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ENT 인터뷰] 배우 홍은정, 연극 ‘방문자들’ 연출로의 새로운 도전

발행일자 | 2022.05.18 10:15

“배우로서 ‘영감’에 큰 의미를 두었고, 연출이 되면서 ‘사람’이 중요하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습니다.”
 
연극 배우와 연기 강사로 호평받던 만능 아티스트가 연출한 작품인 ‘방문자들’이 어떤 매력을 발산할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연극 배우이자 연출, 기획, 문화예술 및 연기 강사 등 다재다능한 재능을 발휘하는 홍은정 아티스트와의 서면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하 홍은정 배우와의 일문일답.

홍은정. 사진=홍은정 제공
<홍은정. 사진=홍은정 제공>

Q1. 홍은정 배우님, 반갑습니다.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2009년 연극으로 데뷔한 13년 차 배우 홍은정입니다. 저는 주로 연극 무대에서 활동하면서 영화, 드라마, CF 등 다양한 분야로도 활동 범위를 넓혀가는 중입니다.
 
연극으로의 데뷔는 자연스러운 과정이었어요. 2009년에 경기대학교 연기전공을 졸업하면서 “나는 꿈이 뭘까? 어떤 일을 해야 할까?” 잠시 고민하기도 했지만, 공연을 준비하고 무대에서 연기하는 것만큼 저를 열정적으로 만들 수 있는 것은 없다는 것을 깨달았죠. 사실 진로에 대한 고민은 지금도 계속하고 있어요. 하지만 늘 같은 답을 내게 되더라고요. 아마 앞으로도 그렇지 않을까 싶어요.

Q2. 홍은정 배우님은 다재다능한 아티스트이시기 때문에 ‘홍은정 연출님’이라는 표현도 잘 와닿습니다. 배우 외에도 하고 계신 다른 예술 활동이 무엇인지 알려주세요.
 
처음에는 되도록 많은 작품을 통해 여러 무대에 설 경험을 쌓는 데에만 집중했어요. 그런데 열정을 내세우는 것만으로는 금방 지치게 되더라고요. 현장에서 활동하면서 여러모로 부족함을 깨닫고 배움에 대한 갈증을 느꼈어요.
 
그래서 초심으로 돌아가 다시 시작하자 다짐했죠. 그렇게 2014년에 국립극단 차세대 연극인 스튜디오를 수료하고, 2015년에는 일본 SCOT에서 스즈키 타다시 메소드 트레이닝을 받았어요. 그 외에도 정말 많은 워크숍에 참여하면서 몸과 마음을 다지는 시간을 가졌죠. 그러다 보니 이론적으로도 앎의 필요성을 느끼게 되어 2016년에는 중앙대학교 일반대학원 공연예술학과에 입학해 석사 과정을 밟았어요.
 
지난 시간의 다양한 경험이 바탕이 되어서, 지금 이렇게 배우 외에도 여러 예술 활동을 해 나갈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움직임 워크숍 리더로서 후배 배우들에게 신체 훈련을 지도하기도 하고, 문화예술 수업 강사 겸 연기 강사로도 활동 중이에요. 공연을 기획하기도 하고 연출도 하고 있죠.

홍은정. 사진=홍은정 제공
<홍은정. 사진=홍은정 제공>

Q3. 배우와 연출 사이에서
 
배우로서는 ‘영감’을 얻는 것에 큰 의미를 두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되도록 많은 경험을 하고 여러 감정들을 내 안에 축적하게 하려 노력했어요. 여행을 정말 좋아해서 한 작품이 끝날 때마다 몇 달씩 다른 나라를 떠돌아오곤 했죠. 새로운 에너지를 바탕으로 나의 존재를 더 이해하기 위한 과정이었어요. 다양한 인물을 표현하기 위해서는 그 중심이 되는 나를 더 잘 알아야 한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동안은 배우로서 개인에게 집중했다면, 연출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정말 신경 쓸 것이 많아요. 공연 과정의 처음부터 끝까지 제 손이 안 닿는 곳이 없으니 그만큼 책임감도 막중하고요.
 
연출하면서 가장 크게 느끼는 것은, 결국 사람이 중요하다는 사실이에요. 작품을 위한 고민 역시 관계를 통해 이루어지죠. 작품을 함께 만들어가는 배우와 스태프들에게 그저 감사해서 부끄럽지 않은 공연, 더 나은 공연을 위해 노력해야겠다는 생각뿐이에요. 제가 할 수 있는 노력이란 것은 계속 더 고민하고 소통하는 것뿐이더라고요.

연극 ‘방문자들’ 포스터. 사진=프로젝트그룹SAVE 제공
<연극 ‘방문자들’ 포스터. 사진=프로젝트그룹SAVE 제공>

Q4. 연극 ‘방문자들’은 어떤 작품인가요?
 
사실 ‘방문자들’은 제가 배우로 참여해 낭독 공연을 했던 작품이에요. 최세아 작가님께서 2015~2016년에 쓰신 작품을 그동안 여러 연출가가 다수 낭독 공연으로 올렸지만, 실연은 이번이 처음이고요.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서 후원하는 청년예술가생애첫지원사업에 선정되면서 제가 그 기회를 가져왔죠. 그래서 작가님께서도 많이 기대하고 계시고, 같이 낭독 공연을 했던 연출님 등 주변에서도 응원하는 마음을 많이 보내주고 계세요.
 
‘방문자들’은 데이트폭력을 주 소재로 하고 있어요. 데이트폭력은 아주 오래전부터 있었지만 최근에서야 심각성이 더 드러나고 있기도 하고, 얼마 전 연인 간 가스라이팅이 이슈화되면서 많은 관객분이 관심 두고 공감하며 봐주실 것 같아요.
 
저는 주인공인 유리와 태준 외 다른 인물들의 태도에도 집중하고자 했어요. 실제로 우리는 일상에서 다양한 폭력을 마주하며 살아가고 있으니까요. 아주 가까운 가족이나 연인, 친구 관계에서는 사랑한다는 이유로 장난이라는 핑계로 폭력을 일삼고 있죠.
 
전혀 일면식이 없던 사이에서조차 자신의 행동이 폭력인지도 모른 채 의도치 않게 폭력을 행하고요. 그리고 대개 신체적 폭력에 대해서는 민감하게 대응하는 편이지만, 정신적 폭력에 대해서는 간과하고 방관해버리는 부분들이 있죠. 그 기준이 모호하기 때문인지 피해자도 그냥 예민한 사람으로 비치기도 하고요.
 
하지만 결코 사소한 폭력이란 없습니다. 나를 억압하고자 끊임없이 침입해오는 것들을 이겨내지 않는다면 누구라도 고립될 수 있고, 주변에서 일어나는 폭력의 순간들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면 누구라도 외로운 피해자가 될 수 있죠.
 
연극 ‘방문자들’은 2022년 5월 27일 ~ 6월 5일 삼일로창고극장에서 공연합니다. 많은 분이 보러 오셔서 제가, 그리고 이 시대 청년들이 무엇을 이야기하고 싶어 하는지 들어주셨으면 합니다.
 
Q5. 오늘의 인터뷰를 정리하는 마무리 부탁드립니다.
 
앞으로도 배우로서, 연출로서, 연극인으로서, 그리고 예술가로서 홍은정이라는 사람이 어떻게 활동해나가는지 관심 가지고 지켜봐 주셨으면 합니다. 감사합니다.

홍은정. 사진=홍은정 제공
<홍은정. 사진=홍은정 제공>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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