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의택의 車車車] 더욱 완벽해진 고급 세단, 기아 K9

발행일자 | 2019.07.08 00:05
[임의택의 車車車] 더욱 완벽해진 고급 세단, 기아 K9

K9은 기아자동차의 플래그십 세단으로 2012년 처음 출시됐다. 1997년 데뷔한 엔터프라이즈, 2003년에 등장한 오피러스의 계보를 이은 K9은 당시 국내에 생소했던 첨단 장비들을 대거 장착하며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결과는 참담했다. BMW 5시리즈의 가격으로 7시리즈의 품위를 누릴 수 있게 하겠다던 기아차의 계획은 처절하게 실패했다. 기본적으로 5시리즈와 7시리즈의 고객이 완전히 다른 데다, 기아차가 내세운 첨단 장비들은 값을 추가로 지불해야 하는 옵션들이었다. 이들 옵션을 장착하면 수입차인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나 BMW 5시리즈와 가격차이가 거의 없어지게 돼 가격적인 메리트도 사라졌다. 가격 정책의 실패를 인정한 기아차는 모델 변경을 거치면서 값을 내렸으나 끝내 판매 추락을 막지 못했다.

절치부심한 기아차가 2018년에 선보인 2세대 K9은 많은 점에서 달라졌다. 우선 BMW를 카피했다는 누명을 썼던 스타일은 독창성이 높아졌다. BMW의 느낌이 사라진 대신 벤츠 E클래스와 비슷해졌다는 지적도 있는데, 꼼꼼하게 살펴보면 E클래스와 닮은 느낌은 크지 않다.


[임의택의 車車車] 더욱 완벽해진 고급 세단, 기아 K9

무엇보다 다소 둔중해보였던 차체는 기름기를 걷어내고 날렵하게 변신했다. 차체 크기는 길이 5120㎜, 너비 1915㎜, 높이 1490㎜로, 구형보다 길이가 25㎜ 늘어나고 너비는 15㎜ 넓어졌다.

엔진은 1세대의 3.3ℓ, 3.8ℓ, 5.0ℓ 자연흡기 라인업에서 3.3ℓ 자연흡기를 없애고 터보 엔진으로 대체했다. 세계적인 다운사이징 추세를 반영하면서 좀 더 빠른 가속감을 원하는 이들을 만족시키기 위한 선택이다.

시승 모델인 3.8 가솔린은 1세대에서 334마력이던 것이 315마력으로 내려간 대신, 최대토크는 40.3㎏·m에서 40.5㎏·m로 올라갔다. 이는 최고출력을 단순히 높이는 것보다 최적의 출력과 연비를 조화시키는 최근 현대기아차의 기술 흐름을 그대로 반영한 결과다.

[임의택의 車車車] 더욱 완벽해진 고급 세단, 기아 K9

차는 묵직하지만 부드럽게 가속된다. 최고출력이 6000rpm에서, 최대토크가 5000rpm에서 나오도록 설정된 만큼, 차는 고회전에서 응축된 힘을 쏟아낸다. 시승차처럼 AWD(네바퀴굴림) 사양이 장착되면 저회전에서 살짝 둔하게 느껴질 때가 있는데, 탄력을 받으면 전혀 갑갑하지 않다.

재밌는 건 액티브 엔진 사운드가 기본형부터 장착된다는 점이다. 1세대 K9은 정숙성이 뛰어났지만 운전이 심심하다는 평이 있었는데, 신형은 주행모드에 따라 엔진 사운드가 확연히 달라진다. 직접 운전대를 잡는 젊은 오너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설계로 보이는데, 가상의 엔진음이 좀 더 실제와 가까워진다면 더 좋은 반응을 얻을 것 같다.

주행모드는 모두 다섯 가지. 컴포트에서는 한 없이 부드럽고, 스포츠 모드는 차체를 민첩하고 강렬하게 이끈다. 다만 컴포트 모드와 스포츠 모드의 서스펜션 강도 차이가 더 나면 좋겠다. 뒷좌석 승객을 고려해 지나치게 단단한 느낌을 주지 않은 것 같은데, 혼자 타는 이들을 위해 스포츠 플러스 모드를 추가하면 더욱 환영받을 것으로 보인다.

[임의택의 車車車] 더욱 완벽해진 고급 세단, 기아 K9

K9의 인증 연비는 3.8 AWD 19인치 기준으로 도심 7.3㎞/ℓ, 고속도로 10.3㎞/ℓ, 복합 8.4㎞/ℓ다. 배기량과 차체 크기가 있기 때문에 이 정도 연비는 나쁘지 않지만, 공차중량을 좀 더 줄인다면 더 좋은 연비가 기대된다.

K9의 데뷔 때 가격대는 5490만~9330만원이었는데, 지금은 개소세 인하 효과로 5419만~9179만원으로 낮아졌다. 1세대 K9이 5290만~8640만원이던 것에 비하면 다소 높아졌지만, 기본 장비가 더 튼실해져서 그리 높아진 느낌은 주지 않는다.

[임의택의 車車車] 더욱 완벽해진 고급 세단, 기아 K9

시승차인 3.8 그랜드 플래티넘 풀 옵션 모델의 가격은 7981만원. 제네시스 G90 럭셔리(7706만원)에 풀 옵션을 갖추면 8835만원이 되므로 854만원 차이가 난다.

기아차에 따르면 K9에서 가장 인기 있는 트림은 5871만원짜리 플래티넘Ⅱ다. 사실 이 트림 정도만 되어도 오너드라이버에게 필요한 옵션은 충분하다. 뒷좌석에 앉기보다 직접 운전을 즐기는 대형차 고객들에게 당분간 K9보다 나은 국산차는 없어보인다.

평점(별 다섯 개 만점. ☆는 1/2)
익스테리어  ★★★★☆
인테리어     ★★★★☆
엔진/미션    ★★★★☆
서스펜션     ★★★★
정숙성        ★★★★☆
운전재미     ★★★★
연비           ★★★☆
값 대비 가치 ★★★★

총평: 품격과 내실을 두루 갖춘 고급 세단. 독자 엠블럼을 달면 금상첨화일 듯.

임의택 기자 (ferrari5@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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