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ENT 국악] IMPRESSION PART 3 “본향” 유인상의 이야기가 있는 공연

발행일자 | 2019.08.21 15:10

유인상의 이야기가 있는 공연 <IMPRESSION PART 3 “본향”>(이하 <본향>)이 8월 20일부터 21일까지 성균소극장에서 공연 중이다. ‘사물놀이 本香(본향)에 다시 서다’라는 부제를 가진 이번 공연은, 유인상, 김연수, 함주명, 김주범이 출연하고 백금렬의 진행으로 ‘비나리’, 인터뷰, ‘삼도사물놀이’, 판소리, ‘선반설장고’가 펼쳐진다.
 
유인상은 사물놀이 본연의 연주를 펼치기도 했고, 장구로 트로트, 룸바, 폴카, 차차, 스윙, 도돔바, 타령 등의 노래에 반주를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도 했다. 회전 동작과 함께 하는 업바운스의 춤을 추면서 장구를 연주하는 모습은 무척 인상적이었다.

IMPRESSION PART 3 “본향” 공연사진. 사진=구슬주머니 제공
<IMPRESSION PART 3 “본향” 공연사진. 사진=구슬주머니 제공>

◇ ‘비나리’로 시작한 <본향>, 다양한 관객을 포용하는 배려
 
<본향>의 첫 시간은 ‘비나리’였다. 비나리는 고사를 지내며 부르는 노래를 뜻한다. 비나리는 신앙행위로 볼 수도 있고 종교음악으로 볼 수도 있는데, 고사를 지내는 모습을 공연으로 승화했다고 볼 수도 있고 이번 공연 자체에 대한 축원의 의미를 담고 있다고 볼 수도 있다.
 
소극장에서 펼쳐진 유인상의 ‘비나리’는 처음부터 너무 과하게 질주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형식적으로 진행되지도 않았는데, ‘비나리’를 처음 관람하는 관객과 의미를 이미 알고 있는 관객을 모두 아우르는 조절이 눈에 띄었다.

IMPRESSION PART 3 “본향” 공연사진. 사진=구슬주머니 제공
<IMPRESSION PART 3 “본향” 공연사진. 사진=구슬주머니 제공>

◇ 유인상의 이야기가 있는 공연! 국악입문 공연으로도 매력적인 시간!
 
<본향>은 공연 시간도 재미있지만, 백금렬의 진행으로 무대에서 유인상이 인터뷰하는 시간에 관객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어떻게 사물놀이를 시작하게 됐는지에 대한 이야기도 있었는데, 장구가 피아노처럼 다양한 노래의 반주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시연한 시간에 관객들은 크게 환호했다.
 
장구가 사물놀이 공연, 판소리 공연 등 전통 공연에 사용되는 악기라고 알고 있던 관객에게는, 트로트, 룸바, 폴카, 차차, 스윙, 도돔바, 타령 등의 노래에 반주 악기로 활용될 수 있다는 것이 놀랍고 신선하게 느껴졌을 것이다.

IMPRESSION PART 3 “본향” 공연사진. 사진=구슬주머니 제공
<IMPRESSION PART 3 “본향” 공연사진. 사진=구슬주머니 제공>

유인상은 각각의 장르에 대표적인 노래를 부르며 장구를 연주하기도 했고, 관객 중 선택된 사람이 부르는 노래에 장구로 반주를 맞추기도 했다. 유인상은 단순히 보여주고 들려주는 시연을 통해 흥미를 유발하는데 그치지 않고, 원리와 핵심을 관객에게 알려주고 공유하게 해 장구를 비롯한 전통악기와 전통음악에 대해 관심과 호기심을 가지게 만들었다. <본향>, 그중에서도 인터뷰와 함께 한 시연은 국악입문 관객에게 정말 매력적인 시간이라고 생각된다.
 
유인상은 자신의 스승님들로부터 배운 가르침을 관객들에게도 전달했는데, ‘리듬꼴’이라는 개념을 통해 같은 노래도 어떻게 노래를 부르느냐에 따라 반주가 달라져야 제대로 음악을 살릴 수 있다는 것을 알려줬다. 유인상은 징 연주만으로 노래를 부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도 했고, 꽹과리 연주만으로 ‘부모은중경’을 들려주기도 했다.

IMPRESSION PART 3 “본향” 공연사진. 사진=구슬주머니 제공
<IMPRESSION PART 3 “본향” 공연사진. 사진=구슬주머니 제공>

유인상의 음악은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원리와 핵심을 꿰뚫고 있는 정신세계를 포함하고 발휘하고 있다는 것을 <본향>을 통해 알 수 있다. 유인상은 앞으로 더 많은 공연을 적극적으로 하겠다는 의지를 전달했는데, 관객은 더 많은 감동을 받을 것이고 유인상의 친절한 안내에 따라 그 감동이 어떤 의미인지도 느낄 것이라고 기대된다.
 
◇ 앉아서 연주한 ‘삼도사물놀이’, 춤추며 연주한 ‘선반설장고’
 
<본향>에서 유인상은 굵고 강한 연주로 무겁게 내리 깔리는 타악인 ‘삼도사물놀이’는 앉아서 연주했고, 역동적이면서도 디테일한 움직임과 연주가 돋보인 ‘선반설장고’는 춤추면서 연주했다. 두 연주 중간에 진행을 맡은 백금렬은 ‘사랑가’를 현대적인 재치를 포함해 들려줬다.

IMPRESSION PART 3 “본향” 공연사진. 사진=구슬주머니 제공
<IMPRESSION PART 3 “본향” 공연사진. 사진=구슬주머니 제공>

‘선반설장고’를 연주할 때 춤을 추면서 장구를 연주한 유인상의 발놀림은 사뿐사뿐하며 무척 가벼웠다. 장구 연주를 포함한 상체의 움직임이 남성적이라면, 발놀림은 여성적이라는 점이 흥미로웠다.
 
춤을 추면서 악기를 연주하는 것은 쉽지 않은데, 다운바운스의 춤이 아닌 업바운스의 춤을 추면서 회전 동작과 함께 연주를 하는 것은 묘기에 가까울 수 있다. 유인상의 ‘선반설장고’에 더욱 감탄하게 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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