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ENT 드라마] ‘나인룸’(2) 1인 2역! 김희선이 힘들까? 김해숙이 힘들까?

발행일자 | 2018.10.10 00:01

지영수 연출, 정성희 극본, tvN 토일드라마 <나인룸> 제2회에서 김희선(을지해이 역)과 김해숙(장화사 역)의 영혼 체인지, 보디 체인지가 본격적으로 펼쳐지기 시작했다. 두 사람은 비슷하지만 다른 두 역할을 소화하는 게 아니라 서로 대립하고 있는 인물을 1인 2역으로 소화한다.
 
다른 등장인물들은 모르고 김희선, 김해숙과 시청자들만 아는 이런 상황은, 다른 등장인물들도 모르는 것을 나는 알고 있다는 심리적인 우월감을 시청자들에게 선사한다. 이는 시청자들이 드라마에 대한 주인의식을 가지게 만들고, 더욱 몰입해 감정이입하는데 결정적인 도움을 준다.

‘나인룸’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나인룸’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 김희선의 1인 2역! 김희선의 연기력이 개연성이다!
 
<나인룸>에서 김희선과 김해숙은 비슷하지만 다른 두 역할을 1인 2역으로 소화하는 게 아니라, 서로 대립하고 있는 인물을 1인 2역으로 소화한다. 한 인물의 감정에 들어갔다가 나와 다른 인물의 감정으로 들어가는 이동도 쉽지 않은 일이지만, 그렇게 다른 인물의 역할로 이동할 때 철저하게 감정을 분리하는 것도 어느 정도 남겨둔 채로 있는 것 또한 결코 쉽지 않다
 
실제로 연기를 할 때 때로는 다른 역할을 하면서 감정을 철저하게 분리해야 할 때도 있을 것이고, 이전 역할의 감정을 어느 정도 가지고 다른 역할을 해야 할 때도 있을 것이다. 작품과 연출의 힘도 중요하겠지만, 김희선이라는 연기자의 연기력이 중요하다.

‘나인룸’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나인룸’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영혼 체인지의 상황에 대한 개연성을 느끼지 못하는 시청자도, 김희선의 연기를 따라가다 보면 드라마 속 어느새 상황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김희선의 연기력이 <나인룸>의 개연성이다.
 
◇ 김해숙의 1인 2역! 억울하고 답답한 정서를 몸으로 표현한다!
 
김해숙의 1인 2역 또한 표현하기 쉽지 않다. 그렇지만 장화사일 때와 을지해이일 때 모두, 주로 억울하고 답답한 정서를 표현한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김해숙은 장화사 역일 때 억울하게 감옥에 있다고 느끼고, 장화사의 몸으로 을지해이가 들어왔을 때는 보디 체인지, 영혼 체인지가 된 것에 대해 억울하고 답답하게 느끼기 때문이다.

‘나인룸’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나인룸’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억울하고 답답한 정서를 유지하기 때문에 표정 연기를 하기에 상대적으로 수월하다고 볼 수도 있지만, 다른 역할의 연기를 하면서도 억울하고 답답함을 유지해야하기 때문에 감정의 큰 이완 없이 긴장된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연기하면서 감정이 축적되기 때문에, 연기 속에서 해소할 수 없는 누적된 감정을 김해숙은 연기 밖에서 스스로 해소해야 하는 것이다.
 
해리성 정체감 장애처럼 연기를 하는데 몰입하다 보면 실제로 그런 상황인 것 같은 고통을 김해숙은 겪을 수도 있다. 1인 2역의 연기를 소화하는데, 김해숙이 더 힘들까, 김희선이 더 힘들까? 누가 더 힘든지는 알기 힘들지만, 두 배우 모두 엄청난 연기력을 발휘한다는 점은 확실하다.

‘나인룸’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나인룸’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 다른 등장인물들은 모르고, 시청자와 김희선, 김해숙만 알고 있다
 
다른 등장인물들은 모르고, 시청자와 김희선, 김해숙만 알고 있는 상황은 시청자들이 심리적으로 우월적인 지위를 가지게 만든다. 등장인물들도 모르는 것을 나는 다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설정은 시청자에게 주인의식을 가지게 만들기도 하고, 더욱 몰입해 감정이입하도록 만들기도 한다. 시청자들에게 숨겨진 이야기를 알려주지 않는 상태에서 너무 시간을 끌 경우 처음에는 궁금증이 커지지만 반복돼 시간을 끌면 마음이 떠날 수도 있는데, <나인룸>은 시청자들에게 우월적 지위를 줌으로써 호기심과 궁금증을 유발해도 되는 시간과 공간을 더 확보하고 있는 것이다.

‘나인룸’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나인룸’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시청자들은 김해숙 모습의 김희선(장화사 모습의 을지해이)을 더욱 안타깝게 여길 수도 있고, 김희선 모습의 김해숙(을지해이 모습의 장화사)으로부터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도 있다.
 
“내가 김영광(기유진 역)이라면 이렇게 할 텐데”라는 가정을 계속하면서 시청할 수도 있다. 김해숙, 김희선, 김영광에 모두 감정이입할 수 있다는 점은 다양한 시청자들이 <나인룸>의 방송을 손꼽아 기다리게 만드는 요소 중의 하나이다.

‘나인룸’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나인룸’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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