렉서스가 SUV 3총사를 한 데 모아 ‘R.U.N’ 미디어 시승회를 열었다. 럭셔리 하이브리드 SUV의 대명사 ‘RX’, 렉서스 최초의 콤팩트 SUV ‘UX’, 도심형 프리미엄 SUV ‘NX’를 한 자리에서 느껴보라는 의미다.
나는 주저 없이 NX를 골랐다. UX는 지난해 시승해봤고 RX는 최근 영상 촬영을 하며 타본 터라, 타본 지 가장 오래된 NX를 선택한 것이다.
‘코로나 19’ 사태가 지속되고 있는 탓에, 시승차는 혼자 타고 코스도 마음대로 선택해 다닐 수 있도록 했다. 나는 20대 젊음을 ‘군복무’로 바쳤던 경기도 양평 쪽으로 향했다.
2014년에 등장한 NX는 렉서스 브랜드에게 구세주 같은 존재다. SUV 시장이 확대되면서 렉서스는 중형 SUV ‘RX’ 외에 모델 추가가 절실했기 때문이다. NX 가세 이후 렉서스의 도약은 더욱 속도가 붙었다. 특히 2016년의 경우 4년 연속 글로벌 판매가 증가했고, 그해 한국시장에서 1만594대를 판매하며 국내 진출 이후 최초로 1만대 판매를 돌파했다.
렉서스 NX의 경쟁 차종은 BMW X3를 비롯해 메르세데스-벤츠 GLC, 아우디 Q5, 재규어 E-페이스 등이다. 이들 경쟁 차종은 대부분 디젤 모델을 주력으로 내세웠지만, NX는 하이브리드와 가솔린 모델만 선보였다.
렉서스 NX 총괄 카토 타케아키 수석 엔지니어는 NX 론칭 당시 “디젤차를 선호하는 이들에게 할 말이 있느냐”는 질문에 “디젤차는 질소산화물(NOx)이 많다. 대기오염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정말 디젤이 친환경적인지 고민할 때”라고 답했다.
당시에는 독일 자동차업체들의 ‘디젤 게이트’가 밝혀지기 전이었음을 떠올려보면, 렉서스의 선견지명이 얼마나 뛰어났는지를 알 수 있다. 최근 메르세데스-벤츠, BMW 등이 플러그 인 하이브리드 모델을 늘리는 흐름은 렉서스의 판단이 옳았다는 걸 다시 한 번 증명한다.
파워트레인은 152마력 엔진과 전기 모터가 합쳐져 총 출력 199마력을 낸다. 주행성향은 RX에 비해 좀 더 스포티하다. 일상적인 주행에서는 부드러움이 돋보이지만, 가속 페달을 끝까지 밟으면 엔진과 3개의 모터가 총 가동되면서 4개의 바퀴를 힘차게 굴린다. 전자식 무단변속기는 패들 시프트로 시프트 업, 다운을 조작하면 부드러운 주행과 폭발적인 질주 사이를 절묘하게 오간다.
서스펜션 역시 RX보다는 단단하다. 코너링 가속 시 안쪽 바퀴의 브레이크를 제어하는 액티브 코너링 어시스트 덕에 와인딩 로드에서도 하체가 매우 안정적이다. 타이어는 225/60R18 사이즈 한 가지만 나오는데, 서스펜션과의 궁합이 꽤 괜찮다.
'프리로드 디퍼렌셜'은 부하가 적게 걸리는 구동 때 차동을 제어하는 개념으로, 앞바퀴에 적용돼 있다. 이는 미끄러운 노면에서의 선회성과 고속 직진 안전성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기본적으로 리미티드 슬립 디퍼렌셜(LSD)과 같은 구조지만 이를 스프링을 넣어 제어하는 건 렉서스 최초다.
초기 모델과 비교해 달라진 것 중 하나는 ‘렉서스 세이프티 시스템 플러스’의 추가다. 반자율 주행이 가능한 차선 추적 어시스트(LTA)와 다이내믹 레이더 크루즈 컨트롤(DRCC), 긴급 제동 보조시스템(PCS), 오토매틱 하이빔(AHB) 등 4가지로 이뤄진 이 장비들 덕에 안전성은 크게 향상됐다. 이번 시승에서 차선 추적 어시스트를 작동시켜 보니 중앙 차로를 상당히 오랫동안 유지하며 잘 달렸다.
NX300h의 정부 공인 연비는 도심 12.4㎞/ℓ, 고속도로 11.5㎞/ℓ, 복합 12.0㎞/ℓ다. 2014년 NX 시승회 당시 나는 전체 참가자 중 2위에 해당하는 19.8㎞/ℓ를 기록했었다. 연비에 크게 신경 쓰지 않은 이번 시승에서는 11.9㎞/ℓ를 찍었다. 타사 디젤 모델과 견줘도 경제성에서 전혀 뒤지지 않음을 알 수 있다.
NX300h의 가격은 수프림이 5827만원, 이그제큐티브가 6517만원이다. 경쟁차인 메르세데스-벤츠 GLC가 7080만~7810만원, BMW X3 20i가 6260만원, 아우디 Q5 45 TFSI가 5992만~6292만원인 것과 비교하면 경쟁력이 있는 가격대다. 젊은 감각의 도심형 SUV를 고르는 이라면 눈여겨 볼만한 SUV다.
평점(별 다섯 개 만점. ☆는 1/2)
익스테리어 ★★★★☆
인테리어 ★★★★☆
파워트레인 ★★★★
서스펜션 ★★★★☆
정숙성 ★★★★
운전재미 ★★★★
연비 ★★★★☆
값 대비 가치 ★★★★☆
총평: 연비와 운전의 즐거움을 함께 잡았다. 디젤 SUV가 싫다면 강추.
임의택 기자 (ferrari5@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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