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ENT 드라마] ‘아스달 연대기’(2) 대사가 어려운가? 어렵지 않은가? 논쟁의 이유는 무엇일까?

발행일자 | 2019.06.03 02:29

김원석 연출, 김영현, 박상연 극본, tvN 토일드라마 <아스달 연대기>는 제2회까지 진행되며 대사가 매우 어려운지, 그다지 어렵지는 않은지에 대해 시청자들의 반응은 갈리고 있다. 대사전달력의 저하는 몰입과 감정이입을 용이하지 않게 만들 수 있는데, 앞으로의 방송에서 연결고리와 디테일에 대해 좀 더 친절하게 설명할지 아니면 지금의 톤을 유지할지 궁금하다.

‘아스달 연대기’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아스달 연대기’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 현재 사람들이 생각했을 때는 당연하지만, 과거에는 말도 안 되는 것으로 취급받은 개념들! 꿈을 꾼다 + 말은 탄다
 
<아스달 연대기> 제2회에서 은섬(송중기 분)은 탄야(김지원 분)의 꿈을 훔쳤다는 의심을 받는다. 현대극에서 꿈을 훔친다는 표현을 했다면 상징적이거나 은유적인 표현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아스달 연대기>에서는 진짜로 꿈을 훔쳤다고 생각하는데 꿈에 대한 인식이 현재와는 다르기 때문이다.
 
현재를 사는 사람들이 생각했을 때는 당연하지만, <아스달 연대기>에서는 말도 안 되는 것으로 취급받는 개념들이 있다. 꿈을 꾼다는 것과 말을 탄다는 것이다. 꿈은 아무나 꾸는 것이 아니며 꿈을 꿀 수 있는 사람은 특별한 부족과 특별한 사람이라고 믿기 때문에, 꿈을 꿀 것 같지 않은 사람이 꿈을 꿨을 때 꿈을 훔쳤다고 보는 것이다.

‘아스달 연대기’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아스달 연대기’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주인공과 시청자들은 다 알고 있고 주인공을 제외한 등장인물들은 모르는 것이 있을 때, 시청자들은 특별한 것을 알고 있는 우월감을 느끼며 드라마를 더욱 친근하게 여기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그런데 <아스달 연대기>에서는 공감하고 인정하게 만드는 디테일이 부족하고 연결고리가 많이 생략돼 있기 때문에, 정말 좋은 방법을 선택했음에도 불구하고 공감과 응원의 시너지를 내지 못한다는 점은 매우 안타깝다.

‘아스달 연대기’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아스달 연대기’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 금기사항 세 가지! 당시의 개념과 현재의 개념으로 살펴보면?
 
<아스달 연대기> 제2회에서는 결코 해서는 안 되는 세 가지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대흑벽을 넘지 말고, 식물을 키우지 말고, 짐승을 길들이지 마라는 금기사항을 알려준다.
 
이 세 가지는 와한족의 입장에서 볼 때 현재 상태를 유지하면서 외부와의 단절을 지속하게 만드는 규범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은섬은 이 세 가지를 모두 어겼고, 와한족의 이아르크를 침범한 아스달 또한 이 세 가지를 모두 어기고 있다.

‘아스달 연대기’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아스달 연대기’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세 가지 금기사항은 현대적인 개념으로 보면, 적극적인 개방과 확장 정책으로 힘을 키워 스스로를 지킬 것인지, 위험에 노출되지 않기 위해 소극적인 회피와 폐쇄 정책을 쓸 것인지에 대한 선택의 문제라고 볼 수 있다.
 
<아스달 연대기>에서 은섬은 소속감을 완벽하게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소속의 안전감 또한 누리지 못하고, 이는 마음의 안전감 부족으로 이어진다. 은섬이 와한족에서 소속의 안전감을 느끼지 못하는 이유는, 단지 피의 색깔이 다르기 때문이 아니라 금기사항에 대한 복종을 할 수 있는지 아닌지에 대한 선택이 다를 수밖에 없는 성향 차이일 수도 있다.

‘아스달 연대기’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아스달 연대기’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은섬은 와한족과 같이 있으면서도 성향은 뇌안탈이나 아스달에 더 가깝다고 볼 수 있는데, 후천적으로 현재 있는 장소보다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선천적 성향이 더 크게 작용하기 때문이라고 추정할 수 있다.
 
◇ 대사가 매우 어려운가? 그다지 어렵지는 않은가? 논쟁의 이유는 무엇일까?
 
<아스달 연대기>에서 대사가 듣기 쉬운지 어려운지에 대해서는 시청자들의 반응은 갈리고 있다. 매우 어렵다고 느끼는 시청자도 있고, 그다지 어렵지 않나고 느끼는 시청자도 있다.

‘아스달 연대기’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아스달 연대기’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아스달 연대기>의 어투와 대사의 난이도를 제작진은 많은 고민 끝에 선택했을 것이다. 그렇지만 좀 더 쉬운 표현의 한글 자막이 필요하다고 요구하는 시청자들도 있다. 현재 상태로도 모두 이해하는 시청자들도 있지만, 그렇지 못하는 시청자들도 있는 것이다.
 
제2회까지를 되돌아보면 대사전달력이 낮기 때문에 몰입하는데 너무 많은 집중력이 필요하다. 그냥 편하게 드라마를 보는 스타일의 시청자들은 더 많이 힘들 수도 있다. 몰입이 편하지 않기 때문에, 지루하고 어색하게 여겨질 수도 있다.

‘아스달 연대기’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아스달 연대기’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대사가 어렵기 때문에 내용은 더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다. 같은 이유로 인해 스토리텔링이 쉽게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느끼는 시청자들도 있을 것이다. 전부 다 이해하는 사람과 디테일에 별로 신경 안 쓰는 사람은 어렵게 느껴지지 않을 것이고, 디테일에 집중하면서도 다 이해가 되지 않는 사람이 가장 어렵게 느낄 수 있다.
 
◇ 공감도를 높일 수 있게 좀 더 친절하게 연결고리를 설명해줬다면?
 
<아스달 연대기>의 세계관에 대부분의 시청자들이 공감하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느껴지기도 한다. 암시와 복선이 없이 갑자기 펼쳐지는 행동들은 몰입과 감정이입을 방해할 수 있다. 갑자기 다이빙을 하고, 춤을 추고, 종교적이라고 느껴지는 의식을 펼치는 것을 보면, 시청자는 다큐멘터리 혹은 추상적인 뮤직비디오를 보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다.

‘아스달 연대기’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아스달 연대기’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등장인물들이 번갈아가며 계속 우는데 왜 우는지에 대해 시청자들이 더 많은 공감을 가질 수 있도록 좀 더 친절하게 이야기가 진행됐으면 어떨까 생각해본다. 이런 간극은 뛰어난 영상미를 보며 시청자들이 감탄하고 감동해야 하는 시간에, 이야기를 파악하려고 시간을 할애하게 만든다.
 
이름으로 묶여있다는 것은 <아스달 연대기>의 스토리텔링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개연성의 연결고리가 느슨하거나 생략됐다고 생각되기도 한다. 제2회 마지막은 너무 잔인한데 긴장감은 부족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은섬과 타곤(장동건 분)의 본격적인 대결이 예상되는 제3회 방송을 시청하면, 제1회와 제2회의 내용에 대해 소급해서 감탄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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