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ENT 드라마] ‘나인룸’(1) 소설같이 촘촘한 시작! 상징적일 수도 드라마 전체를 관통하는 암시일 수도 있다

발행일자 | 2018.10.09 02:47

지영수 연출, 정성희 극본, tvN 토일드라마 <나인룸> 제1회(첫 방송)는 시작부터 강렬한 인상을 줬다. 희대의 악녀 사형수 장화사(김해숙 역)와 운명이 바뀐 안하무인 변호사 을지해이(김희선 분), 그리고 운명의 열쇠를 쥔 남자 기유진(김영광 분)의 인생리셋 복수극이다.
 
<나인룸>의 소설처럼 촘촘한 시작은 상징적일 수도, 드라마 전체를 관통하는 암시의 기능을 할 수도 있다. 이는 이 드라마의 줄거리와 인물관계도를 더욱 궁금하게 만들어 디테일에 강한 시청자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나인룸’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나인룸’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 소설처럼 촘촘하게 시작된 드라마! 상징적일 수도, 드라마 전체를 관통하는 암시의 기능을 할 수도 있다
 
제1회 시작부터 약국에서 김희선과 김해숙의 극중 성격을 분명하게 대비하며 보여준다. 크리스마스이브라는 시간은 상징적일 수도 있고, 드라마 전체를 관통하는 암시의 기능을 할 수도 있다고 추정된다. 법과 인문학에 대한 임원희(방상수 역)와의 대화 장면, 생일 음식 준비 장면에서도 마찬가지 뉘앙스를 전달한다.
 
<나인룸>의 시작은 소설적이라고 느껴진다. 문장 한 줄 한 줄을 되짚어 읽고 나서 진도를 나가야 할 것 같다. 너무 빠르게 지나가 디테일을 파악하지 못한 시청자도 제3회, 제4회 방송 후 재방송을 다시 본다면 제1회 초반에 얼마나 많은 정서와 뉘앙스를 깔고 있는지 소급해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나인룸’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나인룸’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 꿈과 무의식의 세계를 어디까지 보여줄 것인가?
 
<나인룸> 제1회는 꿈이 무의식의 신호, 직관의 세계에서 보내는 시그널이라는 점을 알려줬다. 합리적 판단이 가능한 이성의 공간에 법으로 사는 김희선이 직관의 가르침을 흘려보내는 장면은 앞으로의 스토리텔링을 예측하게 만든다. 직관의 세계, 예측이 불가능한 세계의 시그널을 주의 깊게 듣지 않았다고 김희선은 내레이션을 통해 전달한다.
 
꿈 해석, 꿈 분석에 상징과 암시를 통한 꿈이 아닌 직접적으로 예언하는 꿈이 사용된다는 점을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제작진은 상징과 암시를 통한 꿈 분석을 이야기 속에 녹이고 싶었을 수도 있는데, 시청자들이 초반부터 너무 이질적으로 느끼지 않게 하기 위해 수위를 조절한 것일 수도 있다.

‘나인룸’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나인룸’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나인룸>이 꿈과 무의식의 세계를 어디까지 보여줄 것인지 궁금해진다. 김희선과 김해숙의 영혼 체인지, 보디 체인지를 위한 방법으로만 사용된 것인지, 아니면 본격적으로 꿈의 암시와 상징을 드라마에 활용할 것인지 궁금해진다.
 
◇ 김희선과 김해숙은 어떤 관계일까? 김영광은 그 사이에서 어떤 의미를 가지고 어떤 역할을 할 것인가?
 
<나인룸> 제1회는 꿈과 무의식을 통해 김희선과 김해숙을 연결하고 서로를 바꿨다. 김희선과 김해숙은 어떤 관계일까? 김영광은 그 사이에서 어떤 의미를 가지고 어떤 역할을 할 것인가?

‘나인룸’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나인룸’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김해숙은 김영광 또는 김희선과 혈연적인 연결이 돼 있을 수도 있다. 김해숙은 김영광의 친모일 수도 있고, 김희선의 아버지인 강신일(을지성 역) 혹은 김희선과 혈연적 연결이 있을 수도 있다.
 
이경영(기산 역)이 나오는 뉴스를 보고 김해숙은 심정지를 일으킨다. 의식이 감당할 수 없어 눌러둔 김해숙의 내면을 뉴스가 건드린 것이다. 심정지는 심폐소생술(CPR)로 이어지고, 김해숙과 김희선의 운명을 바꾸게 하는 중요한 사건으로 이어진다. 그런데 이 지점에서 드라마를 받아들이는 시청자들의 마음과 태도는 갈릴 수 있다.

‘나인룸’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나인룸’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운명이 바뀐 과정의 개연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면서, 몰입이 안 된다고 느낀 시청자도 분명히 있을 것이다. 물론 과정도 중요하지만, 이 드라마에서 중요한 것은 운명이 바뀐 과정보다도 바뀐 이후의 운명이다.
 
얼마나 억울하고 답답했으면 운명을 바꾸게 했을까에 더 초점을 맞추는 것이 이 드라마를 향유하는데 더욱 도움이 될 것이다. 답답함과 억울함을 표현한 인물은 더 있는데, 종운경찰서 형사 오봉삼 역의 오대환이다.

‘나인룸’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나인룸’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운명의 열쇠를 쥔 남자가 김영광이라면, 운명의 열쇠를 사용하게 할 수도 사용하지 못하게 할 수도 있는 사람은 오대환일 수 있다. 김희선, 김해숙, 김영광 못지않게 오대환도 질주할 것이라고 기대된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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