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ENT 영화] 서울독립영화제2018(7) ‘민상’(감독 이승현) 여행이라는 일탈에서 마주한 이상과 현실! 이해와 공감, 치유!

발행일자 | 2018.11.14 05:36

이승현 감독의 <민상>은 제44회 서울독립영화제(SIFF2018, 서독제2018) 본선경쟁 부문에서 월드 프리미어(World Premiere)로 상영되는 단편 영화이다. ‘이상을 포기하고 현실을 살려는 자’와 ‘현실을 뒤로한 채 이상을 좇으려는 자’의 공감과 이해, 치유를 담고 있는 힐링 영화이다,
 
영화 속 마음 아픈 이야기를 보고 들으면 마음이 아련하고 아파지는데, 감독은 그 안에 사람들을 통해 따뜻함과 위로 또한 전달한다. 감독은 스스로를 혹은 주변 사람을 위해 이 작품을 만들었을 수도 있다고 생각된다.

‘민상’ 스틸사진. 사진=서울독립영화제(SIFF) 제공
<‘민상’ 스틸사진. 사진=서울독립영화제(SIFF) 제공>

◇ 제주도가 주는 이미지를 상징적으로 차용한 작품
 
제주도가 고향이 아닌 사람의 입장에서 볼 때 제주도는 우리나라이지만 우리나라 같지 않은 이국적인 정취를 주는 곳이다. 정해진 관광코스도 좋지만 그냥 막 떠나도 가는 곳마다 아름다운 장소이다.
 
그렇지만 자본주의 속에서 어쩌면 도심보다도 더 빠른 속도로 상업화되고 있는 섬이다. 본질보다 물질이 점점 부각되는 곳이 되어간다. 직접 가면 더욱 환상적인 곳에서, 이제는 상상할 때가 더욱 판타지를 줄 수 있는 곳, 우리의 삶 속에서 점점 현실적 공간이 되고 있는 곳이 제주도라고 볼 수 있다.
 
장례식을 치른 후 아버지와의 향수를 좇아 제주도로 간 민상(조민상 분)은 어느 게스트하우스에서 지홍(윤지홍 분)을 만난다. 복잡한 심정의 민상과 다르게 왠지 해맑은 지홍의 캐릭터는, 제주도의 두 가지 모습으로 보이기도 한다.

‘민상’ 스틸사진. 사진=서울독립영화제(SIFF) 제공
<‘민상’ 스틸사진. 사진=서울독립영화제(SIFF) 제공>

◇ ‘이상을 포기하고 현실을 살려는 자’ vs. ‘현실을 뒤로한 채 이상을 좇으려는 자’
 
<민상>은 ‘이상을 포기하고 현실을 살려는 자’와 ‘현실을 뒤로한 채 이상을 좇으려는 자’가 여행이란 일탈 속에서 마주하고 각자의 처지를 이해하며 동행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서로 공감하고 이해하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치유되기 시작한다.
 
영화 초반에는 최선의 선택을 하기 위해 무척 고민하고 갈등하는 민상에 반해, 지홍은 밝고 긍정적이며 행복하게 보인다. 그렇지만 지홍의 그런 해맑음이 진짜 해맑음이 아니라 견디기 힘든 상황을 가까스로 견디고 버티기 위한 노력이자 선택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면, 정말 마음이 아파진다.
 
우리 주변에는 또 다른 민상, 또 다른 지홍이 꽤 있을 것이다. 현실에 직면하기보다는 회피하려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그들은 현실에서 견디고 버티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들의 마음속에 들어가지 않고, 외적으로 보이는 행동만 보면 절대 알지 못하는 그들의 치열함을 살필 수 있어야 한다.

‘민상’ 스틸사진. 사진=서울독립영화제(SIFF) 제공
<‘민상’ 스틸사진. 사진=서울독립영화제(SIFF) 제공>

◇ 극 중 캐릭터의 이름과 실제 배우의 이름이 같다. 이들의 싱크로율은?
 
<민상>에서 극 중 이름과 실제 배우의 이름이 같다. 감독은 극 중 캐릭터와 실제 배우의 모습을 일체화하기 위해 같게 만들었을 수도 있고, 캐릭터의 이름을 정하기가 생각보다 쉽지 않아서 그냥 배우의 이름을 가져다 사용했을 수도 있다. 실제 배우의 모습과 극 중 캐릭터의 모습의 싱크로율은 얼마나 될지 궁금해진다.
 
두 배우는 너무 자연스럽지도 그렇다고 어색하지도 않게 연기를 펼친다. 실제로 제주도에서 모르는 남자 두 명이 만난다면 저랬겠구나 생각하게 된다. 남자들은 더욱 공감할 것이다. 특히 마냥 즐겁게 여행을 간 것이 아닌 견디고 버티기 위한 선택으로 여행을 갔다면 더욱 그랬겠구나 생각할 수 있다. 수위 조절을 한, 두 배우의 연기는 상황과 스토리텔링에 개연성을 부여한다.
 
<민상>을 보면 마음이 차분해지기도 하고 아련해지기도 하는데, 그 안에 따뜻함과 위로가 긍정적으로 담겨 있다는 것도 느껴진다. 감독의 자전적 이야기처럼 보이기도 하는데, 감독은 스스로를 혹은 주변 사람을 위로하기 위해 이 작품을 만들었을 수도 있다고 생각된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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