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ENT 드라마] ‘진심이 닿다’(6) 유인나의 인지편향과 투사! 완벽한 믿음의 힘!

발행일자 | 2019.02.24 03:42

박준화, 최지영 연출, 이명숙, 최보림 극본, tvN 수목드라마 <진심이 닿다> 제6회는 완벽한 믿음의 힘을 보여줬다. 이동욱(권정록 역)에 대한 유인나(오진심 역)의 진심은 ‘세상에 내 편이 한 명이라도 있다면?’이라는 생각을 계속하게 만든다.
 
유인나와 이동욱은 같은 장소, 같은 상황에 있으면서도 서로 다르게 느끼고 받아들이는데, 유인나의 말과 행동, 마음은 병리적으로 느껴지기보다는 귀여운 의지의 표현으로 보인다는 점이 흥미롭다.

‘진심이 닿다’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진심이 닿다’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 인지편향과 투사의 뜻
 
인지편향(認知偏向, Cognitive bias)은 사람이나 상황에 대한 비논리적인 추론에 따라 잘못된 판단을 내리는 패턴을 말한다. 합리적이고 보편적인 판단을 내리지 않고, 자신이 원하는 식으로 해석과 선택을 하는 것을 뜻한다.
 
투사(投射, Projection)는 자기 내면에 있는 스스로 견디기 힘든 부분을 무의식적으로 다른 사람에게 전가해 고통과 괴로움을 줄이려는 것이다. 자기 마음 안에 있는 것을 외부 세계에 있는 대상으로 돌리려는 무의식의 행위인데, 주로 죄의식, 열등감, 공격성, 수치심 등 직면하기 어려운 면들이 투사된다.

‘진심이 닿다’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진심이 닿다’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투사는 다른 사람들도 내 태도와 감정 등과 똑같은 것을 가졌다고 단정하는 경향으로, 내가 생각하고 느끼는 것, 내 마음 안에 있는 것을 다른 사람이 생각하고 느낀다고 여기는 것을 뜻한다.
 
◇ 유인나의 귀여운 인지편향은 투사와 연결된다! 이동욱의 사리대화를 심정대화로 받아들이는 유인나의 인지편향!
 
<진심이 닿다>에서 유인나는 귀여운 인지편향을 보여주고 있다. “추우면 주머니에 손 넣으시죠.”라고 이동욱이 말하자, 유인나는 이동욱의 주머니에 손을 넣으려고 한다.

‘진심이 닿다’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진심이 닿다’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이동욱은 추우면 유인나가 유인나의 주머니에 손을 넣어 따뜻하게 하면 된다는 ‘사리대화(事理對話)’를 한 것인데, 유인나는 이동욱이 자신에게 호감을 표현하는 ‘심정대화(心情對話)’를 하고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진심이 닿다> 제5회 리뷰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사리대화’는 이야기 표면의 지식과 정보를 주고받는 대화를 뜻하며, ‘심정대화’는 그 안에 있는 내면의 진짜 바람까지 반영한 대화를 뜻한다. 사리대화가 ‘팩트 체크’라면 심정대화는 ‘내 마음속 바람과 의지’라고 볼 수 있는데, 제6회 방송에서 이동욱과 유인나 대사에서 지속적으로 사리대화와 심정대화가 충돌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진심이 닿다’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진심이 닿다’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이동욱은 지속적으로 단순히 지식과 정보를 제공하지만, 유인나는 이동욱의 대사를 감정으로 해석하고 받아들이는 인지편향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지만 이런 유인나의 인지편향을 반복해서 보는 시청자들은 불편하기보다는 귀엽다고 여길 수 있는데, 병리적인 수준에 이르지는 않고 상대방이나 시청자가 크게 불편하지 않은 정도의 의지의 표현으로 비치기 때문이다.
 
유인나의 비논리적 추론, 인지편향의 이유와 원인 중 하나는 ‘투사’로 볼 수 있다. 유인나는 자신이 이동욱에게 관심 있는 것을, 이동욱이 자신에게 관심이 있는 것이라고 투사한다. 자신이 이동욱과 더욱 친밀해지고 싶은 마음을, 이동욱이 자신과 친밀해지고 싶은 것이라고 투사하는 것이다.

‘진심이 닿다’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진심이 닿다’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 인지편향을 병리적으로만 봐야 하는가?
 
<진심이 닿다>에서 유인나의 인지편향은 귀엽게 보이지만, 박경혜(단문희 역)의 인지편향은 불편하거나 안쓰럽고 안타깝게 여겨질 수 있다. 박경혜는 다른 사람들이 인정하고 공감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나는 인지편향을 드러내고 그로 인해 계속 상처받기 때문이다.
 
인지편향의 정도와 강도, 자신과 다른 사람이 공감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지의 여부에 따라, 인지편향도 생활 속에서 수용될 수 있는지 치유가 필요한지 나뉠 수 있다는 것을 <진심이 닿다>는 보여주고 있다.

‘진심이 닿다’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진심이 닿다’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진심이 닿다>에서 유인나의 인지편향은 더 심하게 강화되지 않는다면 크게 문제 될 것은 없다고 여겨지지만 박경혜의 인지편향은 치유가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이유는, 계속되는 인지편향으로 인해 박경혜는 지속적으로 상처를 입고, 상처를 입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이기 때문이다.
 
<진심이 닿다>에서 박경혜의 인지편향으로 인한 상황 전개는 다른 등장인물과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주는데, 자신의 모습처럼 느껴지는 시청자는 박경혜 못지않게 민망할 수도 있을 것이다. 다른 사람의 실수와 아픔을 보고 무조건 웃고 넘기지만은 말고, 한 번쯤은 진지하게 그 사람이 왜 그런지, 그러면서 힘들거나 아프지는 않은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진심이 닿다’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진심이 닿다’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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