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ENT 드라마] ‘보이스 시즌2(보이스2)’(12) 마무리가 되지 않은 시즌2! 시청자들이 공감하지 못하는 반전과 질주!

발행일자 | 2018.09.19 18:25

이승영 연출, 마진원 극본, OCN 토일드라마 <보이스 시즌2>(이하 <보이스2>) 제12화(마지막화)의 부제는 ‘혐오의 시대 - 골든타임을 위하여’이다. 시즌2는 자체적인 시즌이라기보다는 시즌3의 프리퀄인 듯한 미완성의 느낌을 주며 마무리됐는데, 시청자들이 공감하지 못하는 반전과 질주는 매우 아쉽다.
 
제12화 마지막에 이하나(강권주 역)는 폭탄 폭발과 함께 죽은 것처럼 보였지만, 시즌3에는 살아 돌아올 것이다. 드라마에서 드라마적 트릭은 충분히 가능하지만 시청자들이 용납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이뤄져야 한다. <보이스2> 제작진들은 현대적인 기법이 아닌 과거의 드라마들이 선택한 호기심 유발법과 반전법을 그대로 채택했는데, 기대감을 가지게 만들기보다는 외면당할 수 있는 단초를 만들었다는 점 또한 매우 아쉽다.

‘보이스 시즌2’ 스틸사진. 사진=OCN 방송 캡처
<‘보이스 시즌2’ 스틸사진. 사진=OCN 방송 캡처>

◇ 권율이 엄마에게 가지는 양가감정, 권율의 엄마가 권율에게 가지는 양가감정
 
<보이스2> 제12화에서 권율(방제수 역)은 스스로 자수하는 행동을 통해 철저하게 경찰 조직을 기만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내 세상이 망가져가고 있는데 보고 있을 수만은 없다고 말했는데, 이는 시즌3에서도 중요한 화두가 될 것이라고 생각된다.
 
이하나는 애정과 증오의 양가감정에 대해 언급했다. 양가감정(兩價感情, ambivalence)은 하나의 대상에 대해 서로 상반되는 감정을 동시에 가지는 것을 뜻한다. 미워하면서도 동시에 사랑하는 감정이 양가감정의 대표적인 예이다.

‘보이스 시즌2’ 스틸사진. 사진=OCN 방송 캡처
<‘보이스 시즌2’ 스틸사진. 사진=OCN 방송 캡처>

권율에 대해 권율 엄마가 가진 감정도 양가감정이고, 엄마에 대해 권율이 가지는 감정도 양가감정이다. 하나의 감정이 아닌 양가감정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자극받을 때 쉽게 흥분할 수도 있고, 상대를 쉽게 자극할 수도 있는 것이다. 권율의 행동에 대해 이진욱(도강우 역)이 ‘사람들의 아픈 곳을 건드려 생지옥으로 몰아가기’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과 일맥상통한다.
 
◇ 시청자들이 공감하지 못하는 반전과 질주! 공유할 수 없는 드라마적 트릭은 속임수로 느껴질 수 있다!
 
<보이스2>는 마지막화까지 시청자들이 공감하지 못하는 반전과 질주가 이어졌다. 이해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여기면서 답답해하는 시청자들도 많다. 시즌제 드라마의 경우 시즌은 시즌 자체로도 마무리가 되어야 한다.

‘보이스 시즌2’ 스틸사진. 사진=OCN 방송 캡처
<‘보이스 시즌2’ 스틸사진. 사진=OCN 방송 캡처>

<보이스2>는 시즌2 자체로 마무리됐다고 절대 볼 수 없다. 단서를 남기고 그 단서로 시즌3로 넘어가는 게 아니라, 시즌2를 해결하지 않은 상태로 마무리됐다. 시즌3가 아니라 그냥 시즌2가 아직 안 끝난 것이라고 보는 것이 더 타당하다.
 
비논리적이거나 비합리적이지만 스토리텔링상 영화에서 영화적 트릭, 드라마에서 드라마적 트릭을 선택하기도 한다. 그렇지만 영화적 트릭, 드라마적 트릭이 시청자들의 공감과 공유를 얻지 못할 경우 시청자들은 속았다는 느낌을 받는다.

‘보이스 시즌2’ 스틸사진. 사진=OCN 방송 캡처
<‘보이스 시즌2’ 스틸사진. 사진=OCN 방송 캡처>

<보이스2>는 암시와 복선을 깔아놓고, 시청자들의 표현으로 떡밥을 무수히 투척해놓고 시즌을 끝냈다. 이런 식으로 편성하려면 시즌2와 시즌3를 붙여서 해야지 맞는 것이다.
 
시즌2와 시즌3를 동시에 기획했다기보다는 시즌2로 끝나지 않고 시즌3까지 하고 싶은 마음에 그냥 시즌2에 암시와 복선만 마구 투척하고, 그중 어떤 것을 사용할 것인지는 나중에 결정하자고 한 것 같다고 볼 수도 있다. 이야기가 촘촘하지 못한 것이다.

‘보이스 시즌2’ 스틸사진. 사진=OCN 방송 캡처
<‘보이스 시즌2’ 스틸사진. 사진=OCN 방송 캡처>

공감능력이 없는 것은 방제수 캐릭터뿐만 아니라 <보이스2> 자체라고 느껴지기도 한다. 방제수가 사람들과의 공감능력이 없다면, <보이스2>는 시청자들과 공감능력이 없는 것이다. 이는 <보이스1> 때문에 지지했던 시청자들을 떠나가게 만들 수 있다. 시즌3를 기다리기보다는 그냥 시즌2를 떠나보내야겠다고 결심하게 만드는 시즌2의 어설픈 열린 결말은 다시 생각해도 너무 아쉽다.
 
<보이스2> 마지막의 폭탄 폭발로 대부분의 시청자는 이하나가 죽었을 것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렇지만, 이하나가 죽으면 더 이상 ‘보이스’가 아니다. 시즌3가 <공범들의 도시>인 이유는 이하나가 더 이상 등장하지 않기 때문일 것이라고 추측하는 사람도 있는데, 등장하지 않을 가능성은 많지 않다.

‘보이스 시즌2’ 스틸사진. 사진=OCN 방송 캡처
<‘보이스 시즌2’ 스틸사진. 사진=OCN 방송 캡처>

폭탄은 터졌지만 이하나는 죽지 않았던 것으로 시즌3는 시작할 것이다. 이럴 경우 시청자들은 이하나가 죽지 않은 것만으로 좋아할 것 같지만, 드라마 제작진들에게 속았다는 느낌을 강하게 가지게 된다.
 
토일드라마를 예로 들면, 예전에는 이런 드라마적 트릭은 일요일 방송분의 마지막에 배치해 일주일 동안 시청자들을 궁금하게 만들었는데, 요즘에는 토요일 방송분의 마지막에 배치해 하루만 궁금하게 만드는 게 일반적이다.

‘보이스 시즌2’ 스틸사진. 사진=OCN 방송 캡처
<‘보이스 시즌2’ 스틸사진. 사진=OCN 방송 캡처>

빠르고 감각적인 것에 익숙해진 요즘 시청자들은 궁금함이 너무 길어질 경우, 궁금함을 더 키우기보다는 관심을 끊어버리는 경우가 많다. 드라마 초반에 제시된 의문점이 드라마 중반 이전에 대부분 해소되고, 새로운 갈등으로 드라마 후반부를 이끌어가는 드라마가 대세라는 점을 <보이스> 제작진들은 검토할 필요가 있다.
 
◇ 시즌3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는 인물! 장혁의 귀환?
 
안세하의 역할은 시즌2의 마지막에 드러났는데, 시즌3에서 어떻게 이어질지 궁금해진다. 안세하(곽독기 역)는 권율뿐만 아니라 권율의 추종자 혹은 더 상위 세력의 일부와 연결돼 있을 수도 있다.

‘보이스 시즌2’ 스틸사진. 사진=OCN 방송 캡처
<‘보이스 시즌2’ 스틸사진. 사진=OCN 방송 캡처>

이진욱은 용의선상에 오르는데 안세하는 용의선상에 오르지도 않았었다. 드라마 초반 경찰서 유치장에 이진욱과 함께 갇힌 것 빼고는 자유롭게 다녔다. 곽독기 캐릭터는 아껴둔 캐릭터라는 생각이 드는데, 안세하는 시즌3에서 악의 세력에 적극 동조할 수도, 반성하고 이진욱에게 더욱 밀착한 조력자가 될 수도 있다.
 
이하나는 청각만 좋은 게 아니라 기억력이 좋다. 이전에 들었던 미세한 소리를 나중에 다시 기억하는 능력이 있는데, 실시간으로 듣는 능력 이상의 뛰어난 능력이다. 시즌2에서 이하나의 능력은 뒷북 조치에 더 많이 활용됐는데, 시즌3에서는 뛰어난 청력을 실시간으로 발휘할지 궁금해진다.

‘보이스 시즌2’ 스틸사진. 사진=OCN 방송 캡처
<‘보이스 시즌2’ 스틸사진. 사진=OCN 방송 캡처>

무엇보다도 시즌3에서 가장 기대되는, 그리고 바라는 점은 장혁(무진혁 역)의 재등장이다. 시즌2에는 장혁이 직접 등장하지는 않았지만 잘 지내고 있다는 메시지가 잠깐 등장했다. 시즌3가 <공범들의 도시>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하나, 이진욱, 장혁이 함께 질주해야 공범들의 도시를 골든타임 내에 제대로 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게 된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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