 방송 캡처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 스틸사진. 사진=JTBC 방송 캡처>

적극적인 악의를 가지고 행동을 하는 사람도 물론 있겠지만, 많은 경우 본인이 하는 선택과 행동이 얼마나 잘못된 것인지 잘 모르고 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물론 모르고 했다고 면죄부가 주어지는 것은 아니다. 모르고 한 잘못도 분명히 잘못이고, 사과하고 고쳐야 하는 잘못이다.
 
◇ 위로하는 척하면서 공격하는 사람들
 
얄미운 짓을 골라서 하는 현수아의 모습 또한 개인의 차원에서 볼 수도 있지만, 사회적 분위기, 문화의 차원에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 현수아가 그런 행동을 할 때 사회가 용납하지 않는다면 지속적인 잘못을 저지르지 않을 수도 있는데, 그런 행동들을 통해 현수아가 자잘한 이익을 얻는 것을 용납하는 분위기는 현수아가 계속 잘못하도록 방조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 스틸사진. 사진=JTBC 방송 캡처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 스틸사진. 사진=JTBC 방송 캡처>

위로하는 척하면서 공격하는 사람들은 의외로 많다. 현수아처럼 분명한 목적을 가지고 상대방을 속이는 경우도 있지만, 겉마음으로는 본인도 상대를 위로한다고 착각하면서 내면 깊숙한 곳에서는 상대방을 날카롭게 공격하는 경우도 많다.
 
제3자의 입장에서 볼 때는 가증스러운 현수아가 수준 낮아 보일 수도 있고 어쩌면 안쓰럽게 보일 수도 있는데, 내가 현수아에게 당하고 있는 강미래라고 가정하면 이야기는 매우 달라진다. 관조적으로 보느냐 특정 인물에 감정이입해서 보느냐에 따라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는 무척 다른 느낌으로 다가올 수 있다.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 스틸사진. 사진=JTBC 방송 캡처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 스틸사진. 사진=JTBC 방송 캡처>

◇ 잘못을 바로잡을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 제6회에서 술집 ‘베를린’ 사장인 유진(이태선 분)은 화학과 주점으로 찾아가 최정분(정승혜 분)에게 한 실수에 대해 솔직하게 말하면서 용서를 빈다.
 
유진이 보여준 잘못을 바로잡을 수 있는 용기는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 중 하나를 암시적으로 전달한 것이라고 생각된다. 누구나 잘못을 할 수는 있는데, 그 잘못을 바로잡기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하다는 점을 인지할 필요가 있다.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 스틸사진. 사진=JTBC 방송 캡처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 스틸사진. 사진=JTBC 방송 캡처>

“좋은 말과 좋은 향기는 사람을 살릴 수 있다.”라는 강미래의 대사는 깊은 울림을 전달한다. ‘좋은’도 중요한 포인트이겠지만, ‘말’과 ‘향기’가 앞으로의 스토리텔링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예상된다.
 
여학생들에게는 인기 많고 남학생들에게는 인기 없는 톰보이, 걸크러쉬 권윤별(배다빈 분)이 강미래와 어떤 케미를 이룰지도 궁금해지는데, 만약 두 사람의 접점이 더욱 커진다면 ‘말’과 ‘향기’가 어떤 역할을 하게 될지도 궁금해진다.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 스틸사진. 사진=JTBC 방송 캡처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 스틸사진. 사진=JTBC 방송 캡처>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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