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국 벤츠 부사장 “인증 중고차 사업 강화하겠다”

발행일자 | 2020.06.12 04:22
이상국 부사장
<이상국 부사장>

“중고차 매매업의 생계형 업종 지정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습니다. 메르세데스-벤츠도 이에 대비해 인증 중고차 사업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11일 서울 동대문에 자리한 교학모터스 벤츠 전시장에서 만난 이상국 세일즈 총괄 부사장은 자신 있는 말투로 이 같이 밝혔다.


메르세데스-벤츠가 인증 중고차 사업에 뛰어든 때는 2011년. ‘스타클래스’라는 이름으로 두 개의 전시장으로 출발한 것이 시초다. 첫 해에는 450대를 팔았는데, 지금은 전시장이 22개로 늘었고, 지난해에는 판매량이 6450대로 늘었다. 그만큼 인증 중고차를 찾는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었다는 의미다.

이상국 벤츠 부사장 “인증 중고차 사업 강화하겠다”

올해 1월부터 5월까지는 3140대가 판매됐는데, 이 가운데 E클래스가 1050여대 팔려 전체의 34%를 차지했다.

인증 중고차는 메르세데스-벤츠가 공식적으로 수입한 차량에 한해 시판 6년 이내 또는 주행거리 15만㎞ 이내의 무사고 차량을 대상으로 매입, 198가지의 검사 항목을 통과한 차를 리컨디셔닝해 고객에게 전달하게 된다.

이상국 부사장은 “과거에는 4년 또는 10만㎞ 이내 차량을 매입했으나, 지금은 벤츠의 내구성에 자신이 생겨서 대상 차종을 6년 또는 15만㎞ 이내로 확대했다”면서 “인증 중고차를 구입한 고객은 1년 또는 2만㎞ 무상 보증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재고 차량이 인증 중고차로 팔리는 경우도

이상국 벤츠 부사장 “인증 중고차 사업 강화하겠다”

메르세데스-벤츠가 이처럼 인증 중고차 사업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여러 가지다. 우선, 벤츠 코리아 또는 딜러의 영업용 또는 시승용 차량을 좋은 가격으로 되팔 수 있어서다. 벤츠 관계자는 이들 차량의 비중이 전체 인증 중고차 판매의 30% 정도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재고 차량을 인증 중고차로 둔갑시켜 판매하는 경우도 업계에서는 비일비재하다.

일반 소비자들에게서 매입하는 차 역시 상품성을 높이는 과정을 거쳐서 높은 가격에 되판다. 즉, 중고차 가격을 방어하는 수단으로 활용되는 것이다.

이날 교학모터스의 벤츠 인증중고차 동대문 전시장에 전시된 차 중에는 2019년식 GLA220이 있었는데, 주행거리는 1640㎞였다. 이 차의 최초 등록일이 2019년 5월 31일이니까 최초 등록 후 하루 평균 주행거리가 4.3㎞ 정도다. 운용 리스 또는 금융 리스를 승계하는 조건이지만, 일시불로 구매하면 3800만원에 살 수 있다.

2019년식 GLA220. 이 차의 주행거리는 1640㎞다
<2019년식 GLA220. 이 차의 주행거리는 1640㎞다>

엔카에서 검색해보니 비슷한 매물이 또 발견됐다. 2019년 7월에 출고된 GLA220인데 가격은 앞서 언급한 차와 똑같은 3800만원이었다. 그러나 주행거리는 10㎞에 불과했다. 전시 차량이거나, 사실상 재고 차량인데 인증 중고차로 나온 물량일 가능성이 있다.

이에 대해 이상국 부사장은 “명의가 한 번만 바뀌어도 중고차가 되기 때문에 짧은 주행거리를 의심할 필요는 없다”면서 “문제가 있는 차량들은 매입을 안 하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해 11월 동반성장위원회는 중고차 매매업의 생계형 업종 지정에 대해 ‘부적합’ 의견을 낸 바 있다. 이에 따라 중소기업벤처부가 최종 결론 발표를 앞두고 있다. 동반성장위의 의견이 최종 결론에 반영될 경우, 여러 대기업들이 중고차 사업에 뛰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임의택 기자 (ferrari5@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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