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ENT 발레] 이원국발레단 ‘사랑의 세레나데’ 발레하기 좋은 공연장, 관람하기 좋은 관객석

발행일자 | 2019.02.14 08:40

인천광역시 주최, 인천문화예술회관 주관, 2018 커피콘서트 스페셜1, 이원국발레단 <사랑의 세레나데>가 2월 13일 인천문화예술회관 소공연장에서 열렸다. 이번 회관 개관 25주년 기념공연은 14일 테너 김세일 & 피아니스트 손민수의 <시인의 사랑>, 16일 윤복희 콘서트 <여러분>으로 이어진다.
 
<사랑의 세레나데>는 이원국 단장을 비롯해 시노하라 미키, 마이클, 오예린, 장예진, 김민영, 고훈, 손선권, 김지권, 김수민, 권기중이 출연했다. 정통 발레의 예술성을 바탕으로 대중성까지 전파한 시간이었다. 모든 무용수들이 여유가 있었고 특히 발레리나들의 표정이 밝았는데, 꾸준한 연습을 통해 쌓인 실력과 자신감의 힘이라고 느껴진다.

이원국발레단 ‘사랑의 세레나데’ 공연사진. 사진=인천문화예술회관 제공
<이원국발레단 ‘사랑의 세레나데’ 공연사진. 사진=인천문화예술회관 제공>

◇ 해적, 카르멘, 차이콥스키, 백조의 호수까지, 뛰어난 표현력과 호흡을 보여준 그랑파드되
 
<사랑의 세레나데>의 첫 무대는 ‘해적 그랑파드되’였다. 발레리나 김민영은 안정되면서도 산뜻한 안무를 선보였는데, 리프팅 동작에서의 관객의 호응이 특히 좋았다. 공연 초반부터 밝은 김민영의 표정은, 발레 공연에 집중하기 위해 긴장한 관객들의 마음을 열었는데 고난도의 안무를 밝은 표정으로 소화하니 더욱 감동적으로 느껴졌다.

‘카르멘’은 발레리나 시노하라 미키, 발레리노 마이클이 맡았다. 과감하고 빠른 공중 동작이 인상적이었는데, 시노하라 미키는 공중 동작에서도 무척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오페라에서 카르멘이 돈 호세를 유혹하면서 부르는 노래인 ‘하바네라’ 리듬에 맞춰 자발적으로 박수를 치는 관객들도 있었는데, 오페라로 관람한 경험이 있는 관객은 상대적으로 짧은 안무에서도 원래의 정서를 잘 살리고 있다는 것을 더욱 느낄 수 있었을 것이다.
 
김지권과 오예린, 마이클과 김수민도 좋은 호흡을 보여줬다. 전막 공연 중에 펼쳐지는 2인무인 그랑파드되가 아닌 그랑파드되만 공연하면서도 느낌을 이렇게 잘 살리고 있는지 감탄하게 된 시간이었다. <사랑의 세레나데>의 해설을 맡은 뮤지컬배우 권기중은 마술을 보여주기도 하고 발레 마임을 관객들에게 알려줘, 관객들이 긴장을 풀고 공연에 몰입할 수 있도록 안내했다.

◇ 전막 발레 공연을 기대하게 만든 ‘시카고’
 
발레리나 장예진, 발레리노 고훈, 손선권이 출연한 ‘시카고’는 영화 <시카고>의 유명한 OST ‘All that jazz’에 맞춰 이원국 단장의 안무로 만들어진 작품이다. 뮤지컬 같은 조명과 함께 한 시작에 관객들은 환호했는데, 박자에 맞춰 박수를 치며 좋아했다.
 
발레는 다른 장르의 춤을 발레로 포용하고 소화하는데 탁월한 장점을 가진 춤이다. 뮤지컬 안무를 클래식 발레로 소화한 ‘시카고’를 보며 전막 공연이면 어떨까 궁금해졌다.

이원국발레단 ‘사랑의 세레나데’ 공연사진. 사진=인천문화예술회관 제공
<이원국발레단 ‘사랑의 세레나데’ 공연사진. 사진=인천문화예술회관 제공>

세 명의 호흡과 케미가 좋았고, 장예진의 표정은 특히 밝았는데 밝은 표정을 전달하는데 그치지 않고 관객들 또한 같이 밝은 표정을 짓도록 만든다는 점이 주목됐다. 이원국발레단 공연의 발레리나들의 표정은 모두 좋아. 밝은 에너지를 표정과 안무로 전달하는데 효과적이었다.
 
◇ 하이라이트의 감동을 선사한 이원국 단장, 발레 공연에서 앙코르 안무를 경험한 특별한 시간
 
<사랑의 세레나데>의 마지막 순서인 ‘블랙스완 그랑파드되’는 발레리노 이원국 단장과 시노하라 미키가 함께 했다. 안정된 공중 동작에 “우와~”라는 환호가 이어졌고, 연속 회전에 관객석은 후끈 달아올랐다.

이원국발레단 ‘사랑의 세레나데’ 공연사진. 사진=인천문화예술회관 제공
<이원국발레단 ‘사랑의 세레나데’ 공연사진. 사진=인천문화예술회관 제공>

관객들의 환호에 <사랑의 세레나데> 출연진들은 하이라이트 및 개인기를 앙코르로 선보였다. 발레 공연에서 앙코르 안무를 본 경험이 있는 관객은 거의 드물 것이고, 발레는 앙코르가 없는 것 아니냐고 묻는 사람이 있을 수 있는데, 그런 사람들도 이원국발레단의 공연을 직접 관람하면 선입견이 깨질 것이다.
 
◇ 관람하기에 구조적으로 좋은 인천문화예술회관 소공연장! 적극적으로 찬사를 표현하는 관객들!
 
인천문화예술회관 소공연장은 소극장이라기보다는 중극장 이상의 규모를 갖춘 공연장으로 공연과 관람이 무척 편리했다. 높은 천장과 타원형 관객석, 앞좌석과의 확실한 단차로 인해 어떤 좌석에 있더라도 <사랑의 세레나데> 무대가 잘 보였다는 점은 큰 장점이다.

이원국발레단 ‘사랑의 세레나데’ 공연사진. 사진=인천문화예술회관 제공
<이원국발레단 ‘사랑의 세레나데’ 공연사진. 사진=인천문화예술회관 제공>

높은 천장으로 인해 답답하지 않고 쾌적했고, 관객석이 타원형이기 때문에 관객들의 반응과 감동을 서로 공유해 증폭할 수 있다는 점은 무척 훌륭하다. 앞뒤 관객석의 단차가 커 앞좌석 관객은 뒷사람의 시야를 방해하지 않을까 걱정하는 일이 줄어들고, 뒷좌석 관객은 앞사람으로 인한 시야 방해가 현저하게 줄어들어, 서로 좋은 분위기에서 관람할 수 있는데, 다른 공연장에도 많이 가 본 관객은 인천문화예술회관 소공연장에서의 관람이 얼마나 편안한지 더욱 잘 느낄 것이다.

이원국발레단 ‘사랑의 세레나데’ 공연사진. 사진=인천문화예술회관 제공
<이원국발레단 ‘사랑의 세레나데’ 공연사진. 사진=인천문화예술회관 제공>

정말 큰 대극장만큼은 아니지만 무대가 작지 않다는 점 또한 긍정적인 포인트이다. <사랑의 세레나데>와 같은 발레 공연은 공연장의 넓이와 높이가 확보돼야 연속 회전, 공중 동작 등 화려한 안무를 소화할 수 있는데 그런 면서도 인천문화예술회관 소공연장은 좋은 공연장이라고 생각된다.
 
대극장의 경우 더 넓은 무대로 인해 더 많은 것을 표현할 수 있지만, 관객석과의 거리가 멀어 웅장함이 와닿는 대신 바로 눈앞에서 펼쳐지는 생생함이 줄어드는데, 인천문화예술회관 소공연장은 대극장과 소극장의 장점을 모두 살리고 있다는 점에서 중극장 규모의 공연을 하기에 무척 좋은 극장이라고 여겨진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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