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ENT 뮤지컬] ‘사랑했어요’ 캐릭터를 살리면서도 극 전체의 핵심 정서에 충실한 김나희

발행일자 | 2021.09.01 15:15

호박덩쿨 제작, 뮤지컬 <사랑했어요>가 광림아트센터 BBCH홀에서 8월 14일부터 10월 31일까지 공연 중이다. 故김현식의 주옥같은 명곡들로 만들어진 주크박스(Jukebox) 뮤지컬로, 가사말이 극의 전개와 함께 움직이는 서정적이고 감동적인 작품이다.
 
최미애 역의 뮤지컬배우 김나희는 명확한 대사전달력과 가사전달력, 절도 있으면서도 과감한 동작으로 존재감을 발휘하면서도 매 순간 극 전체의 핵심 정서에 충실하다. 캐릭터의 매력을 살리면서도 작품 자체의 조화와 균형을 추구하는 김나희의 해석력은, 뮤지컬에 대한 사랑과 노력의 결과라고 느껴진다.

‘사랑했어요’ 故김현식 오마주컷 김나희(최미애 역). 사진=호박덩쿨 제공
<‘사랑했어요’ 故김현식 오마주컷 김나희(최미애 역). 사진=호박덩쿨 제공>

◇ 거꾸로 돌아가는 시계의 시각화를 통해 시작하는, 주크박스 뮤지컬
 
<사랑했어요>는 무대의 스크린 속 시계가 거꾸로 돌아가며 시작한다. 거꾸로 돌던 시곗바늘은 분리되며 관객의 정서를 추억으로 소환하는데, 주크박스 뮤지컬의 시각화를 인상적으로 구현했다고 볼 수 있다.
 
주크박스는 음악상자를 뜻한다. 왕년의 인기를 누린 대중음악을 뮤지컬의 노래인 뮤지컬 넘버로 재활용해 만든 뮤지컬을 주크박스 뮤지컬이라고 한다. 김현식의 노래가 전달하는 서정성과 애절함은 <사랑했어요>를 관통하는 핵심 정서와 맥을 같이 한다.

‘사랑했어요’ 공연사진. 사진=호박덩쿨 제공
<‘사랑했어요’ 공연사진. 사진=호박덩쿨 제공>

◇ 명확한 대사전달력과 가사전달력, 절도 있으면서도 과감한 동작으로 존재감을 발휘하면서도 극 전체의 핵심 정서에 충실한 김나희!
 
<사랑했어요>에서 김나희는 앞으로 쭉 뻗어나가는 목소리로 밝은 에너지를 선사한다. 웃음을 주는 역할을 하면서도 뛰어난 가창력과 연기력을 발휘하는데, 극의 내용상 주인공이 채워주지 못하는 발랄함을 전달해, 극이 지나치게 무거워지지 않게 만든다는 점이 주목된다.
 
<사랑했어요>에서 현재 이준혁(조장혁, 정세훈, 성기윤 분), 과거 이준혁(고유진, 홍경인, 김용진 분), 윤기철(세븐, 강승식, 박정혁, 선율 분), 김은주(신고은, 박규리, 임나영 분) 모두 진지한 인물이다. 그렇기 때문에 관객들은 깊은 감동을 더욱 깊게 느낄 수 있다.

‘사랑했어요’ 공연사진. 사진=호박덩쿨 제공
<‘사랑했어요’ 공연사진. 사진=호박덩쿨 제공>

하지만 진지함이 너무 오래 지속되거나 지나칠 경우 관객은 피곤해질 수 있는데, 안호준(위양호, 고혜성 분)과 최미애(김미려, 김나희 분)는 뮤지컬의 주된 스토리텔링과 정서 형성에 참여하면서도 긴장을 이완하는 캐릭터로 분위기를 환기한다.
 
김나희는 <사랑했어요>에서 안무를 통해, 긴장을 이완함과 동시에 시각적 집중도를 선사한다. 뮤지컬 속에서 안무를 소화할 때 팔다리, 특히 팔을 길게 사용하는데, 길게 사용하면서도 절도에 맞는 깔끔한 동작은 순간적인 역동성을 부여해 보는 이를 몰입하게 만든다.

‘사랑했어요’ 연습실 상견례 현장의 김나희(최미애 역). 사진=호박덩쿨 제공
<‘사랑했어요’ 연습실 상견례 현장의 김나희(최미애 역). 사진=호박덩쿨 제공>

김나희는 한 번에 앞으로 쭉 나아가는 시원함도 선사하는데 이때 목소리와 노래, 움직임을 모두 잘 활용한다. 명확한 대사전달력과 가사전달력, 절도 있으면서도 과감한 동작을 통해 표현하는데, 상황 전환을 감각적이면서도 빠르고 자연스럽게 때로는 능청스럽게 구현한다.
 
독창을 할 때의 독창적 존재감을 발휘하기도 하는 김나희가 디테일한 분위기 전환과 환기를 자연스럽게 할 수 있는 것은, 뮤지컬 전체를 바라보는 시선과 그 시선을 뒷받침하기 위한 노력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사랑했어요’ 공연사진. 사진=호박덩쿨 제공
<‘사랑했어요’ 공연사진. 사진=호박덩쿨 제공>

김나희가 극 전체로 이어지는 감정선을 끊지 않으면서도 수행하는 게 가능한 이유 중의 하나는 빠르게 들어가고 빠르게 나올 수 있는 신속함과 유연함, 철저한 준비성 때문일 수 있다. 동작, 특히 선행동작에서 시간을 끌지 않고 훅 들어갔다가 훅 나온다는 것은, 그만큼 디테일한 타이밍을 자연스럽게 소화하기 위해 작품을 적극적으로 해석하고 반복해서 연습했다는 것을 느끼게 만든다.
 
김나희는 자신의 존재감을 너무 부각해 흐름을 너무 과하게 자신에게 집중하지는 않도록 조율하는 절제의 미를 발휘하기도 한다. 극 전체의 톤을 조율해 진지함에 집중할 때 소홀해질 수 있는 발랄함을 채우면서도 뮤지컬 전체의 기본 정서를 충실하게 따르는 것이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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