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ENT 연극] ‘자이니치’ 문태수의 연기 변신과 극중 반전 캐릭터의 싱크로율

발행일자 | 2021.01.23 23:20

차현석 작/연출, 극단 후암 창단 20주년 기념 시리즈 1탄, 연극 <자이니치>가 1월 21일부터 31일까지 대학로 스타시티 7층 후암씨어터에서 공연 중이다. 권태원(이치로 역), 윤상현(카네토 역), 문태수(토모야키 역), 유재동(코지 역), 이웅호(박기환 역) 등 다섯 명의 남배우는 진지하면서도 해학을 주는 연기를 펼친다.
 
정체성, 소속감, 뿌리에 대해 생각하게 되는데, 자이니치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와 그 안에 있는 갈등을 다루면서, 오히려 더 강렬하게 가족의 의미와 가치에 대해 생각하게 만드는 작품이다.

연극 ‘자이니치’. 사진=극단 후암 제공
<연극 ‘자이니치’. 사진=극단 후암 제공>

◇ 다섯 명의 남배우! 진지하면서도 해학을 주는 설정과 연기!
 
<자이니치>는 근엄한 분위기로 시작한다. 일본의 재일교포 장례식장의 일화를 극화한 이야기이고 다섯 명의 남배우만 등장하기 때문에, 시종일관 진지하고 무거운 톤으로 진행될 수도 있다는 예상을 하게 만든다.
 
하지만 큰 줄기의 첨예한 갈등 못지않게 상대적으로 작은 대립이 해학적으로 표현되기도 하고, 진지하게 웃기는 상황과 설정으로 스토리텔링의 완급 조절, 강약 조절을 원활하게 만들기 때문에, 관객이 리듬감을 가지고 막이 내릴 때까지 자연스럽게 집중해 몰입할 수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연극 ‘자이니치’. 사진=극단 후암 제공
<연극 ‘자이니치’. 사진=극단 후암 제공>

<자이니치>는 등장인물의 위치와 관계성에서 오는 갈등과 방사능으로 인한 제약을 동시에 펼쳐놓는다. 이는 이야기의 다채로움을 만듦과 동시에 갈등이 생긴 원인이 단지 사람 사이에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장소라는 점을 부각하는 효과가 있다.
 
식민지 시대의 일본에서 만들어진 갈등과 후쿠시마에서 발생한 방사는 사고로 인한 갈등을 연결함으로써, 관객이 자이니치 내부의 갈등을 바라볼 때 좀 더 객관적인 시야를 가지게 만들었다는 점도 의미가 깊다.

연극 ‘자이니치’. 사진=극단 후암 제공
<연극 ‘자이니치’. 사진=극단 후암 제공>

◇ 극중 캐릭터의 반전! 그 캐릭터를 소화한 문태수의 반전과 연기 변신!
 
<자이니치>에서 토모야키는 이야기를 희화화시키는 인물임과 동시에 극적인 순간에 강력한 반전을 주는 캐릭터이다. 문태수는 그런 역을 맡으면서 그간의 연기와는 다른 반전의 모습을 통해 연기 변신을 보여줬다.
 
여자의 옷을 입고 부채춤을 추기도 하고, 관객이 웃지 않을 수 없게 만드는 몸동작을 문태수는 과감하게 소화했다. 진지함과 함께 질주하다가 진지함 속에 코믹한 허당기를 발휘한 문태수는, 10분 정도의 시간 동안 오열하는 또 다른 반전을 실감 나게 표현한다.
 
<자이니치>의 관객은 문태수의 연기를 보면서 휴식과 이완, 웃게 되는 즐거움을 느낄 수도 있고, 감정이입해 몰입할 경우 공연 시간 동안 다양한 감정의 폭을 공유하게 될 수도 있다.

연극 ‘자이니치’. 사진=극단 후암 제공
<연극 ‘자이니치’. 사진=극단 후암 제공>

◇ 정체성, 소속감, 뿌리에 대해 생각하게 만드는 작품
 
<자이니치>는 자이니치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와 그 안에 있는 갈등을 다루면서, 가족의 의미와 가치에 대해 더 강력하게 되짚어보도록 만든다는 점이 주목된다. 정체성과 소속감, 뿌리에 대한 화두는 막이 내린 후에도 긴 여운으로 남을 수 있다.
 
극중 등장인물들의 대화와 행동은, 하지 않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다. 관객은 날카로운 시야로 역사의식을 가지고 관람할 수도 있고, 이해와 인정이라는 보편적 가치를 가지고 공감하며 관람할 수도 있을 것이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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