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ENT 뮤지컬] ‘영웅본색’ 박민성이 표출한 분노는 극 중 마크의 분노인가, 박민성 자신의 분노인가?

발행일자 | 2020.01.12 07:00

왕용범 연출, 뮤지컬 <영웅본색>이 2019년 12월 17일에서 2020년 3월 22일까지 한전아트센터에서 공연 중이다. 유준상, 한지상, 박민성의 케미는 인상적인데, 극 중에서 형제, 의형제의 관계성이라고 볼 수도 있고 세 배우가 무대에서 서로를 배려하기 때문이라고 볼 수도 있다.
 
진짜 자신의 분노처럼 캐릭터의 분노를 표출한 박민성의 노래와 연기에 관객은 마음이 아련해지면서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흐를 수 있는데, 감정을 연기로만 표현하지 않고 진짜 느끼면서 전달하는 박민성의 진정성이 무척 돋보인다.

‘영웅본색’ 공연사진. 사진=빅픽쳐프로덕션 제공
<‘영웅본색’ 공연사진. 사진=빅픽쳐프로덕션 제공>

◇ 인터미션 전후를 다른 회차의 뮤지컬인 것처럼 표현해, 긴장감을 고조한다
 
<영웅본색>은 동명의 영화를 원작으로 만들어진 뮤지컬이다. 장국영의 명곡이 이성준 작곡가와의 컬래버레이션으로 재탄생했다. 원작의 영화는 하나의 문화로 인정될 만큼 강렬했기 때문에, 원작의 정서를 있는 그대로 무대에서 확인하길 원하는 관객들은 계속 영화의 장면이 떠오를 수도 있다.
 
<영웅본색>은 인터미션 전후를 다른 회차처럼 표현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관객은 중간에 휴식을 하고 다시 같은 뮤지컬을 보는 게 아니라, 이어지는 다른 회차의 뮤지컬을 연속으로 보는 것처럼 느낄 수도 있다.

‘영웅본색’ 공연사진. 사진=빅픽쳐프로덕션 제공
<‘영웅본색’ 공연사진. 사진=빅픽쳐프로덕션 제공>

인터미션 후에는 제1부의 인터미션 전의 장면을 반복하면서 숨겨진 이야기를 더욱 자세하게 펼치면서 제2부 공연이 시작된다. 무대 공연에서 드라마 편성과 비슷한 형식은 인상적인데, 인터미션 후에 긴장감을 고조해 관객을 다시 집중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 유준상, 한지상, 박민성! 세 남자의 케미!
 
<영웅본색>은 조직에 속한 형 송자호(유준상, 임태경, 민우혁 분)와 그의 동생인 형사 송자걸(한지상, 박영수, 이장우 분), 그리고 송자호와 의형제인 마크(최대철, 박민성 분)가 이야기의 중심축을 이룬다.

‘영웅본색’ 공연사진. 사진=빅픽쳐프로덕션 제공
<‘영웅본색’ 공연사진. 사진=빅픽쳐프로덕션 제공>

필자가 관람한 회차에는 유준상, 한지상, 박민성이 출연했는데, 세 남자는 초연 같지 않은 케미와 시너지를 발휘했다. 본인이 직접 돋보이려고 하기보다는 상대방을 받쳐주는 모습을 보여줬는데, 뮤지컬 속 캐릭터 간의 관계성이라고 볼 수도 있고 세 배우가 서로를 배려하는 모습으로 볼 수도 있다.
 
유준상은 모든 스포트라이트가 송자호에만 집중하게 하기보다는 형제, 의형제와 관계성에서의 남남 케미를 더욱 전달하려고 했는데, 관객이 영화적 감성을 하나도 바꾸지 않고 그대로 즐기기를 원한다면 다소 불편한 감정을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영웅본색’ 공연사진. 사진=빅픽쳐프로덕션 제공
<‘영웅본색’ 공연사진. 사진=빅픽쳐프로덕션 제공>

한지상은 후반부로 갈수록 내면 표현을 강하게 드러냈다. 극 중에서 캐릭터가 성장해가는 모습을 보여줬다고 볼 수도 있고, 캐릭터 간의 갈등 관계가 혼자서 견딜 수는 없을 정도로 커진 것을 표현했다고 볼 수도 있다.
 
◇ 박민성의 입체적인 내면 표현! 박민성이 표출한 분노는 마크의 분노인가, 박민성의 분노인가?
 
<영웅본색>에서 진짜 자신의 분노처럼 입체적인 감정을 표현한 박민성에게 감정이입한 관객은, 정말 진한 누아르의 정서를 향유할 수 있다. 박민성의 분노는 인상적인데, 마크 캐릭터가 아닌 진짜 자신의 분노처럼 표현한다.

‘영웅본색’ 공연사진. 사진=빅픽쳐프로덕션 제공
<‘영웅본색’ 공연사진. 사진=빅픽쳐프로덕션 제공>

뮤지컬 <벤허>에서 메셀라 역을 소화할 때도 박민성은 억눌린 감정을 분노로 표현할 때의 절절함에 진정성을 전달했었는데, <영웅본색>에서도 분노의 감정을 디테일하게 표현했다. 영화를 원작으로 한 뮤지컬에서 박민성은 감정을 더욱 폭발하게 만드는 능력을 가졌다고 보인다.
 
진짜 내면이라면 승화를 잘한 것이고, 연기라면 소름 끼치게 놀라운 것이다. 내적 결핍이 있는 자의 분노 표출을 박민성은 노래와 대사를 통해 실감 나게 전달한다. 관객이 이어지는 감정선을 유지한 채, 박민성이 부르는 노래를 듣고 있으면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는 이유이기도 하다.

‘영웅본색’ 공연사진. 사진=빅픽쳐프로덕션 제공
<‘영웅본색’ 공연사진. 사진=빅픽쳐프로덕션 제공>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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