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ENT 클래식] ‘황수미 오페라 클라이맥스’ 김주택, 김승직과 함께 한 수준 높은 오페라의 향연

발행일자 | 2019.01.11 13:23

아트앤아티스트 주최 <황수미 오페라 클라이맥스(황수미의 “Opera Climax”)>가 1월 10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개최됐다. 국내외 무대에서 활동하는 성악가 황수미(소프라노), 김주택(바리톤), 김승직(테너)이 출연했고, 김덕기의 지휘로 코리아쿱오케스트라가 연주했다.
 
5개 오페라(앙코르곡 포함하면 8개 오페라)에서의 특징적인 아리아가 연주됐는데, 다양한 스타일의 곡들을 완벽한 호흡으로 소화한 트리플 케미가 돋보인 시간이었다. 맑고 청아한 목소리, 갇혀있지 않은 목소리로 시원시원하게 노래를 부른 황수미가 고음을 소화할 때의 울림은 사람의 마음을 건드려 아리아 속으로, 그녀의 매력 속으로 빠져들게 만들었다.

‘황수미 오페라 클라이맥스’ 공연사진. 사진=아트앤아티스트 제공
<‘황수미 오페라 클라이맥스’ 공연사진. 사진=아트앤아티스트 제공>

◇ 소프라노 황수미! 고음에서의 울림이 사람의 마음을 건드리다!
 
소프라노 황수미는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스타디움의 중앙 무대에 섰던 아티스트이다. 독일과 한국 등에서 리사이틀을 가진 그녀는 국내의 공연에서는 그간 예술가곡을 선뵀는데, 이번 <황수미 오페라 클라이맥스>에서는 오페라의 노래인 아리아로 채워 더욱 감동적이었다.
 
황수미의 목소리는 맑고 청아하면서도 힘이 있었다. 갇혀있지 않는 목소리는 저음에서 고음으로 빠르게 올라가게 만들었고 고음에서 더욱 빛났다. 황수미는 고음에서의 울림으로 사람의 마음을 건드렸는데, 크지 않은 체구에서 나오는 풍성한 성량과 에너지 넘치는 포스는 아름다운 외모와 목소리, 노래와 함께 더욱 감동을 선사했다.
 
모차르트의 오페라 <돈 조바니> 중 ‘이제 알겠어요, 누가 나의 정조를 범하려 했는지’를 처음 부른 황수미는, 도니체티의 오페라 <돈 파스콸레> 중 ‘준비됐어요’를 김주택과 함께 부른 후 관객들로부터 더 많은 박수를 받았다.

‘황수미 오페라 클라이맥스’ 공연사진. 사진=아트앤아티스트 제공
<‘황수미 오페라 클라이맥스’ 공연사진. 사진=아트앤아티스트 제공>

스토리라인 속에서 이어지는 감정선을 유지하며 듣는 오페라 속 아리아를 갈라콘서트에서 들을 때 주변의 느낌과 뉘앙스를 모두 표현할 수는 없는데, 황수미와 김주택은 주고받는 호흡을 통해 오페라 본공연의 느낌에 더욱 가깝게 만든 것이다.
 
예술가곡을 불렀을 때도 멋있었지만, 아리아를 부를 때 더욱 매력을 발산한 황수미는 듀엣에서도 진가를 발휘한 것인데, 황수미의 오페라 전막 공연에 대한 기대가 더욱 커졌다.
 
연한 핑크색 드레스를 입고 구노의 오페라 <파우스트>까지 소화한 황수미는, 인터미션 후 검은색 드레스로 갈아입고 분위기를 전환해 비제의 오페라 <카르멘>과 푸치니의 오페라 <라 보엠>의 아리아를 불렀는데, 의상과 노래의 전환을 통해 화사함과 카리스마를 모두 보여줬다.

‘황수미 오페라 클라이맥스’ 공연사진. 사진=아트앤아티스트 제공
<‘황수미 오페라 클라이맥스’ 공연사진. 사진=아트앤아티스트 제공>

◇ 바리톤 김주택! 관객들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너무 잘 아는 아티스트!
 
김주택은 성악 실력 못지않게 연기력이 뛰어났다. <황수미 오페라 클라이맥스>에서 김주택이 등장한 첫 무대는 모차르트의 오페라 <돈 조바니> 중 ‘샴페인 송’이었는데, 아리아가 끝난 후 웃음을 주는 연기는 관객들의 마음을 열게 만들었다.
 
김주택은 기본적으로 바리톤이 주는 중후함과 무게감을 가지고 있는데, 가벼움과 무거움을 오갈 수 있을 정도로 가변적인 무게감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 독창적이다. 크로스오버 무대도 물론 좋지만, 김주택을 오페라 전막 공연에서 본다면 얼마나 재미있을까 기대가 된다.

‘황수미 오페라 클라이맥스’ 공연사진. 사진=아트앤아티스트 제공
<‘황수미 오페라 클라이맥스’ 공연사진. 사진=아트앤아티스트 제공>

◇ 테너 김승직! 맑은 목소리, 부드러운 고음으로 마음을 따뜻하게 만든다!
 
김승직은 맑은 목소리, 부드러운 고음으로 <황수미 오페라 클라이맥스>에서 따뜻함과 포근함을 선사했다. 일반적으로 오페라에서 소프라노와 테너가 질주할 때 중심을 잡는 역할을 바리톤이 하고, 그렇기 때문에 무대와 관객석을 정서적으로 연결하는 역할 또한 바리톤이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날 공연에서는 김승직이 그런 역할을 한다는 점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그의 맑고 부드러운 목소리와 노래는 포용력과 자신감이 있기 때문에 더욱 빛난다고 느껴진다.
 
앙코르곡은 푸치니의 오페라 <잔니 스키키> 중 ‘사랑하는 나의 아버지’, 로시니의 <세비야의 이발사> 중 ‘나는야 거리의 만능일꾼’, 푸치니의 오페라 <라 보엠> 중 ‘오, 미미! 너는 돌아오지 않고’, 레하르의 오페라 <유쾌한 미망인> 중 ‘입술은 침묵하고’ 등 네 곡이 이어져 관객들의 큰 호응을 받았다.

‘황수미 오페라 클라이맥스’ 공연사진. 사진=아트앤아티스트 제공
<‘황수미 오페라 클라이맥스’ 공연사진. 사진=아트앤아티스트 제공>

마지막 곡은 김승직과 김주택이 황수미에게 꽃을 선사하며 선택을 바라는 설정이었는데, 부드러움과 포용을 보여주던 김승직은 귀여운 열정 또한 표출해 오페라 전막 공연에서 충분히 변신이 가능함을 제시했다. <황수미 오페라 클라이맥스>를 관람 후 이어지는 여운을 느끼면서, 황수미, 김주택, 김승직이 주연으로 전막 오페라에 함께 출연한다면 얼마나 감동적일지 상상하게 된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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