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ENT 영화] ‘협상’ 대놓고 울지도 못하고 눈으로 우는 손예진

발행일자 | 2018.09.13 22:15

이종석 감독의 <협상(THE NEGOTIATION)>은 태국에서 사상 최악 인질극이 발생하면서, 제한시간 내 인질범 현빈(민태구 역)을 멈추기 위해 위기 협상가 손예진(하채윤 역)이 일생일대의 협상을 시작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협상>에서 손예진은 대놓고 울지도 못하고 눈으로 우는 연기를 보여준다. 몰입된 손예진의 감정은 그대로 관객에게 전달되는데, 연기력이라고 보이지만은 않을 정도로 생생하다. 만약 내부의 아픔이나 이슈가 있다면, 손예진은 그런 내면의 아픔을 뛰어난 연기로 승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협상’ 스틸사진. 사진=JK필름 제공
<‘협상’ 스틸사진. 사진=JK필름 제공>

◇ 인질 구출작전의 실패로 시작해, 영화 초반부터 손예진의 정서 속으로 관객들을 데리고 들어간다
 
<협상>에서 손예진은 대화를 통해 범인과 라포르(rapport)를 형성하려는 협상가의 모습을 보여준다. 라포르는 주로 두 사람 사이의 상호신뢰관계를 나타내는 심리학 용어이다.
 
영화 초반 인질 구출작전은 협상가가 어떤 직업인지 알게 하고, 협상의 실패를 통해 손예진의 정서적인 면을 공감하게 만든다. 마음 아프지만 단순한 에피소드처럼 생각될 수도 있는데, 치밀한 복선의 역할을 한다는 반전이 놀랍다.

‘협상’ 스틸사진. 사진=JK필름 제공
<‘협상’ 스틸사진. 사진=JK필름 제공>

정서와 감정이 앞으로 계속 나아가는데, 전진하면서 끝내지 않고 마지막에 처음과 연결해 나선형의 회오리같이 관객의 감정을 요동치게 만드는 것이다. 필자는 리뷰를 쓰기 위해 영화 시작 초반의 1분, 3분, 10분에 더욱 초집중하는데, <협상> 또한 초반의 정서에 몰입할 때 더욱 감정이입할 수 있는 작품이다.
 
<협상>은 협상가 또한 감정노동자라는 것을 알려준다. 내가 죽인 것도 아닌데 내가 살리지 못했다는 죄책감, 결국 내가 죽인 것이라는 자책감을 느끼는 손예진의 모습은 연기가 아닌 실제처럼 느껴진다.

‘협상’ 스틸사진. 사진=JK필름 제공
<‘협상’ 스틸사진. 사진=JK필름 제공>

◇ 연극적일 수도 있는 공간! 한정된 시간과 공간 안에서의 긴박감과 긴장감!
 
<협상>에서 현빈과 손예진은 직접 만나지 않고 영상통화로 협상을 이어간다. 2원 촬영, 앉아서 하는 연기, 상대적으로 긴 롱테이크 촬영은 연극적으로 보이기도 한다. 그렇지만 두 사람의 연기는 지나치게 연극적으로 흘러가지 않는다는 점이 눈에 띈다.
 
한정된 공간과 시간의 답답함에 관객들이 너무 피로감을 느끼지 않게 하기 위해, 영화는 특수부대의 움직임 시간의 흐름과 공간의 움직임을 알려준다. 실내 공간의 조명, 앵글의 디테일, 컷 사이즈로 시간의 흐름을 알게 만들기도 하는데, 디테일을 확인하지 못해도 영화를 관람하는데 전혀 문제되지 않는다.

‘협상’ 스틸사진. 사진=JK필름 제공
<‘협상’ 스틸사진. 사진=JK필름 제공>

손예진은 선이고 현빈은 악이라고 생각되기도 했다가, 손예진의 정의로움과 현빈의 정의감이 교차할 수 있다고 생각된다는 점은 흥미롭다. 하채윤과 민태구는 서로 다른 방향으로, 오늘만 있고 내일은 없을 것 같은 캐릭터라고 볼 수 있다.
 
◇ 대놓고 울지도 못하고 눈으로 우는 손예진! 하채윤 캐릭터의 감정에 어떻게 들어갔는지?
 
<협상>에서 대놓고 울지도 못하고 눈으로 우는 손예진은 하채윤 캐릭터의 감정에 어떻게 들어갔을지 궁금해진다. 기자간담회에서 필자의 질문에 손예진은 감정 깊게 대답했는데, 그 대답 속 뉘앙스는 단지 연기력으로는 가능하지 않은 진짜 연기를 펼쳤다고 느끼게 했다.

‘협상’ 스틸사진. 사진=JK필름 제공
<‘협상’ 스틸사진. 사진=JK필름 제공>

손예진 내부의 아픔이나 이슈가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되는데, 아닐 수도 있지만 만약 있다면 손예진은 그런 내면의 아픔을 뛰어난 연기로 승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영화 속 손예진의 표정과 감정을 보면 심리전의 달인이라고 여겨진다.
 
<협상>의 하채윤만 심리전의 달인이 아니라, 배우 손예진 또한 심리전의 달인이라고 느껴지는 몰입된 감정이입 연기는 놀랍다. “끌려다니면 협상이 안 된다”라고 말하는 손예진은 카리스마를 보여주기도 하고 흔들리지 않으려는 마음을 끝끝내 감추지 못하기도 한다.

‘협상’ 스틸사진. 사진=JK필름 제공
<‘협상’ 스틸사진. 사진=JK필름 제공>

사명감과 죄책감 사이에서의 균형은 감정을 억누르는 연기를 하기 때문에 가능한 것일 수도 있지만. 양쪽 감정을 모두 장악한 상태에서 답답함을 표출한 것이라고 느껴지기도 한다. 손예진은 하채윤 캐릭터를 소화하면서 하채윤에 푹 빠져든 후 그 안에서 다시 균형을 찾고 있다고 생각된다. <협상>은 개봉하면 손예진에 감정이입해 다시 보고 싶은 영화이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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