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ENT 뮤지컬] ‘지킬앤하이드’ 뮤지컬 넘버를 통해 표현하는 민경아의 정서적 집중력과 연속적인 감정처리

발행일자 | 2021.11.17 15:27

오디컴퍼니 제작, 뮤지컬 <지킬앤하이드>가 10월 19일부터 2022년 5월 8일까지 샤롯데씨어터에서 공연 중이다. 엠마 역의 민경아는 뮤지컬 넘버를 소화할 때 두 가지 이상의 방법을 사용해, 관객을 있는 그대로의 감정에 머물러 공감하게 만든다.
 
이는 내면을 드러내지 않음으로써 그렇게 할 수밖에 없는 더 깊은 곳의 내면을 표현하는 효과를 발휘하게 만드는데, 뮤지컬 넘버를 통해 정서적 집중력과 연속적인 감정처리 능력을 보여주는 민경아의 노래와 연기에 감탄하게 된다.

‘지킬앤하이드’ 민경아(엠마 역). 사진=오디컴퍼니 제공
<‘지킬앤하이드’ 민경아(엠마 역). 사진=오디컴퍼니 제공>

◇ 맑고 청아한 노래 vs. 절절한 감정의 뮤지컬 넘버
 
<지킬앤하이드>에서 엠마는 지킬의 약혼녀로, 혼란 속에 빠진 지킬을 위로하며 그가 다시 예전처럼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역이다. 엠마 역의 민경아는 뮤지컬 속에서 노래를 부를 때 다른 진지한 캐릭터들처럼 절절한 감정의 뮤지컬 넘버를 소화하기도 하지만, 깨끗한 목소리로 맑고 청아한 노래를 소화해 이목을 집중시킨다.
 
민경아는 엠마가 아직 지킬이 하이드로 변한다는 것을 모를 때 다른 캐릭터들과는 다르게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맑음과 절절함의 경계를 오가다가 극의 스토리와 엠마의 복잡한 감정과 갈등이 절정에 오르면서 노래로 더욱 절절함을 더욱 전달했다.

‘지킬앤하이드’ 공연사진. 사진=오디컴퍼니 제공
<‘지킬앤하이드’ 공연사진. 사진=오디컴퍼니 제공>

<지킬앤하이드>는 기본적으로 체력 소모가 많은 공연이다. 배우들의 체력 소모와 감정 소모는 몰입해 감정이입한 관객에게도 그대로 전해진다. 노래 부르는 방식의 변화는 감정의 변화를 수반하게 되는데, 상황에 따른 감정의 변화를 차별성 있게 표현하기 위해 민경아는 노래를 부를 때 두 가지 이상의 다른 표현법을 사용했을 수도 있다.
 
굵고 진한 감정, 선과 악의 대립, 내면의 강력한 파괴 본성이라는 전체적인 뮤지컬의 긴장감을 무장해제 시키지 않으면서도, 민경아의 극 초반 노래 표현법은 너무 지나치게 모든 등장인물들이 진지해지는 것을 시간적으로 지연시켜 관객에게 정서적 완급을 주는 역할을 한다.

‘지킬앤하이드’ 공연사진. 사진=오디컴퍼니 제공
<‘지킬앤하이드’ 공연사진. 사진=오디컴퍼니 제공>

웃음을 주는 코믹한 캐릭터가 아니면서도 긴장 이완, 완급 조절을 하는 역할을 하는 것인데, 감정에 더 깊게 가지 않고 그 감정에 머물게 만듦으로써 몰입해 디테일한 감정을 느끼는 관객에게 지금의 감정을 더 느낄 수 있게 만들어준다는 점이 놀랍다.
 
◇ 내면을 드러내지 않음으로써 더 깊은 내면을 표현한 민경아의 해석법
 
극 중에서 엠마가 본인만 모르고 있는 상황, 혹은 어쩌면 본인도 알고는 있지만 인정할 수 없어서 받아들이려고 하지 않는 상황에서 만약 민경아가 절절한 스타일로만 노래를 불렀다면 엠마의 그런 디테일한 내면 감정은 드러나지 않았을 것이다.

‘지킬앤하이드’ 공연사진. 사진=오디컴퍼니 제공
<‘지킬앤하이드’ 공연사진. 사진=오디컴퍼니 제공>

내면의 의심이나 의혹을 드러내어 활성화시키지 않기 위하여 내면을 표현하지 않음으로써 더 깊은 내면을 보여주는 것은 민경아의 해석법, 민경아의 노래법이라고 느껴진다.
 
<지킬앤하이드> 극 초반에 다른 배우들과 다른 스타일로 노래를 부를 때, 차별성은 전달하면서도 관객이 이질성을 느끼지 않게 하기 위해 민경아는 디테일한 연습을 했을 것으로 보인다.

‘지킬앤하이드’ 민경아(엠마 역). 사진=오디컴퍼니 제공
<‘지킬앤하이드’ 민경아(엠마 역). 사진=오디컴퍼니 제공>

<지킬앤하이드>에서 민경아는 정서적 집중력과 연속적인 감정처리 능력을 노래와 대사를 통해 유감없이 발휘한 것인데, 엠마가 질주하는 캐릭터가 아니기 때문에 스토리의 속도 못지않게 등장인물의 감정에 초점을 맞추는 관객에게 민경아의 표현법이 더 크게 어필하고 있을 수도 있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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