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날카로움을 더하다” 현대 ‘더 뉴 아반떼’

발행일자 | 2018.09.10 14:34
[시승기] “날카로움을 더하다” 현대 ‘더 뉴 아반떼’

준중형차는 한동안 국내에서 가장 인기 있는 차급이었다. 현대차 엘란트라와 기아 세피아, 대우 에스페로가 맞붙으며 커진 시장은 한동안 계속 되다가 어느새 중형차가 그 배턴을 물려받았고 지금은 준대형차나 SUV로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준중형차의 인기가 예전 같지는 않지만, 이 기간 동안 현대차는 엘란트라(개발 코드명 J) 이후 내놓은 아반떼(J2, 1995년))가 XD(2000년), HD(2006년), MD(2010년), AD(2015년)로 진화하면서 국내외에서 꾸준히 호응을 얻었다. 2014년 10월에는 누적 판매 1000만대를 돌파하는 기록도 세웠다.

현대차가 지난 6일 기자단에 공개한 ‘더 뉴 아반떼’는 이 흐름을 이어가기 위한 아반떼 AD의 마이너 체인지 모델이다. 행사는 역대 자사의 준중형차 광고를 연이어 보여주는 것으로 시작했다. 지난 3월 기아 K3 발표회 때처럼 ‘뼈대 있는’ 차종임을 과시하기 위함이다.



현대차 디자인 담당 구민철 팀장은 “아반떼 AD가 나왔을 때는 내가 현대차에 입사하기 전이었다”면서 “그 때 바라본 아반떼는 잘 정돈됐지만 뭔가 임팩트가 약하다는 느낌이었다. 그래서 좀 더 변화 있는 모습을 주기 위해 펜더와 보닛을 새로 디자인했다”고 설명했다.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는 여론 역시 이 색다른 앞모습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일체형 헥사고날(육각형) 그릴을 버리고 위 아래로 나눴으며, 헤드램프는 가로로 길게 찢어서 그 위에 얹었다. ‘에지’를 강조한 이 디자인, 어딘가 낯설지 않다. 그러고 보니 구민철 팀장은 과거 PSA(푸조-시트로엥 그룹)에서 고양이 눈을 떠올리게 하는 푸조의 ‘펠린 룩’을 주도했었다. 호불호가 나뉠 스타일이라 이게 좋다, 나쁘다는 말하기 좀 그렇다. 확실한 건 사진보다는 실물이 백배 낫다는 것.

[시승기] “날카로움을 더하다” 현대 ‘더 뉴 아반떼’

실내 디자인은 마치 숨은그림찾기처럼 소소한 변화를 곳곳에 줬다. 다소 밋밋하던 클러스터 하우징에 카본 패턴을 넣는가 하면, 공조장치 컨트롤도 고급스럽게 다듬었다.

파워트레인은 배기량 1.6ℓ에 가솔린, 디젤, LPi 등 세 가지로 구성했다. 디젤, LPi의 출력과 토크는 그대로지만, 가솔린은 출력을 줄인 대신 연비를 높이는 ‘스마트 스트림’ 엔진으로 교체된 게 특징이다.

최고출력 123마력, 최대토크 15.7㎏·m의 이 엔진은 이미 올해 3월 기아 올 뉴 K3가 등장할 때부터 귀신같은 연비로 눈길을 끈 바 있다. K3의 연비는 17인치 기준으로 복합 14.1㎞/ℓ인데, 당시 시승회에서 나는 17.0㎞/ℓ를 찍었다.

더 뉴 아반떼는 K3보다 하체가 좀 더 단단하고 스티어링 감각도 살짝 묵직하다. ‘같은 플랫폼인데 이렇게 느낌이 다를 수 있나’하고 제원표를 보니, 역시나 공차중량에서 차이가 난다. 17인치 기준으로 K3는 1255㎏인데, 더 뉴 아반떼는 1280㎏이다. 25㎏은 차체 무게의 2% 정도에 불과하지만 스티어링 감각에 충분히 영향을 줄 수 있는 수치다.

더 뉴 아반떼의 인증 연비(17인치)는 도심 12.6㎞/ℓ, 고속도로 16.3㎞/ℓ, 복합 14.1㎞/ℓ로 K3와 같다. 수동변속기(14.0㎞/ℓ)보다 무단변속기의 연비가 더 좋다는 게 놀랍다. 가평 일대를 달린 이번 시승회에서 나는 16.3㎞/ℓ의 연비를 찍었고, 동승한 기자는 19.3㎞/ℓ를 기록했다. 급가속과 정속주행을 섞어서 달린 사람과, 자율주행 테스트를 위주로 한 사람의 차이다.

[시승기] “날카로움을 더하다” 현대 ‘더 뉴 아반떼’

연비에 초점을 맞춘 만큼 순간 가속력은 구형의 1.6 GDi 엔진보다 살짝 떨어진다. 그래도 드라이빙 모드를 스포츠에 맞추면 나름 쏠쏠한 운전재미를 선사한다. 일상주행에서는 아쉬움이 없을 성능이다.

가격의 경우 기존 아반떼 가솔린이 1384만~2125만원인 데 비해 ‘더 뉴 아반떼’는 1404만~2214만원으로 조정됐다. 트림은 기존 6가지에서 4가지로 단순화됐는데, 자세히 살펴보면 특이점이 눈에 띈다.

우선 기본형인 스타일 트림은 구형에서 고를 수 있는 옵션이 극히 제한적이었지만 신형은 좀 더 다양한 옵션을 고를 수 있다.

반면에 구형에서는 1878만원짜리 스마트 스페셜부터 16인치 알로이 휠이 장착되는데, 신형은 2214만원짜리 프리미엄부터 기본으로 장착된다. 16인치 휠은 프리미엄 아래 등급에서는 임의로 고를 수 없고, 스마트(1796만원) 트림에 스타일 패키지(17인치 휠+LED 램프) 구성을 택하는 방법이 있다.

정리하면 구형의 경우 15인치 휠을 기본으로 16, 17인치 휠을 선택하는 방법이 다양했는데, 신형은 중간급까지는 15인치, 최고급형에는 16인치를 기본으로 하고 17인치 휠을 선택사양으로 제공토록 한 게 차이점이다.

[시승기] “날카로움을 더하다” 현대 ‘더 뉴 아반떼’

뒷좌석 승객에게 냉기와 온기를 전하는 에어벤트는 구형의 경우 스마트(1765만원)부터 기본이지만, 신형은 프리미엄(2214만원)부터 기본사양이다. 그 아래급에서는 스마트(1796만원)에 컴포트 패키지Ⅱ(29만원)를 넣어야 장착된다. 듀얼 풀 오토 에어컨도 기존에는 스마트 트림에 기본이었는데 신형은 프리미엄 트림에만 기본이다. 그 아래급에서는 내비게이션과 블루링크, 후방 카메라, 하이패스 시스템이 묶인 142만원짜리 패키지를 골라야 듀얼 에어컨을 달 수 있다.

프리미엄에 풀 옵션을 갖추면 2568만원으로, 구형의 풀 옵션 가격인 2424만원에 비해서는 144만원 올랐다. 강화된 안전사양을 감안하면 인상 폭은 크지 않다. 그러나 기존 프리미엄 트림에 기본이었던 천연가죽시트가 선택사양으로 빠진 게 아쉽다.

경쟁차인 기아 K3는 모델 체인지 후 판매가 크게 늘어 올해 8월까지의 누적 실적에서 전년 대비 71.4%의 증가율을 기록하고 있다. 그래도 “아반떼의 라이벌은 아반떼”라는 현대차 이광국 부사장의 말처럼 아반떼의 인기도 여전하다. 모델 체인지를 앞둔 시점에도 올해 누적에서 전년보다 단 9%만 줄어들었을 뿐이고 여전히 동급에서는 압도적인 판매 1위다. 신형 아반떼의 등장 소식 때문인지 K3도 4월에 6925대를 찍은 이후 8월에는 2668대까지 떨어졌다.

그래도 시장에서는 혼자 독주하는 것보다 경쟁체제일 때 더 발전하는 법이다. 아반떼와 K3가 준중형차의 인기를 예전처럼 끌어올려줄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이다.

평점(별 다섯 개 만점. ☆는 1/2)
익스테리어     ★★★★
인테리어        ★★★★
파워트레인     ★★★★
서스펜션        ★★★★☆
정숙성           ★★★★☆
운전재미        ★★★☆
연비              ★★★★★
값 대비 가치    ★★★★

총평: 아반떼를 선택할 이유가 더 확실해졌다. 앞모습은 적응이 필요하다.
임의택 기자 (ferrari5@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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