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ENT 드라마] ‘60일, 지정생존자’(2) 믿는 것과 아는 것의 차이는? 드라마를 드라마로만 볼 수 없다

발행일자 | 2019.07.03 00:24

유종선 연출, 김태희 극본, tvN 월화드라마 <60일, 지정생존자> 제2회의 부제는 ‘충격적인 테러의 배후는 누구?’이다. 가상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드라마를 보는 것만으로도 혼란스럽고 어수선하다는 점이 주목된다. 믿는 것과 아는 것의 차이에 대한 질문은 되뇔수록 더 많은 것을 생각나게 만든다.

‘60일, 지정생존자’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60일, 지정생존자’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 누가 테러의 배후인가? 드라마를 보는 것만으로도 혼란스럽고 어수선하다, 슬프고 공허한 느낌!
 
누가 테러의 배후인가? <60일, 지정생존자> 제2회 초반은 국회의사당 폭탄 테러가 북한 소행처럼 보이게 만들면서, 내부 소행일 수 있다는 가정 또한 하게 만들었다. 드라마에서 북한 소행처럼 보이게 만들었다는 것은, 역설적으로 그렇지 않다는 강력한 암시로 해석할 수 있다.
 
그렇지만 만약 현실이었다면 보이는 그대로가 있는 그대로일 수 있기 때문에, 몰입해 감정이입한 시청자들은 더욱 난감했을 수 있다. 시청자들은 드라마와 같은 상황에 닥치면 나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생각하게 될 것이다.

‘60일, 지정생존자’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60일, 지정생존자’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60일, 지정생존자>는 드라마를 드라마로만 볼 수 없다. 가상이 가상으로만 보이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60일, 지정생존자>는 생각이 많아지는 드라마이다. 원작이 있는 드라마인데, 처음부터 우리나라 이야기처럼 보이는 드라마라는 점이 주목된다.
 
국회의사당이 무너져 내린다는 것을 드라마 속에서 내용으로 보는 것만으로도 혼란스럽고 어수선하다. 슬프고 공허함이 밀려든다. 드라마를 통해 간접 경험하는 전쟁의 위험은 실질적인 면과 함께 정서적인 면을 포함하기 때문에 더욱 감정적으로 느껴질 수도 있다.

‘60일, 지정생존자’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60일, 지정생존자’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존재감을 발휘하지 못하는 대통령 권한 대행 박무진(지진희 분)과 권력은 공백을 허용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비서실장 한주승(허준호 분)은 서로 대립되는 듯하다가도, 결정적일 때 서로 협력했는데, 앞으로도 그럴 가능성은 충분하다.
 
박무진은 그냥 이방인 같은 느낌을 주기도 한다. 환경부장관일 때는 제 목소리를 내려 했는데 대통령 권한 대행이 되고 나서 충격에 빠져 어찌할 줄 모르는 모습을 지진희는 실감 나게 연기했다. 허준호의 카리스마는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중심을 잡는 역할을 한다는 점 또한 주목된다.

‘60일, 지정생존자’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60일, 지정생존자’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 안전, 생존이 아닌 첨예한 정치 논리와 갈등! 믿음은 내가 보고 싶은 대로 상대를 보는 것! 아는 건 상대의 입장에서 상대의 자리에서 보는 것!
 
<60일, 지정생존자>는 안전의 가치, 안전의 소중함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다. 안전과 생존이 아닌 첨예한 정치 논리와 갈등에 의해 결정되는 모습을 보면서, 나의 세상이 안전하지 못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없다고 자존심이 없는 건 아니라는 메시지에는 상대방의 자존심을 지켜주려는 마음이 포함돼 있다. 믿는 게 아니라 아는 거라는 말은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믿는 것과 아는 것의 차이는 무엇일까? 믿음은 내가 보고 싶은 대로 상대를 보는 것이고, 아는 건 상대의 입장에서 상대의 자리에서 보는 것이라고 드라마는 알려준다. 아는 것이 믿는 것보다 한 수 위라는 뜻이다. 같은 맥락에서 보면 아는 것은 아끼는 것, 사랑하는 것, 위하는 것과 동음이의어라고 해석할 수 있다.

‘60일, 지정생존자’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60일, 지정생존자’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데프콘을 발령시킨 다음 격하시키는 밀당은 심장 쫄깃하게 만드는 연출미를 느끼게 한다. 회신 전화가 오지 않은 채 데프콘이 발령되고 그다음에 스토리가 이어지니까 더 흥분된다. 미드 원작이 있지만 원작과의 비교보다는 그냥 <60일, 지정생존자> 자체를 바라보는 아량을 발휘한다면 더욱 재미있게 몰입해 시청할 수 있을 것이다.
 
◇ 인간적인 고뇌! 울고 싶었던, 다 큰 어른 박무진! 얼마나 무서웠을까?
 
<60일, 지정생존자> 제2회는 대통령 권한 대행이 된 것이 부활이 아니라 또 하나의 추락이라는 것을 보여줬다. 박무진을 더 밑으로 떨어뜨렸는데, 그 위치에서 박무진은 더 근본적인 것을 따지며 합리적 판단을 하려고 고심했다.

‘60일, 지정생존자’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60일, 지정생존자’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60일, 지정생존자> 제1회가 빠른 진행이었다면, 제2회 방송은 그에 비하면 다소 느린 진행이라고 느껴질 수 있었다. 참사가 벌어지면 시간이 멈춰버리고 마음이 굳어버리는 동결 반응이 일어날 수 있는데, 만약 제2회가 빠르게 진행됐다면 동결 반응의 정서가 전달되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암호 영상은 무척 감각적이고 영화적이었는데, 뇌의 작용을 감각적으로 영상화했다고 볼 수 있다. 박무진은 인간적인 고뇌를 보여주기도 했다. 울고 싶었던, 다 큰 어른 박무진은 얼마나 무서웠을까? 박무진은 자신의 애 앞에서 무너지는 모습을 보여줬는데, 무너질 수 있는 사람이라는 인간미를 발휘했다고 볼 수 있다. 영웅의 인간적 고뇌일지, 인간적인 고뇌를 가진 인물이 영웅으로 재탄생한다고 것 중 어떤 표현이 더 적절한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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