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기] “엑기스만 담았다” 현대차그룹 드라이빙 아카데미

발행일자 | 2019.05.13 11:15
[체험기] “엑기스만 담았다” 현대차그룹 드라이빙 아카데미

“스스로 생각하는 레벨을 정해서 알려주세요.”

얼마 전 현대차 홍보실에서 날아든 메일에는 독특한 내용이 담겨 있었다. 현대차그룹이 주최하는 HMG 드라이빙 아카데미 참석에 앞서, 1부터 4까지의 레벨 중 본인이 어디에 해당하는지 알려달라는 것이었다. 레벨 1은 스포츠 주행을 처음 하는 수준이고, 레벨 2는 서킷 주행이 가능한 수준이며 레벨 4 정도 되면 아마추어 레이스에 참가가 가능하다는 게 현대차의 설명이다.


그동안 수많은 시승행사에 참석해왔지만 내 스스로의 레벨을 평가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고민 끝에 나는 레벨 2로 신청했다.

[체험기] “엑기스만 담았다” 현대차그룹 드라이빙 아카데미

HMG 드라이빙 아카데미는 서킷을 달리는 데 그치지지 않고, 참석자의 드라이빙 실력을 높여주는 게 가장 큰 특징이다. 시승 차종은 현대 벨로스터를 비롯해 I30 N 라인, 기아 K3 GT, 제네시스 G70, 기아 스팅어 등이 마련돼 있다.

기자들이 참가한 미디어 세션의 특징은 4단계로 구분된 레벨 중에 레벨 2와 레벨 3를 혼합한 구성으로 짰다는 점이다. 좀 더 다양한 구성을 소개하기 위함이기도 하고, 레벨 3까지의 실력을 가진 이들도 배려한 것으로 보인다.

레벨 2로 참가하려면 서킷 라이선스 소지가 필수다. 이 라이선스 소지가 있다면 최소한 해당 서킷의 그룹 드라이빙을 무리 없이 달릴 수 있다는 뜻이다. 나는 마련된 차종 중에 서킷과 궁합이 가장 잘 맞을 것 같은 벨로스터를 골랐다.

[체험기] “엑기스만 담았다” 현대차그룹 드라이빙 아카데미

가장 먼저 체험한 건 긴급 회피. 달리다가 목표지점에서 좌우 어느 한쪽으로 급히 방향을 바꿔 정지하는 기술이다. 시속 50㎞로 시작했는데, 인스트럭터는 점차 속도를 높이기를 주문했다. “아주 잘한다”는 얘기를 계속 듣다 자만한 걸까. 세 번째인 70㎞/h 주행에서는 파일런을 하나 건드리고 말았다.

이어진 서킷 주행에서 나는 인스트럭터 바로 뒤에 자리해 그가 인도하는 라인 그대로 열심히 쫓아갔다. 레벨 2 그룹답게 꽤 빠른 속도로 진행되면서 각 코너를 어떻게 공략해야 하는지, 어디서 감속했다가 다시 가속해야 하는지를 좀 더 확실하게 체크해볼 수 있었다.

그룹 드라이빙에서 중요한 것 중 하나는 흐름을 타야한다는 것이다. 어느 한 대가 쳐질 경우 전체적인 주행 속도가 느려지고 흐름을 망칠 수 있다. 이번 주행에서는 안타깝게도 딱 한 대가 흐름에서 많이 뒤쳐졌다. 이런 차가 중간에 있을 경우 그 뒤에 자리한 차들은 속도를 제대로 낼 수가 없다. 본인의 실력을 제대로 아는 건 드라이빙 행사 참가의 기본 중에 기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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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킷을 실컷 달린 후 우리는 모터카나 주행을 맞이했다. 일반적인 짐카나는 장애물 통과 후 목적지로 오는 시간을 재서 순위를 매기는데, 모터카나는 두 대가 동시에 출발해 누가 먼저 들어오느냐를 겨루는 게 차이점이다.

연습할 겨를도 없이 맞이한 세 번의 실전 대결에서 나는 운 좋게도 세 번 모두 이겼다. 그렇다고 뭐 상품을 받는 것도 아니지만, 어쨌든 기분은 꽤 괜찮았다. 기억을 더듬어 보니, 과거 기아차 화성 시험장에서 열린 일명 ‘꼬리잡기’ 대결에서도 나는 최종 우승을 차지했었다. 꼬리잡기는 육상 트랙 같은 원형 코스 양쪽에서 동시에 출발해 누가 먼저 골인하느냐를 겨루는 경기다.

잠깐의 휴식 후 우리는 다시 서킷으로 향했다. 앞선 주행에서는 인스트럭터가 선도하며 지도해주었다면, 이번에는 인스트럭터가 체험자의 바로 뒤에 붙어서 지도해주는 게 차이점이다. 인스트럭터가 앞에서 달리는 게 ‘학원 과외’라면, 뒤에서 쫓아오는 건 ‘일대일 족집게 과외’에 비유할 수 있다. 앞에 아무도 안 달리는데다 인스트럭터가 꽁무니를 쫓아오기 때문에 앞선 주행과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 실제로 나보다 앞서 달린 기자들 중에는 코스를 이탈한 이들도 있었다. 인스트럭터는 나에게 “다음에 갈 코스를 좀 더 미리 보라”고 코치해줬다.

[체험기] “엑기스만 담았다” 현대차그룹 드라이빙 아카데미

HMG 드라이빙 아카데미가 주는 즐거움은 상상 이상이다. 경험치가 쌓여가면서 운전 실력의 향상을 느낄 수 있을뿐더러, 일반도로에서 낼 수 없는 속도로 코너를 공략하면서 스트레스를 맘껏 풀 수도 있다.

현대차는 2016년부터 드라이빙 아카데미를 운영해 왔는데, 이번에 제네시스 브랜드와 기아차를 합류시키면서 현대차그룹(HMG) 드라이빙 아카데미로 개편했다. 국내외 유효한 서킷 라이선스 보유자와 국내/국제 운전면허증 소유자라면 누구나 참가 가능하며 현대자동차의 ▲신형 아반떼 ▲벨로스터 1.6T▲i30 N 라인, 기아자동차의 ▲K3 GT ▲스팅어 3.3T, 제네시스 브랜드의 ▲G70 3.3T를 대여할 수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고성능 브랜드 N을 체험할 수 있는 N 익스클루시브 프로그램을 실시하는 등 고객 체험 기회를 지속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인제=임의택 기자 (ferrari5@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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