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ENT 뮤지컬] ‘검은 사제들’ 김경수의 뮤지컬 넘버가 소름 끼치도록 감동적인 이유는!

발행일자 | 2021.03.07 15:40

알앤디웍스 제작, 뮤지컬 <검은 사제들>이 2월 25일부터 5월 30일까지 대학로 유니플렉스 1관에서 공연 중이다. 뮤지컬의 특징을 잘 살린 장르적 변용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생생함의 전달과 오컬트 표현의 강약 조절은 관객이 좀 더 마음의 아픔을 겪지 않고 감정이입할 수 있게 만든다.
 
김경수는 극중 캐릭터의 감정이나 상황이 멋있을 수만은 없을 때 자신의 가창력이 아닌 캐릭터의 순간을 따라가는 선택을 하는 뮤지컬 배우이다. 알고 들으면 <검은 사제들>에서 김경수의 뮤지컬 넘버가 왜 소름 끼치도록 감동적인지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검은 사제들’ 공연사진. 사진=알앤디웍스 제공
<‘검은 사제들’ 공연사진. 사진=알앤디웍스 제공>

◇ 뮤지컬의 특징을 잘 살린 장르적 변용! 생생함의 전달과 오컬트 표현의 강약 조절!
 
<검은 사제들>은 영화를 원작으로 한 뮤지컬이다. 장재현 감독의 한국예술종합학교 졸업 작품 단편영화 <12번째 보조사제>를 기반으로 장편 영화 <검은 사제들>이 만들어졌고, 이번에 동명의 뮤지컬로 재탄생했다.
 
원작은 오컬트 무비이기 때문에 특수효과가 많이 사용되었다. 뮤지컬로 만들어지면서 무대 공연에서 강렬했던 영화적 효과를 어떻게 살릴 것인지에 대한 궁금함이 생길 수밖에 없었는데, <검은 사제들>은 뮤지컬의 특징을 잘 살려 장르적 변용을 무척 잘 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검은 사제들’ 공연사진. 사진=알앤디웍스 제공
<‘검은 사제들’ 공연사진. 사진=알앤디웍스 제공>

영화에서 특수효과와 클로즈업을 통해 영신(박소담 분)을 표현했다면, 이번 뮤지컬에서는 이영신(박가은, 김수진, 장민제 분)의 내면 혹은 또 다른 영혼, 악귀를 앙상블이 이영신과 함께 때로는 서로 다른 별개의 움직임으로 표현해 현장감을 높였다는 점이 주목된다.
 
영화에서 원활하게 표현 가능했던 장면 전환, 정서 전환을 조명이 소화했다는 점도 주목된다. <검은 사제들>의 조명은 마치 배경 영상처럼 비중 있게 무대에 자리 잡아, 몽환적인 장면을 더 생생하게 표현했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도 있다.
 
영화에 대한 감정을 아직 많이 간직한 관객은, 뮤지컬 후반부의 표현이 더 강렬했으면 어땠을까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무대 공연에서 불편한 장면이 과도할 정도로 적나라하게 표현될 경우, 감정이입한 관객이 현장에서 공감한 감정을 감당하기 힘들 수도 있고 관객의 몰입을 오히려 깰 수도 있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제작진의 강약 조절은 똑똑한 선택이라고 여겨진다.

‘검은 사제들’ 공연사진. 사진=알앤디웍스 제공
<‘검은 사제들’ 공연사진. 사진=알앤디웍스 제공>

◇ 뮤지컬 넘버를 소화하는 김경수의 선택! 알고 들으면 더욱 소름 끼칠 정도로 감동적이다!
 
<검은 사제들>은 최부제(김경수, 김찬호, 조형균, 장지후 분)와 김신부(이건명, 송용진, 박유덕 분)가 주된 정서를 이끌고 간다. 정말 훌륭하고 멋있는 배우들이 출연했지만, 캐릭터 자체가 너무 멋있게만 표현되면 감정선이 제대로 살아나지 못할 수도 있다.
 
김경수는 뮤지컬 넘버를 부를 때 멋지게 부르기보다 극중 상황과 캐릭터의 감정, 행동에 맞춰 소화하려고 선택하는 뮤지컬 배우이다. 자신이 가진 가창력을 발휘해 더 멋지게 부를 수 있을 때도, 극중 캐릭터의 감정이나 상황이 멋있을 수만은 없을 때 자신의 가창력이 아닌 캐릭터의 순간을 따라가는 아티스트이다.

‘검은 사제들’ 김경수 배우(최부제 역). 사진=알앤디웍스 제공
<‘검은 사제들’ 김경수 배우(최부제 역). 사진=알앤디웍스 제공>

김경수는 <검은 사제들>에서도 그런 연기력과 몰입력을 발휘해 뮤지컬 넘버를 부른다. 그래서 관객은 김경수의 노래를 들으면서 그리고 듣고 나면 최부제에게 더욱 무장해제돼 감정이입하게 된다. 관객은 김경수의 노래를 들으며 김경수보다 최부제를 더욱 진하게 느끼며 공감할 수 있다. 김경수의 선택이 만든 감동이다.
 
가창력을 발휘하면 상대적으로 쉽게 표현할 수 있는 시간에도 디테일한 감정의 표현과 감정선의 유지를 위해 매진하는 김경수를 보면, 연습을 할 때도 얼마나 많은 반복과 시뮬레이션을 했을지 감히 상상하게 된다. 알고 들으면 김경수의 뮤지컬 넘버가 더욱 소름 끼칠 정도로 감동적인 이유이기도 하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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