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의 카허 카젬(Kaher Kazem) 사장이 외투 기업의 국내 투자 환경에 대해 쓴소리를 던졌다.
카허 카젬 사장은 한국산업연합포럼이 주최한 ‘제20회 산업발전포럼ㆍ제25회 자동차산업발전포럼’에 참석, ‘외국투자기업, 차기 정부에 바란다’를 주제로 한 연설에서 한국의 현 상황에 대해 조목조목 지적했다.
이날 토론에서 카젬 사장은 “한국은 해외 주요국과 체결된 자유무역협정(FTA), 안정된 경제, 높은 엔지니어링 전문성과 제조 능력, 경쟁력 있는 부품 공급망 등 자동차 산업 분야에서 분명한 장점이 있다”라며, “이러한 강점에도 불구하고 외국인 투자 기업의 지속적인 국내 투자를 위해서 노동개혁과 노동 유연성, 외투 기업 투자에 대한 인센티브 제도 등이 개선돼야 할 필요가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카젬 사장은 “특히 생산 제품의 85% 이상을 수출하는 한국GM과 같은 외투 제조 기업들에 있어서 안정적인 노사 관계, 경제성, 노동 유연성과 수출 시장에 대한 적기 공급의 확실성 및 안정성은 한국 투자를 결정짓는 핵심 사항”이라면서 “한국GM은 노사 분쟁으로 인한 생산 차질이 없었던 지난해 노사 관계의 긍정적 진전이 올해까지 이어지길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다른 나라의 경쟁 사업장들과 비교할 때 한국은 파행적인 노사 관계가 흔하고, 짧은 교섭 주기(한국 1년 vs 미국 4년), 안정적인 노사 관계를 저해하는 노조 집행부의 짧은 임기(2년), 불확실한 노동 정책, 파견 및 계약직 근로자 관련 불명확한 규제와 이로 인한 불확실성 확대, 다른 선진국과 달리 기업 임원까지 형사 처벌되는 양벌규정 등으로 인해 능력 있는 글로벌 인재의 한국사업장 임명이 어려운 점 등 한국으로의 지속적인 투자 결정을 방해하는 요소들이 존재한다”라고 밝혔다.
또한 카젬 사장은 “현재의 외국인투자 촉진법은 자격 요건이 까다로워 그린필드 투자나 현 시설 이외의 추가적인 시설 투자의 경우에만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게 되어 있고, 대규모 시설을 운영 중인 외국인직접투자(FDI) 기업이 기존 시설을 업그레이드하는 투자에 대한 인센티브는 포함되지 않아 미래 모빌리티 시대를 준비하는 변혁의 시기를 맞은 자동차 업계에서 필요로 하는 기존 시설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를 위한 유인책이 없는 등 실효성이 떨어지는 경우가 있다”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카젬 사장은 “한국은 투자하기에 다양한 매력이 있는 국가지만, 이러한 매력적인 투자 요인들은 자동차 산업에서 추가적인 투자를 할 때 지속해서 제기되는 도전적인 이슈들을 상쇄할 수 없다. 따라서 산업의 중기적 지속성과 장기적 성장을 촉진하기 위해서는 도전적인 영역에 대한 인식과 변화를 위한 행동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한국GM은 국내 자동차산업 최대의 외국인직접투자(FDI) 기업으로 내수 판매 및 수출을 위한 세 곳의 제조 사업장과 전국에 걸친 수백여 개의 판매 대리점, 서비스센터 등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GM은 국내에 1만2000여 명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으며 동시에 국내 사업을 통해 간접적으로 수십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다. GM은 2018년 여러 이해관계자와 협의를 통해 시작된 한국GM 경영정상화를 위해 내수 및 수출을 위한 두 개의 글로벌 프로그램 배정과 함께 투자 계획을 순조롭게 이행하고 있다.
2020년 GM 투자의 첫 결실인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는 현재까지 전 세계에 약 30만 대 이상의 수출 실적을 올리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코로나19와 차량용 반도체 부품 수급 난항에도 불구, 국내 승용차 수출 2위를 달성했다. 또한 트레일블레이저와 함께 세계 시장 공략을 위한 전략 차종인 차세대 글로벌 크로스오버 차량은 2023년부터 창원공장에서 생산되며, 이를 위해 한국GM은 신 도장공장을 작년 3월 완공한 데 이어, 지난해 9월 중순부터 4개월간 세계적인 수준의 생산 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대규모 신규 설비 투자를 진행한 바 있다.
한국GM의 작년 한 해 자동차 수출량은 18만3000여 대로 국내 완성차업체 중 3위에 해당하며, 국내 부품 협력사들 또한 GM이 2021년 선정한 134개 ‘올해의 협력업체상(Supplier of the Year)’ 수상 업체 중 25개가 국내 부품 협력사일 정도로 세계 최고 수준의 부품 공급망을 확보하고 있다.
임의택 기자 (ferrari5@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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