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ENT 드라마] ‘좋아하면 울리는’(8) 천덕구는 원작자 천계영 웹툰 작가의 분신?

발행일자 | 2019.09.08 08:30

넷플릭스(Netflix) 오리지널 시리즈 <좋아하면 울리는> 제8회(마지막회)에는 좋알람 2.0 출시를 알리는 자리에 좋알람 개발자가 처음으로 사람들 앞에 얼굴을 나타냈는데, 개발자로 추정되는 천덕구(이재응 분)의 얼굴을 확실히 보여주지도 않고 그렇다고 아예 숨기지도 않았다는 점이 눈에 띈다.
 
천덕구는 원작 웹툰의 천계영 작가의 분신일 수도 있다고 생각되는데, <좋아하면 울리는>에서 김조조(김소현 분), 황선오(송강 분), 이혜영(정가람 분)이 주인공이지만 그들을 좋알람에 묶어놓은 사람은 천덕구라는 점을 고려하면, 상대적으로 눈에 많이 띄지는 않지만 더 중요한 역할을 부여했다고 볼 수 있다.

‘좋아하면 울리는’ 스틸사진. 사진=넷플릭스 방송 캡처
<‘좋아하면 울리는’ 스틸사진. 사진=넷플릭스 방송 캡처>

천덕구는 굴미(고민시 분)에게 마음을 전하고 싶어서 좋알람을 개발한 것으로 추정되는데, 그렇다면 천계영 작가는 누구에게 마음을 전하고 싶어서 웹툰을 만들었을까 궁금해진다. 웹툰이 아직 마무리되지 않고 진행 중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천계영 작가의 마음도 어쩌면 아직 진행 중이 아닐까 궁금해진다. 이어지는 웹툰의 이야기와 <좋아하면 울리는> 시즌2가 더 기대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 “니가 어떻게 하든 니 진심이기만 하면 돼”
 
제8회의 “니가 어떻게 하든 니 진심이기만 하면 돼”라는 대사는, <좋아하면 울리는> 시즌1이 전달하는 마지막 메시지일 수 있다.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수용하고 받아들이겠다는 마음은, 시즌2가 제작된다면 시즌2 초반을 이끄는 정서가 될 수 있다.

‘좋아하면 울리는’ 스틸사진. 사진=넷플릭스 방송 캡처
<‘좋아하면 울리는’ 스틸사진. 사진=넷플릭스 방송 캡처>

<좋아하면 울리는> 제8회의 부제는 ‘1은 세상의 모든 수보다 크다’이다. 부제에서 ‘1’은 그냥 1이 아니라 “의미 있는 1” 더 나아가 “특별한 의미가 있는 1”일 수 있다. 누군가 한 사람만 있으면 된다는 메시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굴미의 개인방송에서 나가지 않고 혼자 남아있는 사람 또한 덕구일 가능성이 있는데, 조조에게는 혜영이, 굴미에게는 덕구가 “특별한 의미가 있는 1”일 수 있는데, 조조와 굴미는 모두 각자에게 의미 있는 사람과 그 사람의 마음을 모르거나 혹은 거부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좋아하면 울리는’ 스틸사진. 사진=넷플릭스 방송 캡처
<‘좋아하면 울리는’ 스틸사진. 사진=넷플릭스 방송 캡처>

◇ 육조의 심정은?
 
<좋아하면 울리는>에서 조조와 선오가 헤어진 후, 조조의 곁에는 아무도 없었지만 선오의 곁에는 유학 가서 만난 육조(김시은 분)가 있었다. 육조는 수많은 사람들로부터 좋알람을 받는 좋알람 배지 클럽의 멤버이지만, 정작 선오로부터는 좋알람을 받지 못한다.
 
그렇지만 육조는 자신이 더 노력하겠다는 말을 계속하면서, 선오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한다. 육조의 입장에서 보면 선오와 같이 있기 위해 굴욕적일 수 있는 것들을 참고 견디고 수용하는데 자신의 에너지를 너무 많이 사용하고 있다고 보인다. 물론 본인의 선택이었기 때문이긴 하지만, <좋아하면 울리는>에서의 육조는 화려함 속에 공허함과 허기짐을 느끼는 사람일 수 있다.

‘좋아하면 울리는’ 스틸사진. 사진=넷플릭스 방송 캡처
<‘좋아하면 울리는’ 스틸사진. 사진=넷플릭스 방송 캡처>

자신이 아무리 노력해서 선오는 자신의 좋알람을 울리지 않았는데, <좋아하면 울리는> 제8회에서 오랜만에 우연히 만나게 된 조조의 좋알람을 선오가 바로 울렸다는 것을 육조는 알게 된다.
 
<좋아하면 울리는>은 그 순간의 조조와 선오의 마음에 더 관심을 가지는 것 같이 묘사했는데, 그때 육조의 심정은 어땠을까? 덕구가 공개적으로 무시당한 외로운 캐릭터라면, 육조는 화려함 속에서 외로운 캐릭터라고 볼 수 있다.

‘좋아하면 울리는’ 스틸사진. 사진=넷플릭스 방송 캡처
<‘좋아하면 울리는’ 스틸사진. 사진=넷플릭스 방송 캡처>

◇ 천덕구는 천계영 작가의 분신?
 
<좋아하면 울리는> 시즌1의 뒷부분으로 갈수록, 천덕구는 천계영 작가의 분신이 아닐까 생각하게 된다. 만약 그렇다면 천덕구가 굴미에게 마음을 전달하고 싶어서 ‘좋알람’ 앱을 만든 것처럼, 천계영 작가 역시 누군가에게 마음을 전달하고 싶어서 웹툰 ‘좋아하면 울리는’을 만들었을 수도 있다.
 
<좋아하면 울리는>은 좋알람을 무조건적으로 미화하지는 않고 좋알람이 가진 양면의 균형을 맞추려고 노력하면서, 아날로그식으로 마음을 전달하는 방법에도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좋아하면 울리는’ 스틸사진. 사진=넷플릭스 방송 캡처
<‘좋아하면 울리는’ 스틸사진. 사진=넷플릭스 방송 캡처>

<좋아하면 울리는> 시즌2가 제작될 때 천덕구에 대한 이야기 분량이 더 늘어난다면, 좋알람을 통해 천계영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진짜 속마음을 더욱 공유하고 공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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